서대문사람들
탐방
새마을서대문구부녀회 ‘며느리봉사대’
최연희 기자
2006-05-26 12:19
홀로 사는 노인의 며느리 자청 밑반찬, 청소, 나들이, 말벗 등 궂은일 대신
며느리봉사대원들이 독거노인을 위한 밑반찬 만들어주기에 참여한 후 기념촬영.
김다순 회장

자기 부모도 돌보기를 회피하는 요즘시대에 독거노인들을 위해 「며느리」를 자청하고 나선 단체가 있다. 『어려운 이웃이 있는 곳에는 항상 함께 한다』는 며느리봉사대 회원들. 실제 그녀들은 밑반찬, 청소, 치매노인목욕시키기, 나들이, 생일잔치, 사랑의 집고치기 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한다.

며느리 봉사대가 찾아가는 어르신들 중에는 자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혼자 사는 경우도 많다. 그들에게 며느리봉사대 회원들은 며느리이고, 딸이고, 가족이다. 『자식의 정이 그리우신 분들이기 때문에 봉사를 마치고 일어나려면 벌써 가냐며 손을 놓지 않는다』며 이럴 땐 항상 눈물이 난다고 회원들은 봉사 소감을 밝힌다. 그래서 일대일 결연까지 맺으며 어르신들을 일일이 챙기는 그들이다. 명절이라고 쉬는 법은 없다. 그런 날일 수록 더욱 외로워할 어르신들이기 때문이다.

김다순 회장은 『가정에는 그녀들 외에도 어르신을 챙길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명절만큼은 지역의 독거노인들과 함께 한다』고 전한다. 가족 모두가 그녀들의 지원군이다. 바쁜 봉사원들로 제일 고생인 사람은 바로 그녀들의 남편. 이곳저곳 봉사하러 다니느라 얼굴보기조차 힘들뿐더러 농촌일손돕기 봉사라도 가는 날이면 꼭두새벽부터 나가야하는 그녀들 때문에 덩달아 잠을 설치기 일쑤다.

이만하면 불평을 늘어놓을 법도 한데 오히려 봉사할 장소까지 데려다주는 등 그녀들을 챙기는 남편들이다. 그만큼 그녀들도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집안일을 소홀히 하는 법이 없다. 회원 모두들 금실이 좋다는 것도 다 이런 까닭인 듯하다. 특히 한 명이라도 더 봉사의 손길을 전하고 싶어하는 김다순 회장이 며느리봉사대의 대장을 맡고 있기에 다른 구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하는 회원들이지만, 모두들 열심이다.

김다순 회장은 『회원 모두 봉사정신이 투철해서 부탁하지 않다도 열심히 해준다』며 회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알뜰장터, 먹거리 장터 등을 통해 수익금을 모으긴 하지만 그 액수가 도움을 필요로하는 곳곳을 챙기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항상 아쉬운 마음이라는 김 회장. 더 많은 사람에게, 좀더 풍족하게 도움을 전하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라고 한다.

우리구는 재정자립도가 열악하기 때문에 온정의 손길을 전할 사람들을 더욱 필요로 한다. 김 회장을 비롯, 며느리봉사대 회원들과 같은 마음으로 봉사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 김회장의 바람처럼 어려운 곳곳에 사랑이 전해지는 서대문구의 봄날이 오길 꿈꿔본다.


Interview/ 김다순 회장
친며느리처럼 반겨주는 어르신보며 기쁨 느껴
어려운 이웃 있는 곳에항상 함께 하고파

1976년부터 새마을부녀회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 총무, 동회장을 거쳐 구회장이된 김다순 회장. 그녀가 얼마나 발빠르게 뛰어다녔는지 증명하는 대목이다. 어려운 이웃들을 보며 마음 아픈 것이 싫어 그만둘 생각을 수차례 하면서도 그 자리를 뜨지 못하고 지내온 세월이 벌써 30여년이다. <편집자주>

□ 며느리봉사대를 결성한 배경은?
■ 고령화사회가 되고 가족부양 기능이 약해지면서 혼자 사는 노인들이 늘어났다. 그들에게 절실한 것이 가족이기에 며느리봉사대란 이름으로 친근감을 통해 거부감을 줄이며 다가섰다. 회원들 모두 친자식, 친며느리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 어떤 일을 하나?
■ 달마다 독거노인들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드리고 청소, 생일잔치 등 기본적인 것부터 함께 나들이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치매노인들의 목욕도 맡고 있다. 또 경로·장애우잔치, 사랑의 점심 나누기 등과 새마을지도자서대문구협의회 회원들과 협동해 「사랑의 집 고쳐주기」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수해지역 복구에 참여하는 등 많은 일을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먹거리장터를 열어 모은 수익금으로 모자가정돕기 행사를 열었다.

□ 봉사하면서 어려운 점은?
■ 경제적인 부분이 제일 어렵다. 어려운 이웃 모두를 돕고싶지만 자금이 부족하다보니 쉽질 않다. 또 힘든 점은 어려운 이웃을 옆에서 지켜보는 일이다. 얼마 전 모자가정돕기 사업에서도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젊은 사람들이 조그만 아이를 안고 적은 돈에도 감사하다며 눈물 흘리는 것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 보람을 느낄 때도 많은 것 같은데?
■ 혼자 사는 어른들은 정이 그리운 분들이라 봉사를 마치고 일어나려면 가지말라고 잡으신다. 그럴 때면 『아! 이분들이 날 필요로 하는구나』하는 생각에 기쁘다. 거동조차 불편한 몸으로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리거나 기억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순간 느끼는 감동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