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새터새바람
창간 18주년을 맞으며
sdmnews
2011-11-14 14:06
언론의 사명부터 다시 생각할 때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정론으로 거듭날 터
발행인 정 정 호
지난18년 서대문사람들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분들의 희생과 봉사가 있었습니다.
정론직필로 서대문을 바꾸어보겠다며 청춘을 불사른 기자도 있고, 창의적인 기획으로 신문을 지역사회에 널리 알린 기자도 있었습니다.
그뿐인가요? 지역의 뜻있는 분들께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크고 작은 봉사에 기꺼이 자기일처럼 나서 주셨습니다.

 신문이 위기에 처하고 발간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추운 겨울 꼭두새벽부터 함께 배낭을 매고 아파트 가가호호에 신문을 넣어주고 인쇄비가 모자라면 카드까지 내주신 분, 수년간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에 신문을 배부해 주신 분, 홍제천생명의 축제를 열기위해 1000여개의 철제의자를 들고 홍제천 오르내리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분들, 남들이 즐기고 간 긴 밤을 홍제천에서 꼬박 새며 경비를 서신 분, 신문사 일이라면 생업까지 미룬 채 물건을 영업용차량으로 물건을 날라주시던  형님까지…. 이런 분들의 희생이 바탕이 돼 서대문사람들은 지탱이 돼왔고, 나름대로 좋은 정보를 엄선해 전달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해를 거르지 않고 구독료를 부내주신 애독자님들과 큰 광고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면서도 선뜻 광고를 내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 깊이 있고 아름다운 글들을 지면에 올려주신 기고자님들이 서대문사람들을 만들어온 주인공들이십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분들 중에는 마음이 맞지 않아 신문사를 떠나신 분들도 있고, 너무 연로하셔서 모임에서 은퇴하신 분, 돌아가신 분도 계셔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한없이 부끄러운 것은 서대문사람들이 독자여러분은 물론 우리를 돕는 분들을 실망시킨 일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3년 전 창간 15주년기념사를 통해 세상의 변화에 맞춰 신문도 크게 변해보겠노라고 약속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의 모습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신문이나 저의 자세를 보며 반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간 많은 자문위원들이 신문사를 떠나셨고 정든 기자들도 퇴사를 했습니다. 신문의 논조 역시 딱 부러지는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SNS의 발달로 시의성마저 형편없이 뒤처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기자들이 이직하면서 지역신문이 해야 할 (가장 작은 단위의)심층보도도 많이 사라져 좀 보기 밋밋해지고 말았습니다.

돌아보면 3년, 아니 그 이전부터 서대문사람들신문은 지역언론으로서의 예리한 관찰력과 그릇된 것은 반드시 쓰고 마는 비판력을 잃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보이는 것을 그대로 전달하는 리포터적 역할이나마 충실한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거리입니다.
이런 모든 점을 통감합니다. 그리고 나태하고 부족함에도 가능성을 보고 지원을 멈추지 않는 지인들과 독자들께는 한없는 송구스러움과 고마움을 느낍니다.

또 궁색하나마 변명을 드리자면 많은 실패를 맞보기는 했지만 지난 3년간 지역 정론으로서, 지역사회와 문화발전을 위해 신문사도 꽤나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입니다.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상황에도 우리구 최고의 축제, 홍제천생명의축제를 거르지 않았고, 금년에는 서대문구청과 서대문구상공회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성대하게 치러냈습니다.

또, 지역의 꿈나무기자양성을 위해 청소년기자단교육을 처음 실시, 큰 호응을 얻었고, 작년 연말에는 자문위원단이 주도해 일일찻집을 열어 수익금을 이웃들에게 나누었습니다. 모든 일이 항상 평탄하고 결과가 좋을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항상 활기차게 앞으로만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낍니다.
바람개비도 세찬 맞바람을 받아야 격렬히 돌듯, 다시 한 번 독자여러분의 요구에 부응하는 신문으로 변화하고 발전해 갈 것을 조심스럽게 약속드립니다.

손자병법의 시계(始計)중 「장수의 자질」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옛날 훌륭한 장수는 적과 대치 중 술 한통이 들어오자 이를 강물에 쏟아붓고 병사들과 함께 그 물을 마셨다고 합니다. 술이 섞인 그 강물은 술이 아닌 장수의 마음이라지요. 저도 이렇게 나누며 살아가겠습니다.
그간 서대문사람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지난 18년간 변함없이 신문사를 지탱하기 위해 기자로, 편집장으로, 기획자로, 주부로 1인5역을 마다하지 않으신 옥현영 차장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