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전부터 연희동 주택가 골목골목에 자리잡기 시작한 작은 공방들. 하지만 길을 가다 지나치는 공방들의 문을 선뜻 열고 들어서기는 쉽지 않다. 연희동의 공방들이 모여 작은 커뮤니티 「연희 탐구 생활」을 만든 것은 바로 이런 벽을 허물고 싶어서다.
이 사업을 처음 제안한 <게으른 부엌>의 장정희 대표는 『한 기업에서 연희동안에서 지나치게 상업적이지 않은 공방을 중심으로 직원을 위한 문화사업 프로그램을 운영해 줄수 있는지를 물어왔다』고 설명한 뒤 『그 후 연희탐구생활을 제안하게 됐다』고 덧붙인다.
이렇게 탄생한 연희탐구생활은 골목 곳곳에 숨어 있는 공방의 존재를 알리고, 또 회사 업무와 일상에서 지친 직장인들이 연희동의 문화공간에서 나만을 위한 작은 예술을 실천할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주 1회 2~3시간동안 음식문화, 목공예, 금속공예, 섬유공예, 도예, 미술, 사진, 꽃을 이용한 작업에 참여하게 되는데 강좌는 원데이 클레스(1일 수업)와 연속 프로그램 2가지로 병행해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연구탐구생활 참여 공방은 <정현나무공방>, <Flaneur(플라뇌르)>, <L153>, <게으른부엌>, <연희동 사진관>, <Blassing flower>, <ACK>, <Lebwick>, <쥬얼리스튜디오>, <도작공> 등 10곳이다.
이 중에는 연희탐구생활과는 별개로 월별 클래스를 운영중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신청이 있을 경우 일주일에 1회 정도만 강좌를 열고 있다.
매월 쿠킹클래스를 운영해 오고 있는 <게으른 부엌>의 요리 연구가 장정희 대표는 『우리 공간은 요리를 배우면서 식문화 정보를 나누는 쿠킹, 토킹 클래스로 운영된다. 최소 4인 이상이면 강좌를 여는데 수강료는 회기당 5만원 정도로 1시간동안 시연 및 식재료 강의와 플레이팅, 시식 및 질의응답 형태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또 게으른 부엌은 복합적인 공간으로 요리수업과 사진 작업실로 운영되면서 일부 공간에는 부엌 용품을 전시 판매하기도 한다.
장 대표는 요리를 하면서 알게된 소품을 돌아가면서 직접 전시하고 판매하면서 게으른 부엌 내부는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하다.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에는 주민들이 내놓은 물건으로 벼룩시장을 열기도 하고 인근 공방들의 물건을 전시 판매해 이웃을 후원한다.
또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신선한 식재료 구입처를 공유해 함께 구매해 나누기도 하면서 그야말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정현 나무공방>은 정기적인 클래스는 운영하지 않는다. 단지 연희탐구생활 참여자를 위해서는 작은 스툴(등받침이 없는 의자)만들기를 진행하는데 총 4주 프로그램으로 2인 이상이며 참여가 가능하다. 수강료는 1회기 5만원으로 재료비는 별도다. 경영학을 전공한 윤경희 사장은 브랜드매니저로 20년간 일해오다 나무가 좋아 목공예를 시작했다. 그녀는 지방을 다니며 나무도 구입하고, 수업도 지원하는 등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어 정규 클래스 운영은 못하고 있다.
<연희동 사진관>은 아날로그 필름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옛날 방식으로 현상 인화하는 전통 방식의 사진관이다. 연희사진관은 스튜디오에서 사진가처럼 촬영하고 인화할 수 있는 나만의 포트레이트 수업을 통해 흑백필름으로 촬영하기, 암실인화 배우기, 흑백사진 직접 인화하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규현 대표는 디지털 사진작업에서 벗어나 사람냄새 나는 인물사진을 목표로 흑백전문 사진관 연희동 사진관을 오픈했다. 강의는 3시간에 걸쳐 진행하며 5인 이상이면 참여가능하고 수강료는 5만원이다.
이처럼 독특하고 특색있는 다양한 공방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연희탐구생활은 본격적인 공방 체험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외에도 산책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플라뇌르>에서는 세상에 없는 「속마음을 표현하는 스카프 만들기」수업을 <L153>에서는 「나도 사진가처럼 SNS」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사진가처럼 촬영하는 키포인트와 앱으로 사진에 멋을 더하는 다양한 방법 등 SNS팁을 소개하는 1회 수업과, 4주간 수업으로 생동감 있는 그림 그리기 수업도 병행한다.
「마음의 중심」이라는 의미를 담은 <Lebwick>에서는 습기와 악취를 없애는 향초, 디퓨저 만들기를 <Blessing Flower>에서는 내 손에서 피어나는 꽃 만들기 <도작공>에서는 흙으로 빚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릇 만들기 <쥬얼리 스튜디오>에서는 반지, 팔지, 브롯치 등 「내머릿속 쥬얼리 만들기」, 섬유 디자인을 체험할 수 있는 <Ack>에서는 실크스크린을 통한 클러치, 에코백 만들기 등 공예체험을 진행한다.
앞으로도 연희탐구생활 공방은 무한히 늘어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뜻을 같이 하는 공방운영자들은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희탐구생활의 공방지기들은 연희동이 지나치게 상업화 되고 있는 점을 우려한다.
『공방들이 연희동에 하나 둘 둥지를 틀게 된 것은 홍대나 연남동 일대의 임대료가 인상되면서 연희동으로 터를 옮겨오게 된 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최근 골목 상권 임대료가 들썩이면서 이미 많은 갤러리들은 자리를 옮기거나 새로 문을 열지 못하는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우려하고 있다.
연희 탐구생활을 주민들을 위한 강좌 개설을 요청 받기도 했으나 현재 소규모 1인 시스템으로 운영중인 곳이 많아 정규 클래스를 운영하는데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장정희 대표는 『꼭 주민들을 위해 클래스를 운영한다기 보다 연희동 곳곳에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공방들이 있다는 점을 주민들이 인식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이다.
(문의 02-322-5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