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주민자치시대, 주민이 힘이다
“오랜만에 잡은 붓, 젊어지는 느낌이에요”
sdmnews 김지원 기자
2016-08-10 16:37
충현동 자치회관 조인영 성인미술교실 눈길
드로잉 및 팝아트 체험 지도, 기본 도구 제공
충현동 성인미술반 회원들이 자신이 처음그린 팝아트 자화상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업중인 수강생들.

『스케치북과 4B연필만 있으면 됩니다』
유년과 달리 성인이 혼자 그림을 취미삼아 그리기는 쉽지 않다. 민화나 서예 등 프로그램은 많지만 서양화는 특히 화판이나 붓과 물감 등 재료 준비 등이 번거롭단 생각에 문턱이 높은게 사실이다.

최근 충현동 자치회관에 성인미술교실이 개강해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문을 연 서양화가 조인영 화백의 성인미술교실이 바로 그것. 충현동 자치위원이기도 한 조인영 화백은 미술문화 확산을 위해 그림그리기를 배우고 싶은 주민 9명을 매주 금요일 마다 지도하고 있다. 서양화가이자 은공예아트강사로 수십 년간 왕성한 활동을 해온 조인영 위원이 먼저 자청해 강좌가 개설하게 됐다.

당초 무료강좌를 구상했으나 운영규칙상 약간의 수강료를 받는다. 붓과 팔레트, 화판 등 기본재료를 제공 하며 수강생들은 평소 수업시 스케치북과  연필만 가져오면 된다. 단, 캔버스에 채색 작업을 할 경우 인원수대로 재료비를 나눠낸다.연령대는 20대에서 50대~6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주로 바쁜 일상을 벗어나 뒤늦게 미술을 배우고 싶은 주민들로 매주 금요일 오전 2시간동안 진행되는 강좌를 통해 대부분이 수십 년만에 데생, 드로잉을 처음 접했다.

오늘은 특별히 팝아트를 해보는 시간, 방수천을 씌운 테이블에 붓과 물통이 놓인다.자신의 사진을 확대 출력한 종이에 먹지를 받쳐 윤곽을 캔버스로 옮긴 다음 밝은 색감의 아크릴물감을 취향대로 섞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아 인사동을 자주 찾는다는 정백영 씨는 그동안 신기했던 팝아트를 직접 해보는 것을 즐거워 했다. 이정화 회원 역시 그림그리기에 관심이 많아 민화반에서 활동해오다 서양화 소묘반이 개설된 것을 알고 등록했다며 반겼다. 수십년간 양장일을 해오며 뭔가를 배울 시간이 없었다는 또 다른 여성 회원도 『수십 년 만에 비슷한 연령대의 이웃들과 모여 그림을 그리니 기브고 젊어지는 것 같다』며 뿌듯해 하며 꼼꼼한 솜씨를 보여줬다.

고등학교 2학년 이후 그림을 그려보긴 처음이라는 60대 후반의 또 다른 남성주민은 『동네 담장을 환하게 바꾼 벽화를 그린 조 화백이 성인미술 강좌를 연다고 해서 선뜻 용기를 냈다』면서 『처음에 소묘를 할 때 명암구분도 안되고 어려웠지만 지금은 빛과 그림자를 조금은 구별해내는 눈이 길러진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조 화백의 첫 수강생이기도 한 20대 여성주민은 『전문가인 선생님이 그리는 법을 차근차근 알려주셔서 실력이 는다. 또 다양한 색채를 마음대로 써도 되는게 가장 즐겁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0년 한일 은점토 공예대전에서도 수상하고 최근 용인 안젤라 미술관에도 전시회를 갖는 등 지금껏 약 150회의 국내외 전시를 통해 녹슬지 않은 작품 활동을 이끌어온 조인영 화가는 『이제는 작품에만 전념하며 쉴 때도 됐지만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싶었고, 미술이 주는 치유와 기쁨을 주민 한 사람에게라도 전하고픈 마음에 미술교실을 열고 있다』며 강좌 운영 소감을 밝혔다.    


<김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