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의 비지니스 호텔 건립 소식을 전해진 신촌로 105-5(창천동 18-39) 일대 상가 세입자들은 생존권을 둘러싼 고민에 빠졌다.
지난 2010년 이후 도시환경정비예정구역으로 해당 지역이 묶이면서 토지가격이 4년새 크게는 4배 가까이 올랐고, 세입자들이 토지 역시 최근 평당 1억 가까운 금액에 매물로 나와있는 상태다.
신촌로 105-5 일대는 대지면적 250에 단층 건물로 지하와 1층에 세입자 12명이 영업을 이어왔다. 이 중 점포 3곳은 화해조서를 작성하고, 이주를 진행중이며 식당과 포장마차, 피부미용실은 현재 상가를 비운 상태로 6개 점포만이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토지주와의 재판을 진행중이다.
현재까지 영업중인 6명의 상가세입자는 입주당시 권리금으로 적게는 5000만원부터 2억5000만원까지 부담을 안고 장사를 시작했다. 또 장사가 어려워 업종변경을 3차례나 해가며 생존권을 지켜가고 있는 세입자도 있다.
5년전 권리금 2억5000만원을 지급하고 해당 상가에 식당을 운영중인 이승준 씨는 『호텔사업이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세입자들의 임차 기간 만기인 5년이 도래함에따라 건물주가 공실상태로 건물을 매매하기 위해 이주비 200만원을 받고 나가라며 퇴거명도 소송재판을 진행했다. 현행 법상 상가 세입자들은 대부분 패소 확정 판결을 받았고 두 집만이 1심 재판이 진행중으로 곧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면서 『건물주에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지만 미국에 거주하고 있어 전화조차 어려운 상태』라고 호소했다. 해당 상가에서 곱창집을 운영중인 A씨 역시 『영업도중 암 선고를 받아 가게를 내놓았고 계약자까지 나타났으나 주인이 재계약을 못해준다고 해 결국 눌러 앉았다. 그 후 임대계약 5년이 도래하자 이제는 권리금 한푼 없이 나가라는 통보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7년째 업종을 3번이나 바꿔가며 가게를 살려보기 위해 노력했다는 박종운 사장은 『상가 임차인들은 계약 조건에 권리금 인정을 못받는다, 시설 철거를 완료해야 한다는 특약에 사인을 해야 계약이 성립된다. 이런 계약서가 결국은 명도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보증금만 받고 내 쫓긴다면 어디가서 장사를 할 수 있겠는가? 신촌 어디에도 장사할 곳은 없다』고 호소했다.
6명의 상인들은 『강제집행이 이뤄져 우리를 쫓아내더라도 나갈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권리금 포함 시설비와 보증금까지 3억에서 5억원을 투자한 세입자들이 보증금만 받고 내몰린다면 결국 「죽음」을 각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데 대해 이승준 씨는 『서대문구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한다.
『정책입안을 위해 개발을 계획하는 것은 막을 수 없으나, 그로인한 토지값 상승과 함께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응할 수 있는 세입자 대책도 함께 마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해당구역에 추진중인 호텔건립 역시 사업의 기획자는 서대문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이승준씨는 『우리가 권리금을 요구하는 것은 구걸이 아니다. 상업지역에서 공공연하게 거래되는 권리금을 놓고 건물주들이 5년 기한이 지나면 내보내고 새로운 세입자의 권리금을 챙기는 일이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는 약탈』이라며 정부의 시급한 대책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권리금 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신촌에서 영업중인 2000여 점포의 세입자들에게 권리금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로 작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