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쉬어가는 수필
늘 처음 같은 30년
설산스님(백련자비원·사암연합회장)
2011-09-28 11:30
영국의 존경받는 정치가 디즈레일리 15살 연상 아내와 30년 회로
비결은 서로에 대한 존경심
설산스님

누군가로부터 존경을 받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생을 살면서 또한 누군가를 진심으로 존경한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혼을 밥먹 듯이 하는 우리 시대에 아내로부터, 남편으로부터 존경을 받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영국의 정치가로 빅토리아 여왕 시절 수상을 지낸 디즈레일이라는 아내에게는 존경받는 인물이요, 그 자신 역시 아내를 존경한 인물로 유명합니다.
부부사이에 존경을 주고 받을 정도의 인품이라면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겠지요.

디즈레일리는 원래 독신주의자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35살 때까지는 홀로 지냈습니다. 영국의 여성들은 잘생긴 하원의원이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지내는 것에 애가 탔다고 합니다.
그런 그에게 여자가 생겼습니다. 영국의 국민들 모두가 흠모하는 사람이니 그의 여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을 것은 당연했습니다. 다들 독신을 고집하던 잘생긴 하원의원이 독신을 포기할 정도였다면 그 상대는 대단한 집안의 여자임에 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결혼을 결심한 여성은 그보다 15살 연상이었습니다. 그의 나이가 35살이나 상대는 50살입니다.

그것도 한 번 결혼한 경력이 있는 여자였습니다. 미인도 아니었습니다. 특별한 재주도 없었습니다. 많이 배운 여자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내는 다른 여성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하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남편에 대한 존경심이었지요. 남편은 하원에서 집에 돌아오면 그날 국회에서 있었던 일을 아내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칭찬도 하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30년을 늘 웃는 얼굴로 서로를 격려하고 어루만졌습니다.

그가 결혼식을 올렸을 때 영국 국민들은 대부분 그가 보잘것 없는 여성을 만났으므로 얼마 지나지 않아 파경을 맞거나 스캔들에 휘말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디즈레일리 부부는 30년 동안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냈고, 하여 영국인들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부부로 선정되었습니다.

어떻게 그들은 이처럼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릴 수 있었을까요?
그는 한 방송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결혼 생활 30년 동안 아내때문에 마음 상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아내를 존경했기 때문이죠』
여러분은 누군가를 존경해 본 적이 있나요?

누군가를 존경하는 데 인색하지 않은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내 자신이 누구에 대한 존경심이 없으면서 누군가로부터 존경을 받고자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겠지요.
존경한다고 해서 먼 사람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앞에는 가족이 있으니까요.
우리가 아내로부터 존경받고 남편에게서 존경받는 삶을 열어 간다면 얼마나 행복한 세상이 될까요?

가족으로부터 존경받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된다면 얼마나 화목한 가정이 열릴까요? 선생은 제자로부터 존경을 받는 세상, 노인은 젊은이에게서 존경받는 세상, 친구가 친구를 존경할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존경심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지녀야만 합니다. 힘들게 걷는 장애인 또는 노인에게 다가가서 부축해 보세요. 이것이 배려하는 마음의 첫걸음입니다. 그들은 여러부노가 헤어진 뒤에 당신에게 한없는 감사와 존경심을 보낼 것입니다. 이것이 아름다운 사회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디즈레일리는 이런 실천을 통해 존경을 받은 인물입니다.
우리도 그처럼 존경받는 인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의 아내는 존경심 하나로 최고의 연인을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냈습니다.

우리도 그의 아내가 될 수 있습니다.
실천하다보면 그런 선물도 주어지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세상살이입니다.

<다음호예 게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