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 2차선 이면도로 횡단보도 앞 관광버스가 시동도 끄지 않은채 공회전을 하며 대기중이다. 점심식사를 위해 중국인 관광객을 싣고 온 버스기사가 히터를 틀어놓고 승객들을 기다리는 중이다. 마침 시험이 끝나 이른 하교를 하는 학생들은 버스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다.
최근 연희동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지나가던 주민들이 매연과 소음이 심하다며 차량 이동을 요구해도 운전기사들은 욕설을 퍼붓거나 무시하기 일쑤다. 단속 차량이 와도 꿈쩍하지 않는다 불법 주차 과태료는 인근 관광객 업소 주인이 물어주기 때문이다.
서대문관내 관광버스 불법 주차는 지난 2013년부터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총 단속건수 1630건이었던 것이 2014년에는 한해만 무려 4배를 웃도는 6550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메르스 사태로 서울시가 관광객 감소를 우려해 단속 완화를 요청해 단속을 자제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버스 불법 주차는 2821건이나 적발됐다.
불법주정차 단속을 담당하고 있는 교통관리과에서도 주민의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미정 주무관은 『관광버스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에 나가 해당 업주를 만나 협조를 요청하지만 버스기사들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일부 업소에서는 관광버스기사에게 5000원에서 1만원까지 담배값을 주면서 홍제천변 주차 허가구역으로 이동을 부탁하지만 거부하기 일쑤』라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 업소가 한달에 1000만원이 넘는 과태료를 납부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 교통관리과를 통해 집중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업소는 35개 정도. 이 중 연희초등학교, 서연중학교, 연북중학교를 중심으로만 10여개 업소들이 운영중이고 신촌과 이대 업소들은 집계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소규모 점포들이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을 해오고 있다.
특히 내국인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한 이대는 거리거리에서 중국어와 일본어로 호객하는 업소들이 대부분이다.
교통관리과에 따르면 올해 동별 불법 주차가 가장 많은 지역은 홍은동(975건), 연희동(553건), 창천동(447건) 순이며, 이외 남가좌동(321건), 충현동(287건) 등도 관광버스 불법 주차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단속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달은 2014년 기준 12월로 총 788건이 단속됐으며, 10월이 723건, 휴가철을 맞은 9월이 948건, 7월 771건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좁은 골목길 주택가 고속버스의 무분별한 주차위반 및 교통법규 위반이 증가하고 있어 규제할 법적 근거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