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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로 버려진 유기견 돌보는 북아현동 사람들
sdmnews 김지원 기자
2015-11-19 15:41
아현역 앞 묶인 강아지 등 유기견 7마리 구조
문치우 씨 외 2인, 생업 틈틈이 정성껏 돌봐
점포 빌려 살뜰히 돌본지 5년, 도움 손길 기다려
5년전부터 동네유기견을 구조해 상가를 임대한 후 자비를 털어 보호해 오고 있는 문치우 씨.
동네 남성주민이 귀가길에 유기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북아현동 재개발 지역에서 버려진 유기견들을 구조해 정성껏 기르고 있는 주민이 있어 눈길을 끈다.
침체된 재개발 지역, 철거로 많은 주민이 떠난 후 삭막해진 동네 분위기를 대근이와 7마리 견공들이 반전시키고 있다. 오고가는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유기견들이 오히려 주민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있는 것.

학대 당하거나 버려진 충격에 침울했던 개들은 낮에는 가게 밖에서 햇볕을 쬐고 이른 저녁에는 산책도 하면서 본래의 건강한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아이들은 물론 이웃주민들의 태도도 변하는 중이다.
처음에는 이면도로변에 개들 여러 마리가 묶여있는 모습을 두려워 하던 주민들도 온순하고 얌전한 크고 작은 개들에게 마음을 열고 매일 같이 마주하는 이웃사촌이 됐다.

문치우 씨와 봉사자 2명 등은 모두 북아현동에 오래 살아온 주민들로 재개발이 시작된 구역 내 이주민들이 버리고 간 개들을 하나 둘 구조해 5년째 길러왔다. 개들의 숫자가 늘자 곧 작은 점포를 임대, 애견용품점을 겸한 쉼터를 열고 정성껏 돌보고 있다.

유기견 구조는 우연히 시작됐다. 5년전 골든리트리버 혼종으로 추정되는 대근이가 아현역 앞 기둥에 한참동안 묶여있었던 모습을 본 주민 문치우 씨가 구조해 지금껏 길러온 것. 분명 동네에서 뛰어놀던 개일텐데 버려진 모습이 안타까웠던 문 씨는 대근이를 기르면서 버림받고 동네를 방황하던 진돗개 병철이, 2년 전 한성고 인근에 버려진 사랑이 등 작은 개 너덧 마리를 추가로 구조했고 보다 쾌적한 보호를 위해 현재의 점포를 빌렸다. 신장결석이 심한 또 다른 개 두 마리는 수술을 받게 해준 뒤 치료에도 정성을 쏟았다.

문씨는 쉼터를 열면서 다른 동네 개들과 교류도 할 수 있도록 애견용품점으로 문을 열었으나 주민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생업이 따로 있는 탓에 잠깐씩 문을 여는 애견샵은 운영이 어려웠다. 게다가『왜 고생을 사서하나』『인터넷보다 비싸네』라는 말에 맥이 빠지기도 했다.하지만 오가며 강아지들을 바라봐주고 인사를 건네는 더 많은 이웃들 덕에 기운을 내고 있다.

오후 햇살이 아직 남아 있는 시간, 홀로 집을 향하던 한 초등학생은 한참을 서서 대근이와 병철이를 말없이 만져주다가 자리를 떴다. 고갯길을 오르던 중학생들은 한번씩 「대근아~」 하고 부른기도 하고 병철이는「오늘은 예쁜 옷 입었네」라며 동네 주민의 인사를 받는다. 진돗개지만 순한 병철이는 특히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인근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주민 A씨는 개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말동무를 해주기도 한다. 또 다른 40대 남성주민은 『집에서 시츄 3마리를 10년 이상 키우고 있는데 형편상 도움을 줄 수가 없어 볼 때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인근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문치우 씨를 도와 낮 시간 틈틈이 아이들을 돌봐주는 또 다른 주민 B씨는 『재개발과 이주로 고객이 줄어 사료비며 미용진료비 부담을 돕지 못해 안타깝다. 문 사장님이 모두 부담하시기에 밥 챙겨주기 배변청소를 거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B씨 역시 11년 전 재개발 지역 꼭대기에서 구조한 다롱이를 비롯 유기견 3마리를 돌보고 있어 여력이 없는 형편이다.

B씨가 돌보던 소형견은 유난히 개를 좋아하는 이웃 어린이 가족들이 입양하기도 했다. 황씨는 『응원해준 주민들 중에서 노동일을 마치고 귀가 중인 한 남성이 간식이라도 좋은 것 사먹이라고 꼬깃한 돈을 쥐어줬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그분도 형편이 넉넉지 않았을텐데』라며 고마움을 전했다.한편 인근 신라슈퍼를 운영중인 C씨는 초저녁에 개들을 챙겨 동네 산책을 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주민들이 합심해 한 동네에 살던 유기견을 어려운 이웃 돌보듯 지켜내고 있는 것. 황급히 떠난 재개발 이주 현장에서 구조된 8마리의 개들과 그 개를 외면하지 않고 돌봐온 소박한 주민들이 만들어낸 마을의 변화는 작지만 따뜻하다.
문치우 씨는 『유기견 쉼터가 동네 주민들이 잠시 쉬어가며 사랑과 관심의 가치에 대해 느껴볼 수 있는 사랑방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바램을 전했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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