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탐방/윤석준 생태표본연구소
sdmnews 옥현영 기자
2015-10-01 09:00
자연속 살아있는 듯한 곤충 표본 만든다
홍제천, “회화나무 심으면 홍여새도 날아 옵니다”
실제 나비가 꽃위에 앉은 듯한 모습이지만 사실 나비 표본이다.
자신의 인생중 대부분을 자연에 대해 연구하고 자료화 하고, 조사해 온 윤석준 소장은 이제 경험을 살려 생태표본연구소장으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꽃에 날아온 벌새를 자연속 모습 그대로 표본한 작품이다.
박제 문화제기능인 자격을 취득한 윤소장이 만든 수리부엉이다. 마치 살아있는 듯 하다.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박물관 근무 42년 9개월 근무를 마치고 생태표본연구소를 설립한 윤석준 소장은 최근 인생 후반전 준비에 분주하다. 박물관 재직시 그가 했던 일은 다양한 동식물을 표본을 수집하고, 사진으로 남기고 자료화 하는 일이었다. 이런 일이 그의 인생 이모작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지난해 퇴직후 시간만 나면 홍제천을 찾아 자연을 카메라에 담았다는 윤 소장은 이제 자신이 좋아하는 표본제작과 분류, 그리고 교육사업을 매칭한 새로운 회사(윤석준 생태표본연구소)를 설립하고 또다른 꿈을 키워하고 있다. 윤석준 소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곤충 표본들이 마치 박제된 듯한 모습으로만 만들어진 모습으로 전시되고 있다. 나는 자연속에 곤충 표본을 넣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윤석준 소장의 작업실에 표본된 곤충들이 모두 풀이나 나무, , 꽃 위에 자연 속 모습 그대로 머물러 있다. 기존에 박물관에서 보던 핀으로 찔린 곤충 표본이 아니라 흙위에 살고 있는 꼬마벌레부터 꼬리에 빨간색을 물들인 고추잠자리, 그리고 허물을 벗고 나비가 되는 과정까지 그대로 생생하게 자연과 어우러져 있다.

40년 넘게 해 온 일이 자연속 곤충과 동물, 꽃과 나무를 찍고 표본으로 만드는 일이었지만, 퇴직 후 조금 다른 꿈을 갖게 된 것도 이런 작업을 쉬지 않고 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나서 부터였다.
『동물 박제본들이 너무 형편없이 제작된 경우들이 있어요. 그래서 사진을 찍은 그대로 표본을 만들어 보고 싶어 문화재기능인 1호 자격증을 획득하기도 했다』는 윤석준 소장은 최근 서울대수의학과로부터 복제견 돌리의 박제를 의뢰받아 완성하기도 했다.

윤 소장은 홍제천과 안산에도 남다른 애정이 있다. 서대문주민이기도 하지만, 생태계가 자연히 어우러지는 하천과 산으로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홍제천이 첫 통수후 물이 흐른 뒤 서대문구가 집오리를 풀었다. 나는 오리의 먹이가 있으면 자연히 청둥오리등 야생 조류들이 날아올거라 조언했지만 날지 못하는 집오리들은 여전히 홍제천에 살고 있다』고 윤 소장은 설명한다.

실제 집오리는 날지 못해 배설물을 지속적으로 배출해 오염원이 되는 동시에 청둥오리등 야생오리와 짝을 지어 잡종 오리들을 태어나게 하고 있다. 홍제천을 유심히 보면 하얀 오리와 갈색 오리들의 무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윤석준 소장은 『그렇지만 집오리들은 날지 못하기 때문에 새끼를 낳고 떠나는 청둥오리 아빠와 달리 새끼를 직접 챙기는 모습도 볼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가 찍은 홍제천의 동영상에는 이런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홍제천에 회화나무를 심으면 홍여새도 날아온다. 새들이 먹을 수 있는 먹이를 심으면 조류는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이다. 인간의 간섭이 필요없다. 홍제천이 조금도 생태하천스러워지기 위해서는 매년 봄마다 꽃을 심기 보다 늘 살아갈 수 있는 야생화 군락을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한다. 야생화가 피어나면 주민들은 말하지 않아도 늘와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윤소장은 또 이런 자연을 즐기는 주민들의 성숙한 자세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야생화를 캐가는 사람들이 많아 심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연은 자연속에 남겨둘 때 가장 아름답죠』
안산 역시 마찬가지다. 봄에는 봄꽃이 피지만 가을에는 단풍을 볼 수 있는 산을 만들려면 단풍나무 군락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윤 소장이 안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의 군락지다.  이 곳에 리본이나 이정표를 찾아 쉽게 나무들을 살표볼 수 있도록 조금더 배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아끼지 않는다.

이런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윤석준 소장은 2년간 진행되는 고양시 생태공원 제작에 참여하게 됐다. 현재는 휴관일인 월요일마다 찾아 사진을 찍으며 생태공원으로의 청사진을 챙겨보고 있다.
또 앞으로 그의 농장이 위치한 고양시에 생태박물관을 만들어 세밀화를 전공중인 딸과 함께 표본 연구 , 전시 및 교육사업을 병행해갈 계획으로 있다.
그의 인생 후반전이 더욱 기대가 된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