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인터뷰
궁동산 이사와 투쟁가로 변신한 김영하 작가
sdmnews 김지원 기자
2015-09-15 18:35
“조용한 곳 찾아왔더니 공사판 벌어져”
5일간 집 마당서 ‘독자와의 만남’ 시간 가져
하수관, 담장 및 살구나무 정자 등 재산 피해 경찰 고발
옹벽 및 기반조성 공사로 연일 먼지와 소음이 발생하고 있는 현장의 포크레인 앞에 선 김영하 작가.

조용한 곳을 찾아 산 밑에 자리잡은 정자와 살구나무가 딸린 단독주택을 사들여 연희동으로 이사 온 김영하 작가. 공사가 진행중인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이 지경일 줄 몰랐다」고 말하는 김 작가는 5일간 공사장 옆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진행하는 등 자연파괴와 불법행위를 전국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공사장 옆에서 겪은 피해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Q.  공사장 옆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진행 중이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찾아왔나?

A. 5일 동안 매일 평균 40명이 찾아주셨다. 산꼭대기 막다른 길목이라 찾기 힘들었을텐데 부산, 광주, 춘천 등에서 주로 독자분들이 찾아와 응원해줬다. 막다른 길목에 집이 위치했다는 점을 이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는 공사업체의 만행을 더더욱 알려야한다고 생각했다.

Q. 이사 온 후 어떤 일들이 일어났으며 피해 상황은?

A. 7월 30일 연희동 개나리 언덕 끝에 위치한 주택에 이사 왔다. 막다른 길 끝에 위치, 숲이 우거진 산을 배경삼아 조용하게 집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곧 산산조각이 났다. 인근에서 연립 주택을 위한 기반조성 공사를 진행 중인 토지소유주 측에서 사유지를 침범했다며 집 담장과 마당 일부는 물론 수십년 된 살구나무와 정자를 부수었기 때문이다.

앞서 진입로에 구청의 허가를 받아 매립한 하수도 관 역시 사유지를 침범했다며 파손했다.
구 관련부서와 의논해 하수관을 개설하고 작업실 용도에 맞게 집수리를 진행해왔는데 황당하게도 이런 문제가 일어나 부득이하게 한 달여간 다른곳에서 생활해야했다. 그 이후에는 통행로를 이용하게 해줄테니 합의하자고 제안해왔다.

Q. 합의 제안 내용은?

A. 하수관이 지나는 진출입로가 자신들의 땅이지만 사용하게 해줄테니 사유지를 침범해 자라고 있는 살구나무와 정자를 자진 철거해줄 것을 요청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담장안 살구나무와 정자가 있는 부지는 국방부 땅과 걸쳐 있으며 전 주인이 40여년 점유해온 곳이다. 합의할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해 거절했다. 또한 정자는 주민 공동의 재산이자 쉼터라고 들었다. 결코 포기해선 안된다고 생각한 철거 통보일, 말리기 위해 출동을 요청한 경찰관이 보는 앞에서 살구나무를 중장비로 뽑아냈다.

재물손괴죄로 서대문경찰서 형사과에 사건을 접수, 현재 수사 중이며 앞서 파손한 하수관에 대해서는 방배경찰서에 고소가 접수된 상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처음으로 변호사를 고용했다.

Q. 또 다른 피해 상황은?

A. 공사 주최 측이 설치해 놓은 측량선 너머 내 집마당에 콘크리트 덩어리를 던져놓았다. 또한 자신들 소유의 땅이 아닌 통행로 입구에도 장애물을 설치해 주차를 방해하고 있다. 보다시피 건조한 날씨에도 물뿌리기 작업을 전혀 실시하지 않으면서 트럭으로 흙을 수시로 퍼나르는 불법 공사를 하고 있다. 시끄러운 것은 물론이며 안전조치가 굉장히 미흡한데다 비가 오면 보행로 토사유실이 심각하게 우려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많은 분들이 이왕시작 된 개발이니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알고 있지만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사 중지 및 허가 취소를 위해 힘을 보탤 계획이다.
벌목된 숲을 당장 복원할 순 없지만 풀이라도 자라는 들판으로 되돌려 놓고 싶다.
재물파손에 대한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한편, 지속적인 문학 행사를 갖고 많은 분들과 파괴된 개나리 언덕과 아직 유지 중인 숲을 돌아보는 시간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