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녹록치 않다. 과중한 업무, 해결되지 않는 민원 등으로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경우를 종종 신문을 통해 접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홍은1동(동장 강재홍)은 요즘 문화행사와 복지사업을 접목한 다양한 시도들을 이어가면서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서대문구 문화과에서 지난 4월 홍은1동 행정복지팀장으로 보직을 변경받은 김동춘 행정복지 팀장의 첫 마디는 『행복한 마을』이다.
그가 부임한 후 처음 시도한 중증장애인와 비장애인의 북한산 무장애 자락길 등반은 오랜 문화행사로 잔뼈가 굵었던 김 팀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홍은1동에 근무하면서 아직 서울에서 연탄을 떼는 집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특히 중증 장애인들은 평생 담장 밖 한번 나올수 없는데다 생활이 어려워 홍은1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와 상의해 15명의 중증장애인을 선정, 북한산 자락길 등반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차도 들어가지 못하는 골목길로부터 거동불편자들을 어떻게 북한산 앞까지 이동해 오느냐였다. 결국 사회복지협의체 회원들이 2인 1조가 돼 차로 이동한 후 후원받은 휠체어를 이용해 북한산 자락길 동행이 시작됐다. 중간에 유지희 시인이 직접 시 3편을 낭송하고, 기타 연주도 이어졌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한 장애인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함께 나왔던 사회복지 담당공무원이 그 모습을 보고 함께 감동 받기도 했지요.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김동춘 팀장은 홍은1동에서 또다른 기획을 고민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 할머니를 모시며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는 20대 한 청년을 우연히 만나게 됐고, 그 청년이 밴드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아이디어로 지난 18일 「홍대가 홍은동에 떴다」를 만들었다. 『BCP 이용주 군은 자신도 어려운 환경에서 살지만 홍은동 청소년들에게 공연을 통해 문화를 나누고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기특한 청년이어서 재능기부로 행사를 기획했죠』
어르신들이 많은 동네, 비도 부슬부슬 내렸지만,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이용주 군과 친분이 있는 Jamie Stonez (제이미 스톤즈), La.Q & Fade(라큐 앤 페이드)와 뜻을 모아 2시간 공연을 꾸렸다.
김동춘 팀장은 오는 24일 초등학교 4,5,6학년을 대상으로 한 북한산 별빛 캠핑도 기획중이다. 바쁜 맞벌이 엄마 아빠와 시간을 갖기 힘든 40명의 학생을 초대해 캠핑을 통해 추억을 나눈다. 부모들은 캠핑장에 들러 아이들과 대화를 나눈 뒤 아이들만이 남아서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대여해 온 천체망원경을 통해 별자리를 관측하고 홍제초등학교 과학선생님의 별빛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마련된다.
『취사가 불가능해 저녁을 먹고 모이기로 했죠.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추억이 되길 바랍니다』
시간날때마다 암벽 등반을 하는 김동춘 팀장은 북한산과 인접한 홍은1동의 특성을 이용한 다양한 행사들을 앞으로도 기획해 낼 계획이다. 복지와 문화가 만나는 홍은1동엔 공무원들의 노력과 함께 주민들의 행복이 시작되고 있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