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아름다운이웃
“희망을 안고 살겠습니다”
sdmnews 김지원 기자
2015-04-10 16:08
엄마에게 간이식 후 건강악화, 생계부담 이중고 다희씨에 수도암 최혜숙 원장 후원
홀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김다희 씨에게 최혜숙 원장이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최혜숙 원장이 다희씨에게 전달한 성금 봉투에 쓰인 메시지.

『제가 인복이 많나 봅니다. 다시 희망을 갖게 돼 기뻐요』
수도암에서 열린 후원금 전달식에서 만난 김다희씨(27)는 환한 미소로 인사를 대신한다.다희씨는 오랜 투병 끝에 간이 망가진 엄마에게 자신의 간 60%이상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지만 이후 합병증으로 어머니도 잃고 건강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해 서대문으로 이주한 다희씨는 올초부터 홍은2동 주민센터 작은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며 새 출발을 다짐 중이다.
홍은2동주민센터를 통해 이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최 원장은 지난 2일, 다희 양을 초대해 손수 쓴 편지와 함께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다희 씨는 앳된 얼굴의 20대 여성으로 한눈에 봐도 작고 왜소해 보이는 체구 어디에서 간 이식을 결심할 용기가 나왔는지 새삼 궁금해진다.
『오랫동안 희귀병을 앓아온 어머니가 결국 간이 나빠져 이식수술을 받아야했어요. 제가 간이 적합하다고 나온데다, 엄마가 살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셔서 용기를 냈죠. 하지만 수술실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도망가고 싶었다』고 털어놓는다.

간 이식수술 잘하기로 소문난 병원인데다 수술 후 10일만에 본래 크기로 자란다는 담당의의 말대로 수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병원비 앞에 다희 씨만 홀로 남겨졌고 시련은 또 찾아왔다. 수술 이후 원인 모를 후유증에 시달렸다.
『간이 빨리 자라도록 병원에서 준 약을 복용한 후 이유 없이 마르고 무기력해졌어요. 숨가쁘고 어지러워 길 가다가도 누워야해 정상적인 직장에 일을 할 수 없었죠. 불안한 마음에 검색해봤더니, 수술 후 폐가 커지는 부작용 때문 이었다』고 말하는 다희 씨.

쉬면서 스스로 몸을 돌보며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까지는 힘이 든다. 「겉보기에 아무 문제 없어보이는 데 그렇게 힘드냐?」는 주위 시선도 참아야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엄마에게 간 이식을 했던 결정에 후회는 없다고, 더 잘 해드리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있다고 전한다.
『불효같지만 처음엔 엄마에게 힘들기만 하니 그냥 같이 죽자고 했어요. 하지만 엄마가 정말로 살고 싶어하셔서 곧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말도 하지말걸. 더 잘해드리지 못한 게 아쉬워요』라는 그녀의 한 마디가 마음 한켠을 울린다.

다희씨는 앞으로 사서일을 통해 남은 빚을 갚아나갈 수 있게 됐다. 또, 동의 추천을 받아 한 어르신댁 빈방으로 이사해 월세를 아낄 수 있게 됐다. 서로 의지할 할머니도 생기고 일도 많이 힘들지 않아 점점 힘이 난다고.
『서대문이 어렵게 사는 주민을 돕기 위한 장치가 좀 더 촘촘한 것 같아요. 이곳에 살아 다행이에요』 라도 덧붙이는 다희씨. 앞으로는 힘든 과거를 모두 잊고 싶다는 소망과 함께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아서 디자인을 배우고 싶어요』라며 숨겨둔 꿈도 꺼내보인다.

수도암 최혜숙 원장은 『다희 양이 꼭 치료 받고 영양을 보충해 용기 내 살아가길 바란다.  앞으로 좋은 인연들만 만나기를 기도 한다』는 덕담을 전하면서 많은 주민들이 힘을 보태줄 것도 당부했다. 힘든 과거를 딛고 꿈을 향한 발걸음을 조심스레 내딛는 다희 씨의 앞날이 부디 순항하길 빌어본다.


<김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