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어디서나, 항상 그 순간을 기억해』
조용한 발라드로 시작해 점점 더 빠르고 신나게 이어지는 엘로우 몬스터즈의 곡 「4월 16일」 의 가사를 인용한 도시속 작은 학교의 10번째 졸업식이 지난 14일 청소년수련관 소극장 1층에서 열렸다. 한국청소년재단 김병후 이사장을 비롯 서부교육지원청 안명수 교육장, 서울시의회 신원철 시의원, 서대문구의회 김혜미 구의원,사회적기업 한국이지론 이상권 대표, 드러머 남궁연 씨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이곳 학생들의 졸업식은 일반학교의 졸업식보다 특별하다.「춤 추고 싶어서, 출결불량을, 학교공부가 너무 싫어서, 일반학교에서는 답답해 죽을 것 같아서 」등 다양한 사유로 일반 고등학교를 떠나 도시속의 대안학교에서 새로운 시작을 했던 학생들이 주인공이기 때문. 『힘들었지만 조금은 그리울 나의 10대 안녕! 』 9명의 졸업생들은 『친구 따라 왔는데 졸업하게 됐어요』『일본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자서전 정말 힘들었어요』 개성이 다양한 아이들만큼이나 졸업 소감도 제각각이다.
졸업식 당일 날만 참석하는 일반학교와 달리 도시 속 작은 학교 졸업식 준비 기간 동안 학교에서 합숙까지 해가며 고교 3년 중 가장 바쁜 일상을 보냈다.
19년을 돌이켜 본 자서전 작성은 졸업예정자 모두가 꼭 넘어야할 관문이자 과정이다.
지난 2000년 개교한 이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졸업식마다 진행된 자서전 쓰기 및 발표가 학생들에게는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졸업식이 끝나면 학생들은 자서전을 쓰며 온전히 자신이 살아온 날과 마주하고 솔직한 사연을 털어놓으면서 다시 한번 성장하는 기회를 갖게된다』고 도시속 작은 학교 강혜자 선생님은 말한다.
9번째 졸업식에서도 아이들은 어릴 때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받았던 상처, 교사들에게 받은 억울했던 처벌, 믿었던 친구들에게 받았던 배신 등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던 이야기를 스스로 털어놓았다.
「지금의 내가 그 때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가서 토닥토닥 거려주고 다 과정일 뿐이라고.다 경험이고 너는 충분히 될 놈이라고. 너무 걱정 하지 말라고 위로 해주고 싶다」는 졸업생 김지환 학생은 『지난날 덕분에 음악을 하게 됐다』며 발표를 맺었다.
처음엔 글쓰기는 물론 지난날의 자신들과 마주하는 것을 힘들어했지만 결국 책속에 자신을 쏟아냈고, 졸업을 준비하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10대와 작별할 수 있었다.
졸업생들의 밴드 공연과 더불어 진행된 낭독회 도중 특별한 공연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매주 2회씩 틈틈이 짬을 내 만나온 도시 속 작은 학교 학부모와 2학년 후배들의 무대다.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서툰 율동에도 객석에서는 미소와 환호성이 끊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말문을 여는 것도 힘들어했지만, 이들이 만나온 이유는 단 하나, 졸업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합창으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내빈들 중 드러머 남궁연 씨는『그동안 마음 졸여온 부모님들도 고생 많으셨다. 저도 청소년기에 입건되기도 했다. 인생을 마라톤으로 볼 때 아직 초반이니 믿고 지켜봐주길 바란다』며 졸업을 축하했다.
도시속 작은 학교는 운영에 후원을 아끼지 않은 신원철 시의원과 사회적 기업 한국이지론 등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서대문 도시 속 작은학교는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에서 운영중인 도시형 대안학교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열린학교인 열음과 공교육과 대안학교를 결합한 이음 두 가지 형태로 운영중이다. 현재 16세 이상 19세의 학업중단 청소년을 대상으로 요리, 밴드, 세계문화체험 등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열음 신입생을 모집 중에 있다.
이음과정은 교육청 제시 이수 과정을 마치면 원적학교의 졸업장을 수여받는 방식으로 역시 수시로 모집하고 있다.
<김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