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이 아직 찬 3월이다. 홍제동 인왕시장 삼거리에는 어스름한 해질녘, 집으로 돌아서는 출출한 직장인들의 발길을 붙잡는 고소한 파전냄새가 진동한다.
밀가루 음식을 워낙 좋아해 파전과 빈대떡 전문점 「2080」을 시작했다는 임경숙 사장은 지난 2월 말 인왕시장 삼거리 쪽으로 가게터를 옮겼다.
2080 빈대떡을 오픈한 지 꼭 8년만이다. 『마침 목 좋은 곳에 가게가 나서 부담을
안고 이전을 결심했다』는 임경숙 사장은 가정집으로 쓰던 공간을 보름에 거쳐 주막집으로 개조했다. 물론 함께 일하는 남편이자 공동운영자인 김정철 사장이 인테리어를 도맡아 챙겼다.
조금 더 넉넉해진 공간에 탁자 14개와 64개의 좌석으로 넓혀 새롭게 문을 열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삼거리에 위치한 자리 덕인지 개업 열흘째, 기존 가게보다 손님이 3배는 더 찾는다. 단골이 20%라면 80%는 2080빈대떡을 처음 찾는 손님들이어서 어렵게 가게를 옮긴 보람을 체감하고 있다.
2080 빈대떡에는 12가지 다양한 부침전들을 맛볼 수 있다. 대표적인 메뉴는 다름아닌 해물파전. 신선한 쪽파와 함께 오징어 새우가 푸짐하게 고명으로 얹혀진다. 가격은 1만원. 거기에 곁들일 수 있는 막걸리도 다양하게 준비된다. 김정철 사장의 고향인 공주에서 직접 공수해 온 밤 막걸리와 밤 동동주는 다른 파전집에서는 보기 힘든 탁주다.
동태, 동그랑땡, 두부, 산적고치, 고추전 등이 푸짐한 모듬전도 1만50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이외에도 굴, 감자, 호박, 김치전과 녹두빈대떡 등 만원이면 한 접시를 먹을 수 있다.
2080 빈대떡이 새롭게 선보이는 메뉴는 참치 오징어 등 김밥 3종류와 잔치·비빔국수다.
임경숙 사장은 『인근에 홍제초등학교와 인왕중학교 간호대학교가 있어 학생손님이 많다. 김밥은 오래전부터 만들어 본 경험이 있어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는 처음 시도하는 메뉴라 현재까지도 맛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국수 비법이 식당마다 다르다 보니, 2080빈대떡 만의 육수를 만들어 내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맛을 찾아가고 있다』는 임 사장은 아침 9시 출근과 함께 잔치국수 육수를 준비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2080빈대떡에 부침개만 있는건 아니다. 따뜻한 안주로 해물누룽지탕과 두부전골, 김치찌개 어묵탕도 있고, 골뱅이와 두부김치, 이면수와 고등어 구이도 맛볼 수 있다.
대부분의 재료를 인왕시장에서 구입하고 있는 2080 빈대떡. 그때그때 신선한 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시장이 인근에 있다는 장점외에도 그간 몸으로 체험해 온 맛있는 전부치기의 노하우가 있을법하다.
임경숙 사장이 살짝 귀뜸하는 「맛있는 전」만들기 비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써야 맛있는 전을 만들 수 있다』는 너무 당연한 대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적은 양의 기름으로 담백하고 덜 느끼한 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전을 불에 올리는 순간의 온도가 중요하다. 그리고 완성 될 때까지 바삭하고 먹음직스러운 색이 도는 시점을 찾아 손님상에 낼 수 있는 것은 결국 경험』이라고 덧붙인다.
그래서일까? 재료와 정성이라는 너무도 당연한 비법을 들은 뒤 맛 본 2080 빈대떡의 노란색의 투명한 달걀옷을 입고 있는 모듬전은 하나하나 부드러우면서 바삭한 맛이다.
테이블에 열심히 음식을 나르던 김정철 사장은 『우리집 파전과 빈대떡은 홍제동에서 최고』라며 슬쩍 부인자랑을 한다.
『일할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임경숙 사장은 『힘 닿는날 까지 홍제동의 맛집으로 2080 빈대떡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란다. 2080 빈대떡은 홍제동 인왕시장 삼거리 우리은행과 채내과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문의 391-2080)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