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공연, 전시
양심 대신 자리잡은 ‘뻔뻔한 우산’
sdmnews 옥현영 차장
2011-08-22 15:44
좋은 공연 관람 이전에 관객의 예절 갖춰야
개인 편의만 중시하는 ‘이기심’에 불편
지난 14일 열린 건곤감리 특설무대 앞 객석의 맨 앞줄이다. 장애인을 위해 비워놓은 앞줄에 한 관람객이 우산을 쌓아놓아 아무도 앉지 못하도록 해 주위의 빈축을 샀다.

지난 14일과 15일 양일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특설무대에서는 66주년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한 뮤지컬 「건곤감리」가 공연됐다.
행사 주최측은 맨 앞 열을 장애인을 위한 객석으로 표시해 혹시 불편한 몸으로 공연장을 찾아올 주민을 위해 배려했다. 그러나 궂은 날씨 때문인지 장애인보다는 일반시민이 많았고 앞 줄은 사람은 보이지 않고 행사 팜플렛과 우산 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행사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의 안내가 있을 즈음  한 관객이 키 작은 꼬마 아이를 맨 앞 줄에 앉히려 하자 바로 뒷 줄에 앉아있던 아주머니가 『거기 자리 있어요』라며 만류했다. 결국 꼬마아이는 뒷좌석에서 엄마의 무릎 위에 앉을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자 참으로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뒷자리에서 자리 있다며 만류하던 가족들이 냉큼 맨 앞줄로 자리를 옮겨 앉는 것이다. 아이 둘과 함께 공연관람을 위해 나온 가족이었다. 장애인이 앉을 때를 대비해 자리만 잡아두었다 자리가 남자 앞줄로 옮겨간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다음 이들 가족의 처사는 다른 관객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자신들의 옆 자리에 자신들이 들고 온 물병과 우산을 얹어 놓은채 아무도 앉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공연 시작 후 한 어르신이 『여기 자리 있어요?』라고 묻는데도 아이 아빠로 보이는 그 관람객은 못들은 척 고개를 돌렸다.
바로 뒷줄에 앉아 있던 나는 얼굴이 화끈 거렸다. 초등학생 쯤 되는 아이를 위해 좋은 공연을 보여주러 온 부모의 마음은 알겠으나 아이들 앞에서 부모의 이기적인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 한번쯤 생각해 봤을까?

좋은 공연을 그것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다면 그것은 작은 행운일 것이다.
아이교육을 위해 찾은 문화공연장. 「무엇을 볼 것이냐?」에 우선해 「어떻게 볼것이냐?」는 마음가짐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문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양심있는 관객의 자세가 필요하다. 좋은 행사 내내 불편한 마음을 씻을 수 없었다.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