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의 사랑은 슬픕니다. 우우 우는 바람처럼 애절하기만 합니다.
『사랑하오, 사랑하오』
여인의 절규는 바다에 막힙니다. 바다 끝으로 멀어지는 임에 대한 마음이 사무쳐 몸을 던졌고, 죽어서도 그 마음 온전히 용이 되어 뱃길을 가르며 임을 따릅니다. 나를 버리고서야 닿을 수 있는 마음이 애달프기만 합니다.
사랑은 서글픈 것, 그래도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처절하기 때문입니다. 처절한 사랑을 해보지 못한 사람은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서글픈 것이 아름답다는 애달픈 사랑 노래를 결코 들을 수 없을 테지요. 천 년의 세월을 가로질러도 여전한 사랑,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그 사랑의 넋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그 넋을 위로하고자 저 역시 지금 이 글을 남깁니다.
의상은 불법에 뜻을 두고 당나라에서 공부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그것은 외롭고 힘은 길이며 위험한 길이기도 했습니다.
산중에서 노숙도 하며, 어둠 속에서 해골에 고인물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산동 반도의 북쪽에 위치한 등주에 도착해서 그곳에 사는 한 주민의 집에 거처했습니다.
의상이 그 집에 머무는 동안 그녀는 의상을 흠모했습니다. 하지만 의상은 불법을 닦는 몸인지라 여자를 가까이 할 수 없었지요. 하여 의상은 그녀의 마음을 알아도 모른채 멀리했습니다.
의상은 끝내 거처를 옮겨 적산에 위치한 사찰에 머물기로 합니다.
그는 아침 저녁으로 탁발을 나서는데, 그녀는 의상에게 가까이 가지 못한 채 먼발치에서 흠모의 정만 한층 깊어갔지요. 그녀는 의상을 사모하는 애끓는 마음을 전하려 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습니다.
의상이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으로 떠났기 때문입니다.
의상은 장안에서 10년 간의 공부를 마치고 귀국 길에 오릅니다. 그녀는 의상이 불교 공부를 무사히 마치고 귀국 길에 오르기 위해 동주의 항구에 온다는 소문을 듣고는 손수 법복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의상이 등주에 도착한 날, 그에게 법복을 전하기 위해 바다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바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의상을 태운 배가 항구를 떠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달리 제 마음을 보낼 방법이 없는 그녀는 법복을 바다를 향하는 배쪽으로 던졌습니다.
그러자 법복은 날개가 달린 듯이 무사히 의상의 품에 안겼습니다. 그녀는 멀리 사라지는 배를 바라보면서 의상이 무사히 바다를 지날 수 있도록 부처님께 빌었습니다.
그녀는 의상과 함께 갈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습니다. 사모하는 임과 함께 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여 그녀는 바다에 몸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하늘이 이에 감응해서 그녀는 용이 되었습니다. 용이 된 그녀는 의상이 탄 배를 호위하면서 신라까지 무사히 닿도록 보살폈지요. 의상은 그가 탄 배가 너무나 수월하게 바다를 건너는 것이 의아하게 여겼는데 신라 땅에 닿고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상은 귀국하자마자 서둘러 양양에 낙산사를 세웠습니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수월하게 진행됐습니다. 이어 두 번째 절을 세울 때 였습니다.
절을 지으려 하자 그곳 스님들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의상은 부처님께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이에 스님들의 목소리도 잦아들었고, 무사히 절을 세웠습니다. 용은 이어 바위가 되어 땅에 내려앉았습니다. 그리하여 의상은 사찰의 이름을 공중에 돌이 떠 있는 절이라 해 부석사라고 칭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죽어서도 변하지 않는 그녀의 사랑에 가슴을 여밉니다.
인스턴트 사랑이 난무하는 오늘날, 선묘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합니다.
그녀는 의상의 품안에 안기지 못했지만 끝까지 의상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버리지 않았고, 영혼까지 온전히 그를 위해 마쳤습니다 .
의상 또한 자신을 향해 영혼을 바친 여인의 뜻을 기려 사찰을 세웠습니다.
밀려오는 인연을 뿌리치지 못해 맺어진 세상 사람들도 이와같은 여래의마음이 깃들어 바라밀의 세계에 이르기를 바랍니다.
쉬어가는 수필
바위가 되어도 행복한 사랑
sdmnews 설산스님
2011-08-09 18:05
의상과 이름모를
여인의 지고지순한 사랑, 부석사 유래로 남아
사랑에 대한 경종
사랑에 대한 경종
설산스님(백련자비원·사암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