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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수필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뉴스
sdmnews 설산스님
2011-08-09 18:04
노인 문제는 빈곤, 질병, 역할상실, 고독
담뱃값이나 무임승차로 해결 안돼
설산스님 (백련자비원·사암연합회장)
몇 해 전 텔레비전 뉴스에서 들은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의 충격이 너무나 커 지금도 제 기억속에 생생하기만 합니다.
여든이 넘은 노모가 치매에 걸렸습니다. 정신이 이따금씩 흐려지는 정도였지만 자식들에게는 여간 문제가 아니었나 봅니다.

큰 아들 내외는 작은아들도 자식이라며, 어머니를 작은 아들네 집으로 보냈습니다. 노모의 야윈 손에는 큰 아들이 쥐어준 교통비가 들려 있었지요. 큰 아들은 혹시나 싶어 택시 기사에게 약도까지 적어 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작은 아들 내외가 어머니를 받지 않았습니다.
작은아들 내외는 다시 멀리 사는 큰딸 집으로 어머니를 보냈지요. 택시 기사는 얼떨결에 작은아들로부터 돈을 받았고, 그렇게 큰딸 집으로 노인을 모셨습니다.

두 시간이 지나 큰 딸의 집 앞에 도착했는데 큰 딸 내외도 어머니를 받지 않았지요. 노모 한 분을 두고 다들 못 쓸 물건을 다루듯이 합니다. 큰딸의 지시로 택시 기사는 다시 작은 딸네로 향했습니다. 새벽이 다 되어서야 작은딸이 사는 집에 도착했습니다. 택시 기사는 돈을 받았고 쉬지 않고 운전을 하니 불만은 없지만 그 집안의 모습에 너무나 어리동절했지요. 그런데 작은 딸도 반가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역시나 작은딸도 노모를 냉대했지요.

이쯤에서 딱해진 사람은 택시 기사였습니다. 하루종일 노인을 태우고 이리갔다 저리갔다 탁구공 치듯이 했지만 노인을 모시려는 자식이 한명도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하나요?
택시기사는 난처했습니다. 그렇다고 노인을 길거리에 버리고 갈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한참을 고민한 택시 기사는 노인을 첫 출발 장소인 큰 아들 집으로 모시고 가기로 했습니다.
『이 집 저 집 가봐야 아무도 이 분을 거두지 않으니 할 수 없이 다시 그쪽으로 모시고 갈 수 밖에 없네요』

그렇게 큰 아들에게 연락했지요. 그런데 큰아들의 대답이 어이가 없었습니다.  『어디에 버리든지 기사 양반 마음대로 하세요』
택시기가사 노인을 책임져야 하는 형편이 되어 버렸습니다. 『내 마음대로 하라니?』
하도 어이가 없어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있던 택시기사는 결국 그 노인을 모시고 방송국으로 향했지요.

세상에 이렇게 비정한가 싶습니다. 제 자식 낳았다고 동네방네 자랑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백발에도 허리는 굽고 몸은 망가지니 지난 세월이 무정하기만 합니다.
65세 이상의 노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인구의 5.5%라고 합니다. 갈수록 노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노인 문제는 4고 라고 말합니다. 빈곤, 질병, 역할상실, 고독이 그것이지요. 이 네가지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한데 존재합니다. 이는 무서운 고통의 씨앗입니다.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위업도 한낱 치장에 불과할 뿐입니다. 무임승차나 담뱃값정도로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결코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여러분 모두가 이해해 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