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무료급식소를 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날마다 급식소에 나가지만, 별장에 가는 것처럼 설레기만 합니다. 돈 많은 사람들의 별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우리 급식소는 세상 어느 곳보다 사랑이 넘칩니다. 그래서인가요? 여름에는 더 없이 시원하고, 겨울에는 한없이 따뜻합니다.
저는 자원봉사자들과의 인연을 매우 소중하게 여깁니다. 그 분들과의 인연이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기원하고 기원합니다. 깨어있을 때마다 무료 급식소가 보다 맑고 깨끗한 인연, 아름다운 쉼터, 나눔의 터가 되기를 빌고 있습니다. 이 마음이 전해졌을까요? 우리 급식소에서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더없이 친절하고 형제 자매 같은 분위기 이니 이를 보는 제가 존경심이 우러날 따름입니다.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담당자들의 불손한 태도가 대하는 사람을 불쾌하게 합니다. 서비스를 받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고개부터 숙여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기만 합니다. 이를 고친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안스럽기도 하지만 여전히 불쾌감이 앞서는 것은 제 혼자만의 푸념인가요?
이것은 공공기관은 물론 작은 식당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다」는 배짱이 대단합니다. 서글픈 일이지요. 아량도 없고, 근본도 없고, 상식도 통하지 않으니 정말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 급식소의 봉사자들은 천사들이요, 부처님이십니다. 그분들은 말보다 실천이 앞섭니다. 그분들은 친절과 정성을 몸에 안고 태어난 듯합니다. 살아온 날들이 그러하기에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우러난 것이겠지요. 그래서 급식소에 들르는 어르신들도 한 끼의 식사보다는 봉자자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애틋한 정 때문에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저는 더없이 충만한 보람을 느낍니다. 어려운 사람들끼리 나누는 우애에 가슴이 뿌듯해 집니다.
나눔을 베풀어 보지 못한 사람은 그런 기쁨을 알지 못합니다 .받는 것보다 남에게 주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좋은지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모릅니다. 또한 가난해 보지 않은 사람은 가난한 사람의 심정을 모릅니다. 시궁창에 빠져 보지 않고서는 시궁창에 빠진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입니다.
깨끗한 마음으로 보시를 행하면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이나 그가 가는 곳에는 그림차처럼 복된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지요. 그러므로 인색한 마음을 버리고 때묻지 않은 보시를 행해야 하고, 그러면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기쁨을 맞이하는 법입니다.
가진 사람이든 가지지 않은 사람이든 베푸는 것을 즐기기를 권하고 권합니다.
권력이 있는 사람이든 약한 사람이든 이웃을 위해 베풀어 보세요. 저승 가는 길에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살아있는 동안 베푸는 것을 아까워해서는 안됩니다.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돌아갈 때는 주머니가 없는 수의 한 벌 얻어 입는 빈손 이니까요.
쉬어가는 수필
별장에서 함께 하는 베품
sdmnews 설산스님
2011-08-09 18:02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돌아갈 때는 주머니가 없는 수의 한 벌 얻어 입는 빈손
설산스님 (백련자비원·사엄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