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가 산림을 무리하게 훼손하며 기숙사를 건립해 주민들이 반발한데 이어 이번에는 연세대학교가 기부받은 기숙사 이용료를 고가로 책정해 학생들이 주거생존권을 보장하라며 집단 반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 부영그룹(회장 이중근)이 100억원을 기부해 완공된 연세대 기숙사 「우정원」의 기숙사 이용료를 학교측이 2인실 기준 1실당 72만원, 3인실 69만원으로 책정하면서 학생들이 『주변 원룸보다 가격이 비싸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와 대학생 주거권 네트워크 등은 지난 1월 5일 연세대 정문앞에서 「우정원 기숙사 비용인하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대 총학 “감가삼각비까지 기숙사비 포함” 시정요구
이대기숙사 건립 반대 주민 연대투쟁 계획도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신축된 기숙사 비용이 50만원이 넘는 신촌의 자취방이나 하숙집 보다 높은 현실에 다시한번 절망했다』고 밝힌 뒤 『연세대학교는 신촌캠퍼스 외에도 송도학사를 비롯한 신축 기숙사를 이용료를 높게 책정해 운영할 계획임을 밝혔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학생들의 이런 요청에 대해 연세대학교 측은 『건물을 기부받았다고 해서 관리비가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각종 관리비와 건물에 대한 감가삼각비가 기숙사 이용료에 포함돼 있으며 학생들의 주장에 대한 답변자료를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무학학사 등 저렴한 기숙사를 이용하고자 하는 학생들에 비해 여유 있는 학생들이 시설이 좋은 우정원에 조금 더 많은 돈을 내고라도 입주할 수 있다. 학생들의 요구는 다양한 것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이며 『현재까지는 우정원의 기숙사 이용료 인하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또 총학생회 측은 『감가삼각비를 기숙사비에 포함시키는 우정원 기숙사비 정책의 관행은 타 대학들의 기숙사비 책정 방식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학교가 학생들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양질의 기숙사를 짓는 것은 물론, 여러 방안을 고려해 주거비를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세대학교 신촌 캠퍼스 기숙사인 무학학사 이용료는 2인실 기준 19만1000원이며, 국제캠퍼스인 송도학사는 소득분위에 따라 2인실 13만3,000원 ~32만5,000원, 3인실은 15만5,000원~21만5,0000원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같은 연세대학생들의 집단 반발에 대해 이대기숙사 건립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안산자연환경보존협의회 조성보 회장은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간담회를 통해 신촌 인근 원룸 및 하숙촌이 가격 인하 등을 고려할 수 있으니 대안을 찾아보자고 건의했으나 학생들이 이에 반발했었다. 하지만 이번 연세대 측의 고액기숙사비 행태를 지켜본 학생들이 오히려 주민들에게 연대 투쟁을 제의해 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뜻을 같이 모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 5일 연세대학교 송준석 총학생회장은 총장에게 띄우는 편지를 통해 『2010년부터 시작된 연세대 기숙사 건립운동이 2013년 부영그룹이 100억원을 기부해 「우정원」을 짓기로 하면서 결실을 맺었다. 기부 취지도 어려운 환경에서 꿈과 희망을 키우기 위해 공부하는 지방학생을 인재로 키우는 본보기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류를 선도해야 할 학교가 기부자의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고가 기숙사비를 책정했다. 근거에 대해서는 「경영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는데 무엇이 연세대학을 위하는 길인지 다시한번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오는 22일 교내 공관을 찾아 항의시위를 벌인 계획이다.
이같은 학생과 학교의 갈등을 지켜본 인근 주민들은 『학교가 기숙사를 짓는 이유중 하나는 학생들의 주거권 보장이었으나 비싼 이용료를 받아 학생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며 『시나 자치단체가 이런 학교를 무턱대고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대 기숙사 역시 고가 이용료를 받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결국 학교가 의무 기숙사제를 도입해 강제로 기숙사 생활을 하도록 하면서 임대사업까지 하는 것 아니냐?』면서 반발했다.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의 2013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지출하는 월간 규모는 평균 66만원으로 여기에 주거비와 교육비가 포함된다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캠퍼스의 낭만이 사라진 것은 바로 이러한 생활고를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이 도서관보다는 생활전선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거복지를 위한 학교측의 기숙사 건립, 누구를 위한 신축인지 다시한번 챙겨봐야 할때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