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고 2학년에 재학중인 한 학생이 백혈병 선고를 받고 현재 투병 중이다.
이에 명지고 학생과 교사는 물론 인근 충암고, 가재울고를 비롯 명지대, 명지전문대와 주민들이 헌혈증을 모으기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명지고 앞에서 「토스트와 주먹밥」을 5년째 운영하는 최정원(53세) 사장은 약 한 달 남짓한 기간동안 무려 673장에 달하는 헌혈증을 모아 학교 측에 전달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학교에 모인 헌혈증과 함께 1080장의 헌혈증이 투병중인 학생에게 전달됐고 학생은 1차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쳤다. 최정원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Q. 헌혈증을 단기간에 많이 모으게 된 비결은?
A. 헌혈증을 모아 어려운 환자를 돕기 위한 이벤트는 3년 전부터 해왔다. 그냥 모은다고 하면 선뜻 나서지 않아 토스트로 교환해주는 행사를 했다. 그렇게 모은 헌혈증을 전국 어디든 필요한 곳에 보냈었다. 이번에 내가 필요하다고 하니까 많은 분들이 보내주셨다.5년째 명지학교 앞에서 영업을 해오면서 모른 척 할 수 없다 생각했고 나 역시 고등학교 2학년인 아이가 있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한 달간 모인 헌혈증 수량에 나도 놀랐다. 학교 측에 두 차례 나누어 전달했다.
평소 모으던 헌혈증에다 특히 인근 명지대, 명지전문대학생들이 많이 도와줬다. 또, 헌혈증 50장을 갖다 주며 잘 전달해달라며 그냥 가시는 분들도 있었다. 평소에 「미리내 운동」을 함께 해온 사장님들도 30여분이 도와줬고, 수십 장씩 모아 보내준 분들이 많다. 실질적으로 1080명보다 더 많은 분들이 명지고 학생을 도운 셈이다.
Q. 헌혈증 모으기를 하는 이유와 인상적인 기억이 있다면?
A.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헌혈증 100장을 보냈으나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 환자의 엄마가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남은 헌혈증을 도로 보내줬다.누군가를 돕고 싶은데 항상가게를 열어놓고 있어야하는 특성상 다른 봉사 활동을 할 수 없어 헌혈증 모으기를 꾸준히 해왔다.
헌혈증을 급히 구하려면 어렵고 비싸다고 알고 있는데 절박한 환자를 도와온 자부심이 크다. 아픈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고 반가운 손님도 더 많이 만날 수 있어 내게 딱 맞는 봉사라고 생각한다.
한번 헌혈증을 갖고 와 맛있는 토스트를 먹고 간 손님은 다음에는 돈을 갖고 방문한다. 더 바빠지더라도 일종의 1+1이라 생각하고 즐겁게 토스트를 만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A. 원래 컴퓨터를 전공했는데 아들들에게 해주던 음식대로 10년간 토스트를 만들고 주먹밥도 만들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최대 13시간동안 가게에서 혼자 일하는데 헌혈증과 미리내, 폐휴대폰모으기를 통해 소통하게 되고 서로 돕고 나누는 기쁨이 있어 힘든 줄 모르고 일하게 된다.
또, 각각 다른 메뉴를 고르고 각자 계산해 먹는 학생들 무리 중 혼자 돈이 없어 못 먹는 아이들에게 미리내 쿠폰을 쓰게 한다. 그러면 그 아이는 나중에 잔돈이라도 미리 내고 간다. 그렇게 돌고 돌아 새로운 사람을 대접하는 맛에 손목이 시큰거리지만 즐겁게 계속 해나가는 것 같다. 또 나눔을 계속 순환할 수 있어 기쁘다. 바라지 않고 누군가를 도우면 그가 또 다른 누군가를 도와 보다 좋은 사회가 되는 순환이 더 활발해졌으면 한다.
<김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