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6일 개봉을 앞둔 영화 「패션왕」의 오기환 감독(48)을 만났다. 영화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지만 서대문사람들 인터뷰를 위해 바쁜 시간을 내준 오감독을 통해 그의 영화 인생과 웹툰에서 영화로 재탄생한 「패션왕」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본다.<편집자주>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패션왕」의 영화제작 발표후 가상 캐스팅이 떠돌며 많은 화제가 됐었다. 쉽지 않은 캐스팅의 기준은 무엇일까? 오감독은 『싱크로율보다 중요한 것은 연기력이다. 그 역할을 했을 때 제일 연기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았다. 극 중 원효역의 경우 신인인 안재현의 연기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대로 연기를 잘 해주었다. 영화를 보면 「안재현의 재발견」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인다. 그렇다면 캐스팅의 기준은 바로 「연기력」이었던 셈.
촬영장에서의 오기환 감독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한 컷을 3번 이상을 넘기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같은 연기를 본인에게 3번 이상 시킨다면 지겹지 않겠냐?』고 역으로 질문을 한다. 『배우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해주고 그걸 담아 잘 만져주는 편이이고 자연스럽게 연기를 지켜보는 쪽이라서 오래 찍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감독의 철학인셈.
그렇다면 오기환 감독은 어떻게 영화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을까?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는 대학당시에는 꼭 영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단다. 하지만 우연히 조연출로 미국 알래스카에 가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았다.
『23년 전 시애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알래스카를 가는 길에 처음으로 지평선을 보았다. 큰 세상을 보니 내가 가진 틀, 그 틀을 넘을까 말까 많은 고민 했다. 더이상 늦으면 못할 것 같아 틀을 깨보자 결정하고 영화, CF 등등 다양하게 도전했다. 나에게는 예술 쪽으로 재능이 없다는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다니던 직장인 제일기획에서 「월급쟁이」로는 평생 조연으로 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는 결단이 인생을 바꾸었다』고.
「충정로 젊은이들」의 공식 질문인 『당신에게 젊음이란?』에 대해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젊음이란 당연히 도전하는 것이다 목표가 있는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김연아는 10살도 되기 전에 일생을 결정해 도전했다. 그 사람의 확신은 몇 퍼센트였을까? 도전을 하되 90%이상 확신이 있는 도전을 하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캐릭터가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요』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이유는 반드시 꼭 하고 싶은게 없기 때문에 하고 싶은게 많아진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이 딱 하나이고 확신이 90%이상이 있는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겠지만 그런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영화감독이자 한국예술원에서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오기환 감독은 학생들과 수업하며 「젊음」을 얻는다. 패션왕의 신인배우 안재현도 학생들을 통해 3년 전부터 알고 지내왔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얻는 보너스 같은 인맥이다.
그가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지속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관객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소통공간」이라고 느끼기 대문이다.
『가르치는 것을 포기 하지 않는 이유가 내가 가진 지식을 나누고 젊음에 대한 이해를 얻어 가기 때문』이란다.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보람이자 감동이라는 그가 한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제자들을 향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작년에 제자로부터 첫 주례를 제안받았다. 처음에는 여러번 거절을 했는데도 꼭 해달라는 간청에 어쩔 수 없이 주례석에 섰는데 식장에서 제자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들어서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 깜짝 놀랐다. 아마도 제자의 성장한 모습에 감동한것 같다. 모든 학생들도 훌륭히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인터뷰 내내 학생들에게 조언을 어기지 않는 오기환 감독의 모습에서 매사에 열정적인 그의 삶이 그대로 투영됐다. 영화를 만들고 가르치지만 그 속에서 여전히 공부하며 도전하는 오기환 감독, 그로 인해 한국영화의 미래는 밝다.
한국예술원 <충정로젊은이들> /
기사 작성 : 한 주 현
인터뷰 : 김민서 , 권영화
사진 : 김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