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12구역의 조합해산을 주도한 조합원 57명에 대한 법원의 재산 가압류 결정은 조합설립 후 매몰비용과 관련해 이를 주도한 조합원에 책임을 물은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1일 인천시 부개2재개발구역 역시 조합이 해산됐으나 법원이 조합 전 임원 6명에 대해 시공사인 한신공영측이 지출한 매몰비용 18억9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을 뿐, 그 대상을 조합원 다수에게 물은 첫 판결이기 때문이다.
장위12구역 조합측은 재산가압류 청구 취지에 대해 ▲도정법상 정비사업조합은 민법상 사단법인 성격을 띠고 있으나 조합설립인가처분이라는 행정주체의 지위를 부여받는 특수한 법인이라는 점 ▲부득이한 사유가 없는 한 조합원은 조합 사업목적이 달성, 해산될 때까지 협력할 의무가 있고 임의 탈퇴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 ▲조합이 설립되면 조합원은 정관상 현물출자 의무와 정비사업비 등 비용납부 의무가 있다는 점 ▲조합의 중도 해산시 존재하고 있는 제3자에 대한 채무는 대부분 조합 총회의 결의를 받았다는 점 ▲정비사업의 시행과정에서 발생한 수입의 차액을 토지등소유자에 부과 징수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조합원들이 이를 분담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조합측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그간의 매몰비용 31억원을 사업을 적극 반대한 조합원들이 나눠 부담하라는 취지로 이같은 청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조합측은 『조합설립인가 취소에 적극 가담했던 이른바 비대위에 경고를 전하고 싶어 가압류 신청을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 조합해산동의서를 받아온 조합원들은 『터무니 없다』고 반발하며 오히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소송을 통해 매몰 비용 책임에 대한 최종 책임이 결정될 예정이지만, 판결이 최소 2~3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고 있어 소송 기간 동안 매몰 비용 관련 재산이 가압류된 조합원들의 재산권 행사가 어려워지게 됐다.
현재 서대문에도 조합설립해산동의서 징구가 진행중인 조합이 많다. 실제 동의서 몇장이 부족해 반려됐던 홍제3재건축조합을 비롯해 북아현재정비촉진지구 5곳 중 철거가 시작되지 않은 북아현2구역과 북아현3구역 역시 이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1월로 마무리 될 예정이었던 재개발 재건축 실태조사가 내년 1월까지로 1년 연장되면서 사업성 불투명으로 서두를 필요가 없었던 시공사들은 사업을 미루거나 손을 뗄 명분들을 찾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가 조합 해제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장위 12구역의 판결로 이같은 움직임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간 조합설립해산동의서에 대해 철회동의서를 받는 것으로 대응해 오던 북아현2구역이 장위12구역 판결 이틀 뒤 소식지를 통해 소송을 진행했던 변호사의 인터뷰를 게재해 『조합원에게 매몰비용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 조합해산 동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으나 이를 반증하는 판결』이라며 매몰비용에 대한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에대해 해산동의서를 징구중인 울타리 모임은 『주택재개발이 해제된 부산 당감 3·8구역은 시공사가 채권을 포기해 조합원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내용을 전단지에 싣고 끝까지 해산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이에 맞서고 있다.
이런 조합원간 반목을 지켜보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서울시와 서대문구의 실태조사가 결국 주민들간의 갈등 골만 키워오고 있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매몰비용에 대한 대책 없이 사업만 취소한다면 결국 그 책임은 주민이 물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사업진행을 촉진시키고자 하는 비대위의 반대 조합원들이 결성되면서 한 조합은 행동단체가 4개까지 늘어나는 등 반목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활성화 시점에 정부가 정한 기반시설공사비용을 조합이 부담하도록 한 데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국공유지가 개발면적의 60%를 넘는 북아현1-1구역의 경우도 사실 뉴타운 개발이 아닌 공영개발 방식을 취했어야 함에도 용적률 상향을 조건으로 뉴타운 개발지내 포함돼 조합원들이 고통을 부담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비단 1-1구역 뿐 아니라 북아현 3구역의 금화시민아파트 공원조성공사, 북아현 2구역의 철도 복개 후 도로 설치를 비롯해 용적률 상향을 조건으로 가재울 3구역과 4구역 역시 사천교 확장공사까지 맡을 것을 요구하는 등 서울시가 주택개발지에 무리한 부담을 지워 소송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자체의 무리한 요구가 차단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도정법을 재검토해 용적률 가이드라인을 설정, 지자체의 계획에 따른 용적률 재량을 축소하고, 자의적 기준인 우수디자인, 친환경에너지 단지 등의 과도한 개입을 막을 방침이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