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이사장의 횡령 등으로 문제가 된 아동보호생활시설 송죽원(홍제동 소재)의 이사장 및 이사진 구성이 작년 8월 이후 표류중이다.
송죽원은 전임 이사장이 횡령 및 공금 유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한 뒤 작년 8월 관선이사 2명과 기존 이사를 합쳐 7명의 임시이사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작년 9월 관선이사가 해외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기존 이사들은 새로운 이사장에 서대문의 한 지역신문 대표인 A 씨를 추대했다.
A씨가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송죽원은 이사장 추대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서대문구와 시로부터 지속적인 경고를 받아왔으며 결국 A 씨는 지난 6.4 지방선거 후 사임하면서 문제가 일단락 되는 듯 했다. 그러나 A씨 추천으로 추대된 5명의 이사진과 새롭게 절차를 밟아 구성한 7명의 이사진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대문구가 지적하고 있는 절차상 하자란 『A이사장이 취임할 당시 송죽원의 이사 총 7명 중 임시이사였던 2명에게는 이사회 개최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A씨의 이사장 선임에 앞서 구가 추천한 이사 두 명 모두가 해임한 뒤 A씨가 이사장에 추대된 것으로 알려져 기존 이사들과 새로 구성된 이사진의 갈등이 불거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A 씨는 취임 직후 사석에서 문석진 구청장이 『서울시와 구는 A 씨를 신임 이사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적법한 절차를 밟으라』고 지적하자, 이에 A씨는 『시켜주길래 했을 뿐이고 상세한 내용은 모른다. 꾸준히 봉사활동을 한 공로다. 괜한 언론보도로 후원금이 대폭 줄었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A 씨는 감독 기관인 시와 구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9개월간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송죽원에서 열린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취재를 병행하며 존재를 드러내왔다.
또 자신이 발행중인 신문에 송죽원 후원금 모집 광고를 게재하면서 「고아원」이란 용어를 사용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송죽원 운영의 실무를 맡고 있는 박하숙 원장은 『A씨는 고아원이란 명칭을 즐겨 썼으며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 「이래야만 후원금이 많이 들어온다」고 주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A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신문 1면 우측 상단에 광고를 게재한 뒤 송죽원 원생들이 이용하는 교회에 배포해 신문을 본 아이들이 「고아원」이란 명칭 사용에 대해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구 관계자는 지난 9일 『결국 추가로 해임되거나 물러난 이사진들이 실권을 지닌 현재 이사들과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으며, 지난 11일 서울시 아동청소년담당관은 『A씨가 취임한 초기에 적법 절차를 따져 물은 것은 사실이지만 법인의 문제라 당사자들이 해결하길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원광고에 대해 주민들로부터 제보가 연이은 점에 대해서는 『고아원 용어 사용은 확인한 후 시정조치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 담당관은 『지도 감독 및 시정명령은 자치구가 해야한다. 법인의 문제에 관이 적극 개입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19일 현재까지 송죽원 공식 홈페이지 조직도에 법인 대표로 명시돼 있는 A씨는 지난 9일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재 한국투명성 기구 김거성 회장이 차기 이사장으로 등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죽원 박하숙 원장은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해 양측이 화해 및 협의점을 논의 중이며 소송중은 아니다. 시설이용자들의 안정과 행복을 위해서 조금만 더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독립운동가였던 고 박현숙 여사의 송죽결사대에서 이름을 따온 곳으로 당초 6.25전쟁 때 이북에서 월남한 여학생들의 진학과 생활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현재는 영아부터 고교생까지, 연장아 1명을 포함해 46명의 관내 여아들을 17명의 직원들이 보호 및 생활을 돕고 있다.
그간 송죽원에는 영부인 및 고위 공직자들이 명절을 앞두고 자주 찾았으며 지난 1996년에 마이클잭슨이 방한 했을때에도 찾아 유명해졌다. 그로인해 각종 후원과 도움의 손길이 줄을 이었으나 이사장 횡령 및 유용, 보육교사 원생 학대 파문이 속출하면서 봉사 및 후원자들의 발길이 뜸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