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정보를 제공하는 선거공보에허위로 기재하거나 기록을 누락하더라도 이를 배포할 책임을 지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가 경고 및 조치를 취할 세부규정을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13일 개정된 공직선거법(공선법)은 유권자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전과기록 중 벌금 100만원 이상의 범죄경력과 공직선거 입후보 경력 등 후보자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했다.
그러나 후보자가 선거공보를 만들면서 표 2면에 게재하는 필수기재사항인 범죄경력, 학경력, 재산신고 사항 등의 정보를 빼거나 실수로 기록을 빠뜨려 유권자의 알권리를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행 법상 후보자가 악의로 선거공보 정보를 누락 한 뒤 사후 적발할 경우에도 검찰에 조사의뢰를 요구하는 이외에는 처벌하거나 걸러낼 장치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부산의 B 지역 기초의원 선거 후보는 업무상 과실치사 및 실화 혐의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 받았으나 선고 공보 전과기록란에 「해당 없음」이라고 적었다. 또 같은 지역의 한 후보는 음주운전으로 도로교통법을 위반 벌금 100만원을 냈으나 선거공보에는 음주운전 부분을 빼 선관위에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서대문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서대문제3선거구의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문형주 후보가 도로교통법 위반 벌금을 2차례 냈다고 신고했으나 음주운전이라는 사실을 누락해 선관위에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문 후보 측은 『실수였다』고 설명했으나 상대 후보인 송주범 후보 측은 『필수기재사항 누락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서대문구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는 『3선거구에 대한 이의신청이 접수, 투표구 마다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안내를 첩부했고, 그 후 경고조치로 사건이 일단락 됐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후보자가 악용한다 하더라도 현재 선거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선관위가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구형되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구형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구 마다 사안이 달라 지역 선관위에 판단을 맡기고 있다』고만 답할 뿐 구체적인 기준이나 처벌근거는 설명하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공선법 64조와 65조에 따라 선거 공보 중 경력등에 거짓 사실이 게재, 이의제기가 들어올 경우 서울시 선관위의 1차 판단에 따라 서면 처리 후 최종 조치는 서대문구 선관위가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공보에 일부 사실이 누락된 경우 대부분 경고조치를 취하고 아예 누락시킨 경우는 검찰에 고발해 고의성 여부에 대해 조사를 의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공보기재 누락으로 경고를 받은 후보가 또다시 같은 문제를 반복할 경우에는 검찰 조사를 의뢰하고 있으나 선관위가 그 이상의 조치를 할 수는 없다』고 한계를 설명했다.
현재와 같이 유권자의 알권리를 후보자가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는 일이 또다시 재발한다 하더라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악용할 여지를 남기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