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이 오랜 시간 끌어온 소송 참여 포기를 선언하고 유족들에게사과문을 발표해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삼성을 향한 7년 소송을 담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온 지 약 반년만이다.
지난 16일 서대문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세대 국학연구원 HK사업단과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무료로 상영하고 사회인문학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삼성 반도체 여성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했으나 산업재해로 인정 받지 못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번 영화상영에 이어진 토크쇼에는 영화를 만든 김태윤 감독과 주연 배우 박철민, 역사학자 이하나, 여성학자 김영선, 문화평론가 서동진이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이하나 역사학자는 『당초 제목이던「또 하나의 가족」을 바꾼 이유가 삼성을 의식한 것이었나』고 질문하자 김 감독은 『시사회를 하려고 하자 극장과 영화관 등이 꺼리며 두려워했다. 단지 삼성을 고발한 게 아니라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고 투자가 어려운 주제인 만큼 많은 분들이 소액 투자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또『최근 삼성의 변화에 영화가 기여했다고 생각하나』는 질문에 김 감독은 『처음부터 그랬다면 영화를 만들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답변해 여운을 남겼다.
주로 유쾌한 연기로 유명한 배우 박철민이 아버지 역으로 참여한 일화도 눈길을 끈다. 당시 박 씨는 고민 끝에 딸에게 대본을 건넸고 다음날 딸은『아빠가 꼭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씨는 『첫 두달은 아무도 영화가 만들어질 거라 믿지 않았지만 결국 해냈고 시사회에 실제 아버님이 오셨다. 삭발하는 장면에 우시더라. 뒤풀이에서 그 배우를 보고 또 우시길래 함께 울었다』고 말했다.
사회자는『흥행할 만한 상업영화가 아닌 이 영화는 소액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3억을 모았다』고 했다.
김영선 여성학자는 『이 영화가 끝난 뒤 수없이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이 우리 사회 속 삼성현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면서『이곳은 「가족」이란 용어로 오빠나 아버지역의 중간관리자와 여동생 또는 딸뿐인 근로체계를 고집해왔다. 따라서 힘든 일 있어도 서로를 생각해 참아내며 스스로를 착취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서동진 문화평론가는 『과거 우연히 「파업전야」에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엔 상영이 더 어려웠다』면서 『현재 삼성서비스센터는 많은 업무량을 신속 처리하며 오로지 건당 실적만으로 임금을 주고 있다. 참다못한 근로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노조 결성을 시도하자 압박하는 실정이다』면서 『노조는 노동자의 유일한 저항도구』라고 했다.
또, 서씨는 변호사 선임이 어려웠던 영화와 현실을 언급하며『극중 아버지는 다행히 공인노무사를 만나 도전했다. 진짜 가족과 가족 틀을 빌려온 집단과의 싸움에서 결국 가족이 승리했다』며 최근의 입장 변화를 반겼다. 토크쇼가 끝난 뒤 기념사진촬영이 이어졌다.
한편 이날 상영회에는 서대문문화원 신현준 원장,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 서대문문화회관 조영신 관장 등 문화회관 관계자가 내빈으로 참석했다. 조영신 관장은 『전화로 180명이 사전에 신청을 받아 당일 문의까지 200여명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행사
서대문문화회관,‘또 하나의 약속’ 상영
sdmnews 김지원 기자
2014-05-22 17:55
진짜 가족의 승리와 ‘삼성현상’의 변화
배우 박철민, 여성학자 등 릴레이토크쇼
배우 박철민, 여성학자 등 릴레이토크쇼
왼쪽부터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만든 김태윤 감독, 주연배우 박철민, 여성학자 김영선, 문화평론가 서동진씨와 사회를 맡은 이하나 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