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후 긴급 편성된 뉴스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중 하나가 「관례」다.
관례의 사전적 의미는 「예로부터 굳어져 계속 전해 온 사례나 관습」으로 옛날에, 남자가 성년에 이르러 어른이 된다는 뜻으로 상투를 틀고 갓을 쓰게 하던 예식에서 유례됐다. 즉 그저 습관이 오래되다 보니 굳어졌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요즘의 관례란 통상적으로 묵인돼 온 나쁜 습관 정도로 이해된다. 안개가 짙어도 출항명령에 따라 출항한 것도, 컨테이너와 차량을 싣고 결박하지 않은 것도, 진도 VTS에 입항하는 세월호가 입항 보고를 안한것도, 진도 해경이 보고를 받지 않은 것도, 대피명령에 선원들만 도망친 것도 모두 나쁜 습관이 관례화 됐고, 또 그로인해 참극이 빚어졌다.
취재 중에도 관례란 말을 자주 듣는다. 구청 인사도 관례대로, 계약업체와의 계약도 관례대로, 감사도 관례대로, 접대도 관례대로다.
얼마전 아파트 주민의 민원이 또 한번 이 관례에 대한 불편함을 입증했다.
15년간 살아 온 아파트에서 어느날 수도요금이 이상해 계산을 해 보니 자신이 내지 않아도 될 부분이 있더라는 얘기다. 이렇게 걷은 수도요금 추가 징수분이 3800만원에 달한다는 점은 관리사무소도 인정해 결국 그 중 공용수도세, 펌프 구입비, 사무실 정수기비로 사용하고 남은 1255만원을 487세대에 나눠주게 됐다. 이 역시 수도요금을 서울시 요율대로 걷게 될 경우 남게 되는 잉여금을 매달 주민들에게 환급해 주지 않고 다른 용도의 관리비로 사용하던 관례 탓이었다.
물론 수도요금을 환급했다면, 펌프 구입비나 관리사무소 정수기 비용등은 주민들의 관리비로 또다시 걷어야 했을 것이다. 그 불편을 감수하기 싫어 선택한 관례가 결국은 주택법을 위반한 사례가 됐다.
엄격히 말하면 관리업체를 해임하고 재선정할 수도 있는 중대 불법 사유중 하나다. 수도, 전기 등은 대통령령이 정하고 잇는 공공요금이기 때문이다.
이를 대행해서 걷어야 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임의대로 추가로 돈을 더 걷어 아파트 관리에 전용하는 사례가 지금도 다른 아파트에 관례로 남아있다.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서대문구 역시 관례였기에 너그러운 부분이 많다. 「고의로 타 용도에 사용하지 않았다면 괜찮다」는 암묵적인 허용도 관례다.
그러나 앞으로 서대문에는 아파트가 지금보다 50곳은 더 늘어난다. 입주자들이 안심하고 투명하게 관리비를 내고, 쓰일 수 있는 맑은 아파트가 되려면 지금부터 잘못된 버릇들을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
세월호처럼 큰 참사도 사소히 묵인하던 관례에서, 나쁜 버릇에서 비롯됐다.
새터새바람
관례가 변명이 된 나라
sdmnews 편집국장 옥현영
2014-04-30 18:38
관례는 습관일 뿐, 나쁜 습관은 고쳐야
봐 주고 넘어가다 보면 문제 커져
봐 주고 넘어가다 보면 문제 커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