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는 주인의 철학이 묻어나야 한다』는 김성구 사장은 연세로에서 명물거리로 들어서는 초입에 첫 가게를 개업했다. 처음 하는 음식장사라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열정 만큼은 누구보다도 컸다. 그래서인지 개업 4∼5년 동안은 장사도 잘 됐다. 그러나 신촌 지역 상권이 서서히 쇠퇴하면서 초당쌈밥의 손님수도 하강세를 탔다. 설상가상으로 가게도 옮겨야 하는 상황이 돼 3년 전 민들레 영토 모점 옆으로 가게를 이사했다.
심기일전해 추가한 메뉴들은 충북 제천에서 아버지가 직접 재배하는 콩을 이용한 청국장과 순두부, 콩비지, 콩국수, 모두부, 두부김치 등 건강요리였다. 직접 재배한 콩에 경기도 광주에서 위탁 재배한 신선한 채소들, 그리고 농협을 통해 들여온 유황을 먹여 키운 안심한돈을 결합한 정식메뉴에 공을 들였다.
초당쌈밥에서 가장 잘 나가는 메뉴는 제육·삼겹살 쌈밥과 더불어 손수 만든 두부가 들어간 우렁된장이다. 건강식으로 알려진 콩비지를 주문하면 손두부가 반찬으로 제공된다.
『부모님이 재배하신 콩을 직접 가져다 쓰고, 채소도 위탁재배로 안정된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어 저렴한 가격이지만 손님에게는 최고의 재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김성구 사장. 좋은 재료와 건강한 음식으로 손님을 대한다는 그의 철학에 반한 오랜 단골이 늘면서 이제는 신촌명물거리에 입소문이 났다.
뿐만아니라 저렴한 가격도 이 곳의 매력중 하나다. 초당 쌈밥은 점심의 주 메뉴인 우렁 된장 쌈밥, 청국장, 순두부, 콩비지 정식은 7000원이면 한끼 식사로 먹을 수 있다. 또 제육쌈밥 불고기 쌈밥도 9000원, 삼겹살과 쌈된장이 제공되는 정식은 1만원이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일반적인 메뉴지만 가끔 조미료 맛에 길들여진 손님들의 핀잔에 마음 상하는 일도 있다. 실제 순두부는 하야ㅎ고 담백한 맛이 제 맛이지만 조미료에 익숙한 손님들이 맛에 대한 오해를 하기도 한다.
김 사장은 『조미료나 향신료로 맛을 내기 보다는 재료가 가진 순수하고 깊은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육수 하나에도 수 많은 재료를 넣어 맛을 우리는데 다른 업소의 콩요리와는 맛이 다르다 보니 익숙하지 않아하는 손님들이 가끔있다』고 어려움을 밝힌다.
하지만 꾸준한 맛과 정성을 알고 단골이 되는 분들도 많아 기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든다.
진심이 통해 서일까? 초당쌈밥의 참맛을 알아보고 멀리서도 손님이 찾아온다. 손맛이 알려져 JAL기 기내 소식지에 초당 쌈밥이 소개되면서 한때는 일본 관광객들이 자주 찾기도 했다. 최근 반한 감정과 엔고 현상으로 일본 관광객이 줄긴 했지만 중국과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한국음식을 맛보기 위해 신촌의 초당 쌈밥을 찾을 정도다.
『올해는 일본어와 중국어 영어로 된 메뉴판을 비치해 관광객의 편의를 도울 계획』이라고 밝히는 김성구 사장은 『이제 신촌도 연세대학교나 병원 고객만 믿기 보다는 여러 곳에서 오는 고객을 위한 전문성 있는 음식을 선보여야 신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에는 SBS런닝맨 팀들이 초당쌈밥을 무대로 쌈을 싸먹는 순서를 맞히는장면을 찍어가기도 했다. 『6명이 28인분을 먹어 치우더라』는 놀라운 뒷 이야기를 전하는 김성구 사장은 사실 촬영 후 영업에 도움은 별로 안됐단다. 단지 아는 손님들만이 축하 인사를 전했을 뿐이다.
신촌번영회 감사로도 활동중인 김성구 사장은 신촌에 최근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전한다. 저렴한 가격만으로 승부했던 엉터리 체인점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젊은 요리사 들이 특색있는 음식점을 오픈하면서 신촌의 먹거리들이 새 옷을 입고 있는 점은 반길만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신촌의 발전과 상권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도는 물론 상인들의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초당쌈밥을 비롯해 신촌에서도 명물 음식점 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아 100년 식당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기를 김사장은 소망한다.
초당쌈밥 예약 문의 02-353-0537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