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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무료급식소 운영해 온 백련자비원
sdmnews 옥현영 차장
2011-05-31 18:08
21세기 봉사회 기금으로 100인분 식사 대접
설산스님, 30년째 동거부부 무료결혼식 1000쌍 화촉
10월 일본과 합동으로 위령제 지내기도
어버이날을 앞둔 지난 9일 백련자비원에는 점심을 기다리는 어르신들로 분주하다.
백련자비원을 10년넘게 운영해 온 설산스님.

백련자비원(이설산 스님)의 점심시간. 어르신 50여분이 식탁에 둘러앉아 김이 오르는 식판을 기다린다.

올해로 10년째 매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벌어지는 모습이다. 식판에 하얀 밥을 담고 국을 푸고 밥상을 나르는 봉사는 21세기 봉사회 회원 50여명이 도맡는다. 그나마 수요일과 목요일은 인근 교회에서도 점심을 제공하고 있어 백련자비원은 조금 한가한 편이다. 보통때는 100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자비원의 점심으로 한끼를 해결한다.

설산스님이 백련자비원의 문을 열게 된 것은 안정적인 급식소를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백련자비원이 문을 열기 전 어르신들에게 파고다나 종묘공원에서 무료점심을 대접하곤 했었다. 그러나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공원측에서 꺼려했고 좋은일 하면서 다른이에게 피해주기 싫어 가게를 얻고 다녔다.

『빈 곳이 있다 해서 가보면 주인들이 뭐할거냐 묻더군요. 무료 급식소 하려 한다면 다들 고개를 저었습니다. 건물값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죠』
그러던 중 지금 건물의 주인이 선뜻 백련자비원에 건물을 내 주었다. 그것도 무료로 쓸수 있도록 배려해 준 덕분에 지금까지 편안히 급식소가 운영됐다.

급식소 운영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은 봉사회 회원들이 조금씩 보탠 회비가 쓰여지고 모자라는 부분은 설산스님이 충당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한달에 한 번 이발해 주러 봉사오시는 분들도 있고, 일흔이 넘는 분도 봉사를 자청하며 자비원에 오기도 한다. 종교도 다양하다. 꼭 불교신자뿐 아니라 기독교 천주교 신자들도 백련자비원의 봉사를 자청한다.
설산스님은 백련자비원이 남녀노소의 경계나 종교의 다름을 뛰어넘는 참 선행의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몇일 전 지나간 어버이날에는 식사하러 오는 어르신께 꽃도 달아 드리고 막걸리도 대접했다.
설산스님은 현재 서대문구 사암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또 자녀목 등 4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영화배우이기도 하고 10여권 이상의 에세이와 , 소설, 잠언집 등을 집필한 작가이기도 하다.
뿐만아니다.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 동거부부의 무료결혼식을 올해로 30여년간 해주기도 했다.
『한번에 5-6쌍씩 결혼식을 올려주다 보니 벌써 30년이 됐네요. 서대문에는 혼례를 올릴 만한 공간이 없어 중구 구민회관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세월인지라 벌써 1000쌍이 넘는 부부들이 설산스님에 의해 부부의 가약을 맺었다. 또 결혼을 못하고 생을 달리한 처녀 총각들의 영혼결혼식도 무료로 해주고 있다.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짝도 없이 이생을 떠난 이들의 혼을 달래주자는 의도로 시작했습니다. 가족들의 위안도 되고 천도제를 겸하고 있고, 그때 맺은 사돈끼리 지금까지 만나는 분들도 있지요』

10년째 10월이면 독립공원에서 일본스님과 합동으로 2815명에 대한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일본에서 온 학생들과 국내 주민들이 참여한다. 올해도 둘째주 토요일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몇일전 지나간 석가탄신일을 맞아 설산스님은 다음과 같은 마음을 전한다.
『이웃을 돌아보는 날이 됐으면 합니다. 어렵고 힘든 소외당한 사람이 너무 많은데 우리는 너무 자신에게만 연연하면서 삽니다. 누구나 알몸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떠납니다. 마음을 열고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마음을 갖길 바랍니다』

<옥현영 차장>


이번호부터는 설산스님의 수필집 「마지막 입는 옷엔 주머니가 없네」를 연재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애독 부탁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