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인터뷰
People& People 김경민 인왕중학교 교사
sdmnews 신진수 기자
2011-05-31 17:48
시각장애 딛고 대학교 조기수석 졸업 인왕중 영어교사 부임
팝송, 영어라디오 등 즐거운 공부 중요 " 왕도는 없다"
김원기 교장 "교육으로 할 수 없는 인성교육의 산실 자랑스러워"
김경민 교사와 항상 함께하는 맹인견 미담이.
수업준비를 하고 있는 김경민 교사
시각장애를 안고 있지만 당당히 일반인들과 경쟁해 임용고시를 통과하고 인왕중학교 영어교사로 부임한 김경민(24)교사의 이야기가 지역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선천성 녹내장이라는 장애로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잔존시력마저 잃고 방황에 빠져 사춘기 시절을 보냈던 김 교사. 하지만 시력장애마저도 교사가 되고자 하는 김 씨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 수준이 높은 외국과는 달리 장애인들이 공부하기에는 턱없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주변 친구들과 지인의 도움으로 숙명여자대학교 문과대학을 7학기 만에 조기 졸업, 그것도 일반인들도 힘든 수석 졸업의 영광을 안으며 김 씨의 교사의 꿈은 이뤄졌다.

『지금도 교사로 부임한 것이 실감나지 않아요. 기쁠 따름이죠. 반면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부담금이 크기도 해요』라며 부임 소감을 전한 김 교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대학교 시절을 이야기 했다.

『우리나라에서 시각장애인들이 공부하기란 쉽지 않아요. 우선 점자나 청독할 수 있는 교과서가 마련되지 않아 친구나 봉사자의 도움으로 워드로 다시 한 번 작업을 하고 점자 변환기를 통해서 공부를 해야 돼요. 당시 도와줬던 친구들이 없었다면 조기졸업은 커녕 졸업조차 힘들었을 거예요』라며 감사의 뜻을 전한 김 교사.

김 교사는 부족한 교재 탓에도 불구하고 영어공부를 위해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몰입했다고 한다.
『공부에 왕도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팝송 많이 듣고, 영어 라디오를 자주 들으면서 즐겁게 공부했던 것 같아요. 학생들에게도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 알려주는 편이고요.』
비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단에 선다는 용기가 쉽지 않았지만 김 교사는 학교와 학생들의 배려로 이제는 인왕중학교의 자랑스러운 교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왕중학교 김원기 교장은 『김경민 선생님이 인왕중학교로 부임했을 때 스스로 「하느님이 보내준 선물이다」는 생각을 했다. 장애를 딛고 교사로 부임한 인생이야기 자체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고, 학생들로 하여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하고 있어 교육으로도 할 수 없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는 김 교사에 고마울 따름이다』며 『움츠려 들지 말지 당당하게 교단에 서는 모습이 제일 아름다우며, 언제나 꿈을 잃지 말고 자신 있게 생활해 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 교사는 학생과 제자 사이를 넘어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자 역할까지도 해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전한다.

『가끔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나도 했는데 니들이 왜 할 수 없니? 너희도 할 수 있어. 힘을 내봐」라는 이야기를 해주곤 하는데 딱딱한 교사와 제자사이를 넘어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지금 학생들 나이에 생각했던 것들, 이겨내는 방법들을 이야기 하며, 학생들과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