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볼 수 없어 점자나 청독(聽讀)을 통해서만 독서가 가능했던 시각장애인들이 스마트 폰을 이용해 시간, 장소 제약 없이 독서가 가능해져 희소식을 전했다. 지난 29일 개관한 영광시각장애인 모바일점자도서관(관장 박광재, 이하 모바일점자도서관)이 그것.
북아현동 소재 서대문장애인복지관 뒤편에 마련된 모바일점자도서관은 시각장애인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다운 받은 앱(App)을 인증할 수 있는 서버 컴퓨터가 마련돼 있어 이 서버를 통한 인증으로 청독 서비스 앱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설계됐다.
그동안 시각장애인들은 독서를 위해서 점자도서관을 방문하거나 봉사자들이 직접 타이핑한 청독 도서를 통해서 독서가 가능해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모바일점자도서관이 개관함에 따라 시각장애인들에게도 8000여권의 청독 도서를 마음껏 독서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모바일점자도서관은 아이폰에서만 가능한 보이스오버(Voice over, 스크린 터치 음성기능) 기능을 기반으로 연세대학교 학생벤처기업 (주)알마테르가 아이폰 운영체제인 아이오에스(IOS4.2)에 알맞은 서비스 앱을 개발, 시각장애인협회 서대문구지회에 기증함에 따라 가능해져 민·학 협력체제에 또 다른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개관식에는 문석진 구청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정두언 국회의원, 민주당 우상호, 김영호 위원장, 김태희, 조상호 시의원, 황춘하 구의장, 김호진, 류상호, 정안순, 홍길식 구의원,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서울시지부 이강태 지부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박광재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시각장애인이 느꼈던 독서의 한계를 모바일점자도서관이 해소할 수 있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아이폰을 통한 청독은 연세대학교 이상훈 지도교수 및 (주)알마테르 학생벤처기업 관계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모든 시각장애인들의 염원으로 가히 세계최초의 업적을 남길 수 있게 된 것 또한 기쁨으로 생각한다』며 『꿈을 이뤘다는 생각보다는 꿈을 이루기 위한 출발점에 섰다는 기분으로 앞으로 보다 명랑한 목소리로 장애인들이 청독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축사에서 내빈들은 모두 입을 모아 『시각장애인 편의증진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해 죄송함을 느끼며, 시각장애인들이 편히 생활할 수 있는 서대문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모바일점자도서관이 개관하기까지 사재를 털어가면서 노력해 준 박광재 회장과 연대 학생벤처기업에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전했다.
Interview/한국시각장애인협회 서대문지회 박광재 지회장
“시각장애인 전용 앱 개발로 모바일도서관 가능”
아이폰 ‘보이스오버’ 기능에 저작권보호 위한 DRM 기술 접목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경상경비 사비로 충당, 구 지원 절실
시각장애인들의 염원을 담은 「모바일점자도서관」이 개관하기까지에는 박광재 서대문시각장애인지회장의 오랜 끈기와 집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비 출자를 마다하지 않고 시각장애인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독서가 가능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장을 개척한 박 지회장을 만나 그동안 노고에 대해서 들어 보았다.
<편집자주>
<-시각장애인협회 박광재 회장
□ 모바일점자도서관 개관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소감 한 말씀.
■ 무엇보다 기쁘다는 말과 동시에 이제 시작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모바일점자도서관이 개관하기까지 청독 도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준 봉사자들과 연세대학교 이상훈 지도교수, (주)알마테르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시각장애인들의 염원이 담긴 모바일점자도서관이 개관함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됐고, 독서를 통한 더 많은 마음의 양식을 쌓아가길 바란다.
□ 모바일점자도서관 운영시스템 운영은?
■ 모바일점자도서관은 스마트폰, 특히 아이폰이 널리 보급됨에 따라 어플리케이션(App)을 다운받아 모바일점자도서관 서버를 통해 시각장애인임을 인증 받아 무료로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당초 모바일점자도서관을 준비하면서 저작권과 관련해 그동안 시각장애인에게 제공되는 도서물의 텍스트 납본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는 보안상 취약점 때문에 유보돼 왔던 문제를 (주)알마테르에서 시각장애인 전용 앱을 개발해 배타적으로 서비스 될 수 있도록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저작권 관리 시스템) 기술을 적용, 외부로 도서가 유출되는 문제를 보완함에 따라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모바일점자도서관 운영이 가능해졌다. 모바일점자도서관에서는 8000여권의 도서를 이용할 수 있으며,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독서를 가능하게 한 시각장애인 모바일 접근성의 전형적인 모델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 스마트 폰 사용 또한 어려움이 있지 않은가?
■ 모바일점자도서관 앱을 이용할 수 있는 아이폰의 경우는 화면을 터치 했을 때 음성으로 터치한 부분을 읽어 주는 보이스오버 기능이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함에 불편함이 없다. 연대 학생벤처기업 (주)알마테르에서는 이러한 아이폰의 보이스오버 기능을 기반으로 청독이 가능한 앱을 개발했으며, 시각장애인에 한해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문제는 아이폰과 다른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스마트 폰에서의 활용이다. 아이폰은 현재 아이오에스(IOS4.2) 운영체제로 구동되지만 안드로이드OS 체제로 구동하는 갤럭시S나 옴니아 폰 등에는 보이스오버 기능이 없어 이를 추가한 앱을 개발 중에 있다.
□ (주)알마테르와의 인연은 어떻게 되는가?
■ 모바일점자도서관을 준비하면서 기업체에 앱 개발 견적을 받아보니 2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요구했다. 그러던 찰라 (박 회장이 운영하는 맹인안마시술소) 고객 중에 연세대학교 교수님 한분이 연대 내 전자공학부 학생들에게 봉사 요청을 해봄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고, 결국 연대 학장님이 이상훈 교수와 매칭 될 수 있도록 주선해줬다. 이 교수 지도 아래 (주)알마테르 학생벤처기업에서 봉사하겠다는 학생들이 주축 돼 앱을 개발해서 지회에 무료로 기증했다.
□ 구에서는 어떤 지원이 있었는가?
■ 제일 아쉬운 부분이며, 한편으로 제일 절실한 부분이 구 지원이다. 지자체 예산이 부족해 그동안 모바일 점자도서관이 개관하기까지 많은 도움을 받지 못했는데 앞으로 운영함에 있어 구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주)벽산엔지니어링에서 서버 비용 500만원을 지원했고, (주)알마테르에서 무료로 앱을 기증해 오늘 개관식을 가질 수 있었다.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필요한 기본적인 경상경비는 사비로 충당하고 있어 자치단체의 기본적 지원이 간절하다.
□ 끝으로 회원들에게 한 말씀.
■ 앞서 말했듯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점차 발전하는 모바일점자도서관을 만들어 갈 것이다. 우선 청독할 때 도서를 읽어주는 기계음이 명랑하지 못한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보다 나은 여건에서 청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더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점차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 모바일점자도서관을 통해서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마음의 양식을 쌓아 가는데 기여하길 바란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