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다니다 보면 정치인들이 인사말을 통해 「행복」이라거나 「복지」라는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는 예전과 달리 인간의 「삶의 질」에 대한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반증해 주는 예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계획하고 만들어 가는 복지와 실제 주민들이 느끼는 복지에는 커다란 공백이 있다.
한참 언론에서 대한민국 출산율이 세계 최하위라고 보도할 즈음 어디를 가나 「출산장려를 위한 복지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거나 「여성들의 출산을 위한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들이 쏟아져나왔다. 이에 대한 반향으로 국공립이나 민간의 경우 셋째아에게만 지원하던 보육료를 둘째아이로 확대했고, 그러면서 셋째아에 대한 보육료 지원이 자연스레 줄었다. 또 아이사랑카드를 만들어 시에서 운영하는 문화공간에 할인혜택을 준다거나 다둥이를 둔 가구에는 주차 무료혜택이 제공한다는 제안도 쏟아졌다.
또 확인되지 않은 소식통으로 셋째아이는 대학까지 학비가 지원된다는 둥, 셋째를 낳으면 나라에서 목돈을 준다는 둥 마치 로또당첨같은 루머들과 더불어 아들이 셋이면 하나는 군입대를 면제해 준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그래서일까?
아들 셋을 둔 나는 종종 난처하거나 때론 황당한 질문들을 받게 된다.
예를 들면 『셋째한테는 혜택이 많지요?』 라는 상식선상의 질문에서부터 『얼마나 나와요?』라는 무례한 질문과 더불어 『셋째까지 낳았으니 팔자 폈지뭐』이런 황당무개한 부러움까지 3종세트로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서대문에 살면서 아들 셋을 키우는 나는 정작 보육료 중 10만원을 지원받고 있을 뿐이다. 과거 큰 아이를 키우던 10여년 전엔 그래도 셋째에겐 보육료 전액 감면 혜택이 있었다면 오히려 그 혜택이란 것이 줄어든 폭이다.
뿐만아니라 여성복지부가 만든 아이사랑 카드로 주차할인혜택을 받아본 경험도 없고, 아이셋을 이끌고 문화행사에 참관하며 다둥이의 즐거움을 누려본 적도 없다. 정보의 부족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런 혜택을 제공하는 곳이 소수로 한정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앞으로는 더 개선된 출산 관련 복지정책들이 마련되겠지만 결정된 시점 이후부터 발효되는 우리나라 법의 성격상 나는 앞으로도 특별한 혜택없이 아이를 혼자힘으로 씩씩하게 키워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치인과 일반인이 느끼는 복지의 거리감이리라.
순간순간의 인기몰이를 위한 정책이 아닌 작더라도 현실적인 대안들이 제시된다면 아마도 이같은 거리감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윗턱 깎아 아래턱 맞추는 복지정책은 공연하고 불필요한 오해만 불러올 뿐이다.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