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외부의 힘에 따라 무한 조절이 가능한 「흙」. 그렇지만 자기만의 성질을 절대 잃지 않고 혹은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해 아름다운 작품으로 거듭나는 것이 바로 「흙」의 매력이다. 뿐만아니라 표현력이 부족한 장애인들과의 원활한 대화창구로도 흙이 이용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홍익도예연구소(소장 이인진/이하 홍익도예)는 서대문 장애인 복지관, 밀알학교 등과 인연을 맺고 도예교실을 적극 지원하는 등 7년째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장애인들에게 「흙」은 세상과 소통하는 또하나의 언어이자 세상으로 나가는 「문」인 셈이다. 세계각국의 전통, 현대 도예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홍익도예는 장애인들에게 문화적인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단체가 아닌 여러 단체들이 힘을 합해 조금씩 규모가 커지다 보면 국제적인 문화교류도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적 속내도 담겨 있다.
지난 11월 17일부터 25일까지는 밀알학교에서 아이들이 수업시간을 통해 만든 작품들을 하나하나 모아 제법 전시회다운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홍익대학교에서 도예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만들어놓은 기본적인 형태에 흙을 덧붙이거나 새기고 파내 완성된 작품들에는 전문가의 완성품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자유로움과 톡톡튀는 감각이 느껴진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한 아이들이 도예를 통해 자신을 표출해 나가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얻는 모습도 보람중 하나.
오유림 자원봉사자는 『우리보다 단지 더딜뿐인데 가능성조차 고려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는 반성의 마음이 든다』고 그간의 소회를 털어놓는다. 도예가 장애를 어느정도 치유해 내는지 의학이나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장애인들이 손을 움직이는 활동을 통해 신체의 기능들이 조금씩 호전되기를 홍익도예연구소팀은 희망한다.
『봉사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나도 행복하고 즐거워지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장애친구들과 흙을 통한 교류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나고 좋다』고 말하는 이석주 연구원. 덩달아 함께 흙을 주무르기만 해도 신이 날 것 같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인의 벽을 허문다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더라도 흙이라는 재료를 통해 상호교류를 하다보면 어느덧 「인간」으로서의 사랑을 먼저 깨닿게 된다. 작품 하나하나가 모여 세계속에 내놓을 수 있는 날을 꿈꾸는 홍익도예연구소. 그들의 손길이 아름답다.
Interview/ 이인진 연구소장
세계 각국의 전통·현대도예 분석·연구
장애인과 비장애인거리 좁힐 수 있는 도예사업 늘어나길
흙을 사랑해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이인진 소장. 그가 인생을 살며 사명감처럼 느끼는 일은 다름다닌 봉사였다. 그 마음 하나로 복지단체와 연을 맺고 도예교실을 지원해온지 7년째. 그의 삶속에 도예는, 또 봉사는 어떤 의미일까?<편집자주>
□ 홍익도예연구소의 설립목적과 하는 일은?
■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전통, 현대도예 등 도예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수집과 자료분석·연구를 위해 설립됐다. 연구 결과는 논문, 보고서, 인터넷 컨텐츠 등으로 도예전공학생, 작가, 교육자, 관련 전문가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외 작가, 전공교수 등의 세미나, 국제 워크샵 등을 주최해 우리나라 도예의 세계화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 또한 다각적인 수익사업으로 본교 도예전공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최신설비 등의 도입을 통해 우수한 교육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봉사활동시 어려운 점은?
■장애인들이다 보니 무엇이든 조심스럽다. 재정적 부담감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표현 할 수 있도록 그들만의 방법으로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중이다. 자칫 우리의 기준과 시각으로 그들을 묶어놓지 않기 위해 노력중이다.
□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도예가 주는 좋은점이 있다면?
■ 흙을 만지는 것만으로 상태가 호전된다는 것은 검증되지 않았지만 손을 자꾸 움직이다 보면 신체기능을 향상시키고 정상인과 함께 함으로써 사회에 한발 가까이 다가서기를 바랄 뿐이다. 작품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창조력을 기를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
■ 예술치료측면에서 도예활동이 장애인에게는 신체기능 향상, 자기표현 및 창조력 증진의 심리적인 효과, 장애인식개선 등 사회적 효과로서의 의미를 지닌 프로그램이다.앞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거리를 더욱 좁혀 나가는 작지만 큰 도예사업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