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정책토론회 서대문 톡(talk)은 「연세로를 걷는다. 우리가 원하는 신촌은?」이라는 주제로 관계 공무원이 아닌 대학생과 시민단체 35명이 함께 했다. 특히 여섯번째 정책토론은 내달 12일 연세로와 신촌 로터리 일대에서 시범 운영 예정인 「차 없는 거리」시행에 앞서 대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로 진행됐다.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서강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등 관내 4개 대학교 학생 16명과 시민단체 「우리가 그린 신촌」 관계자 6명, 「희망제작소」와 구 정책기획위원 4명 등을 포함해 해당 부서 국·과장과 함께 논의된 금번 토론회에서는 신촌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과 문제제기, 건의사항, 문화가 있는 신촌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 제안 등으로 이뤄졌다.
문석진 구청장은 『신촌의 잠재력은 젊음과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흥가로 전락하면서 신촌만의 색깔을 잃어 버렸다. 오늘은 신촌의 실질적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신촌 일대의 대학생들과 소통을 통해서 새로운 신촌을 만들어 보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신촌을 문화의 광장으로 활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신촌 상권화가 활성화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젊은 생각들을 쏟아 주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 문화가 있는 신촌 만들기
신촌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생들은 이날 토론에서 젊은 대학문화를 만들기 위한 신촌지역 시설개선과 더불어 문화콘텐츠 확보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뜻을 전했다.
연세대학교 윤성진 씨는 『신촌일대는 복잡한 상가로 인해 답답해 보인다. 특히 신촌로가 시작되는 연대 앞 굴다리에서 신촌역까지가 지상화 돼 있어 더 그런데 이를 지하화 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곳을 공원이나 녹지로 조성한다면 신촌의 쉼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하고 질의했으며 서강대학교 총동아리 연합회 김윤경 회장은 『구에서 이대까지 문화거리를 운영하고 있다. 명물거리를 인근 홍대까지 연결해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조명우 부구청장은 『지하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이는 철도청 소관으로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 내 정치인들의 제일 공약 사항이기도 하며,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으니 추이를 지켜보자』고 답했다.
또 문화거리를 홍대까지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신촌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차 없는 거리」를 연세로에서 신촌로터리 구간과, 현대백화점 창천공원에서 신촌역사 등에서 진행할 계획인데, 이를 홍대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 거리 연장부분도 추후 협의 하겠다』고 말했다.
시설 개선 제안과 더불어 문화콘텐츠 확보 방안도 논의도 됐다.
추계예술대학교 김나정 씨는 『추계예대에서는 학교와 학과 홍보차원에서 다양한 문화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신촌에서는 공연을 진행한 적이 없는데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신촌에서 공연을 펼쳐 구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보탬이 되고 싶다. 어떤 지원이 가능한가?』 질의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이설악 씨도 『자칫 대학교 동아리 공연은 그들만의 축제로 끝나기 쉽다. 각각 진행하기 보다는 대학교 동아리 연합회체제로 운영하면 훨씬 큰 시너지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구에서 지원이 가능한가?』하고 물었다.
이에 대해 임진숙 문화복지국장은 『구에서는 이대 앞 예스apm과 창천어린공원, 신촌 밀리오레 광장 등에 문화 공연장을 마련해 공연을 지원, 운영하고 있다. 매월 1~3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인디밴드 공연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이곳 이외에도 구에서는 문화공연이 가능한 팀들에게 구청 대강당, 홍제천변 등에 문화 공연장을 지원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서강대학교 총동아리 연합회 김윤경 회장이 『이미 연세대학교 총동아리 연합회에서 관내 8개 대학교 동아리 연합 체제를 구성했다. 매주 금요일 창천어린이 공원에서 공연이 이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차 없는 거리 시범 운영
구 관계자는 이날 토론에서 대학가 축제기간에 맞춰 종전에 계획한 「차 없는 거리 시범운영」 계획을 전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서강대학교 김윤경 회장은 『신촌은 교통난이 심각한데, 이는 주차시설이 부족한 것에서 기인하는 현상이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고, 더불어 보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보행로를 확보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구에서 추진하는 「차 없는 거리」는 신촌을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는 뜻을 전하자, 조명우 부구청장은 『학술지 연구 자료에 따르면 차가 다니지 않는 거리에 보행로를 확보함으로써 인근 상권이 더 활발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개인 재산권과 관련해 인근 상인들의 반대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래서 구는 오는 5월 12일 각 대학교 축제 시즌에 맞춰 차 없는 거리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고자 한다. 울타리 내에서 이뤄지는 대학 축제를 거리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각 대학들의 축제들이 신촌에 모여 더 큰 문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희망제작소 박상현 씨는 『상인들의 반대를 뚫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부산은 현재 차 없는 거리 대신 인도와 차도가 구분 없는 보행자 우선도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신촌에도 도입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5월12일 구에서는 차 없는 거리 시범운영의 성공이 우선 가장 중요한 과제다.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우선돼야 하므로 많이 참여해 주길 바란다. 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촌 활성화 정책은 관 주도적으로 운영하지 않을 것이다. 주체, 수요자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그들이 원하고, 참여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 신촌의 주인이 학생들인 만큼 적극적인 아이디어 제공과 더불어 많은 참여 부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근본적인 문제제기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은 『신촌의 주체가 대학생이고, 「젊음」을 테마로 하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문화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며 구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에 대해 문제를 제기 했다.
연세대학교 권지웅 씨는 『구에서 신촌활성화를 위한 사업 계획을 살펴보면 외국인 유치를 위한 여러 가지가 계획돼 있다. 하지만 누가 문화 공연을 볼 것인가에 대한 관점 보다는 누가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대학로를 들을 수 있다. 대학로는 연극 공연을 위한 여러 단체들이 문화 거리를 조성함으로써 그에 따른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신촌 또한 마찬가지다. 구에서 젊음, 대학을 추진목표로 삼았다면 그에 맞는 문화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이라고 주장했으며, 연세대학교 박태윤 씨도 『구에서 계획하고 있는 「신촌만의 특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다. 신촌의 여러 공연 동아리와 단체들이 홍대나 대학로로 나가서 공연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신촌의 가장 큰 특징은 대학가가 밀집돼 있다는 것이다. 신촌 내에 있는 동아리와 공연단체들의 문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석진 구청장은 『신촌 특화가 목적이 아니다. 신촌 전체를 문화의 광장으로 만들어 가자는 취지에서 사용한 용어 일뿐이다. 신촌을 문화 광장으로 만들어 가는대 필요한 문화 콘텐츠 확보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며, 대학들의 협조가 적극적으로 필요한 사항이다』고 답했다.
한편, 구 기본계획에 대한 문제제기와 더불어 신촌이 활성화 될 수 없었던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함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가 그린 신촌 조연호 대표는 『홍대에 문화 예술가들이 모여 운집 할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부분이 바로 부동산 가격이다. 신촌 문화가 부흥했을 무렵 상권이 활성화 됐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에 따라 가난한 문화 예술가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문화공연을 할 수 있었던 홍대로 이동 하게 됐고, 현재 홍대도 과거 신촌과 같은 효과로 인해 다른 곳으로 문화 예술가들이 떠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로 홍대에서 한창 유행했던 「클럽데이」가 지금은 사라진 것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며 『부동산 가격에 대한 안정적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희망제작소 홍선 센터장도 『희망제작소에서는 여러 가지 공모 사업을 통해 신촌을 활성화 시킬 방안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실제로 관내 유휴 공간을 예술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신촌 포럼 등을 기획해 제안한 바 있는데 이러한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앞서 잠깐 논의 됐던 부동산 가격의 문제 등으로 근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이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 한다』고 주장했다.
◆ 기타 의견
희망제작소 박상현 씨는 문화 예술 공연 기금 지원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박 씨는 『지자체가 금전적으로 지원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상권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 대학교 동아리들은 공연하기 전에 인근 상권을 다니며 지원금을 모금한다. 이를 접목한 하나의 변형 형태로 음식점 수익금 일부를 지원금으로 적립하는 형태를 도입해 지원하는 방안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이화여자대학교 강선구 씨는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취업이라고 생각한다. 김치 박물관이나 인삼거리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잡(job) 카페」나 「사회적 기업 거리」 등을 조성함으로써 대학생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 서대문구만의 특색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 했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원유림 씨는 『신촌을 아예 맛 집으로 특화 하는 방안은 어떤가? 또, 관내 대학생들이 참여해 신촌에 그림을 그리도록 해서 동화 같은 마을을 만들어 보는 것도 신선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또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정준영 회장은 『신촌 일대에 키스방 등 유사 성매매 업소가 활개를 치고 있다. 대학가로서 전혀 어울릴 수 없다. 구에서 시급하게 단속해 주길 바란다』고 건의했으며 임진숙 국장은 『4월 유사 성매매 업소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일제히 경찰 고발조치할 예정이다. 곳곳에 있는 유사 성매매 업소에 대한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신고 부탁한다』고 답했고, 조명우 부구청장은 『유사 성매매 업소와 더불어 구에서는 흔히 말하는 러브모텔에 대한 문제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촌을 젊음의 거리로 활용함에 있어 러브 모텔의 수를 줄이기 위해 체계적으로 격을 상향하는 방안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