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손끝에서 다시 태어나다” 깡통의 화려한 변신
sdmnews 옥현영 차장
2011-04-06 17:43
북한산지킴이 이진원 회장 4개월간 200여점 만들어
작업실에 만개한 향기없는 꽃, ‘작은 전시회’계획
이진원 회장의 작업실에 가득찬 캔 재활용 작품들.
이진원 회장의 작업실에 전시된 작품들
이진원 회장의 작업실에 전시된 작품들
액자에 만든 꽃들이다
이진원 회장이 캔을 활용해 꽃을 만드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북한산 자락을 살포시 밟고 앉은 마을 홍은1동 호박골에도 여지없이 봄은 찾아왔다.
그 봄기운을 맞으며 찾아간 이진원 씨(북한산지킴이 회장)의 작업실에는 때아닌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지난 11월부터부터 최근까지 음료수 캔과 병뚜껑 등을 이용해 틈틈이 꽃을 만들어 온 것이 어느덧 200여점이 됐다고 밝히는 이진원 회장.

『지난 8년간 북한산지킴이 활동을 하며 함께 야생화 꽃밭을 일궈오던 회원들에게 생일 선물로 하나씩 주려고 만들다 보니 점점 꽃도 커지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한점 한점 만들다 보니 어느덧 200점이 넘는 꽃을 만들게 됐다』는 그는 겨우내 저녁시간은 약속도 잡지 않고 매일 작업을 했다고 덧붙인다.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한작품을 만드는데 적게는 6시간에서 많게는 8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작품 하나하나에는 무엇보다 깊은 애정과 노력이 깃들어 있다.
『처음에는 병뚜껑을 이용해 국화꽃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한 송이를 만들어 작은 약병에 꽂아 선물했지요. 그랬더니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는 몇 송이를 묶어 화분을 사다 심었는데 화분값이 너무 많이 드는거에요. 그래서 산에 올라갈 때마다 고사목 조각들어 주워와 손질해 거기에 심었더니 또 색다른 운치가 납디다』

정말 그의 말처럼 거북이도 같고 새도 같은 고사목 화분 위에 이끼를 덮고 피어있는 모습은 이미 버려진 캔이 아닌 아름다운 꽃의 자태를 띠고 있다. 꽃들의 종류다 다양하다. 처음에는 국화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코스모스와 장미, 원추리, 금낭화부터 극락조화까지 다양한 꽃은 물론 나무 위에 살포시 올라선 새모양까지 만들게 됐다.

『극락조화는 아내의 제안으로 만들어 봤는데 의외로 멋진 모양이 돼서 기뻤다』는 이회장은 버려지는 캔과 병뚜껑들이 아까워 만들기 시작한 꽃만들기 작업을 통해 새롭게 꽃에 대한 사랑을 느낀다고 털어놓는다. 지금은 아내와 함께 작품을 만들곤 하는데 섬세한 작업이다 보니 만들기 시작하면 시간가는줄 모른다.
『접착제도 2종류를 써야 해요. 겉에 묻어나지 않게 하려면 정교한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장인의 마음으로 한 조각 한 조각 붙여만든 세상에서 하나뿐인 재활용 꽃은 그동안 이진원 회장이 추진 해 온 호박골의 야생화 동산 조성과도 무관치 않다.

현재 3000평 규모의 야생화 밭과 더불어 2000평 가까운 동산에는 지난해 감나무 300주를 심은데 이어 올해 엄나무 500주와 명문동 500주, 사철나무 200주를 더 심었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인근 어르신들과 손주가 손잡고 놀러올 수 있는 동산을 만들고자 시작한 일이었는데 하다 보니 올해는 서대문구가 추진중인 마을기업의 예비심사에서 「꽃피는 호박골」사업이 1위에 선정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지난 2007년 제1회 참살기좋은마을가꾸기 전국 콘테스트 동상 수상, 전국주민자치센터 박람회 공동체 분야 장려상 수상, 서울지역혁신 우수사례발표대회 최우수구 선정, 서울시 주민자치센터 일반운영분야 최우수구 선정, 서대문구 주민자치센터 종합운영평가 최우수동 선정 등의 수상이력을 갖게되는 원동력이 됐다.

이 곳에 앞으로는 아이들이 놀러 올 수 있도록 새와 토끼 등을 키울 수 있는 작은 동물농장을 꾸려볼 계획인 이회장. 그는 지인들의 권유로 4월이나 5월쯤 조그맣게 나마 전시회를 해볼 계획도 세우고 있다.
『처음부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전시회를 가져보라는 지인의 권유로 한번 도전해 볼까 한다』는 그는 『버려진 깡통이었지만 내 손에서 다시 꽃으로 환생할 수 있었던 것처럼 조그만 관심과 정성이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한걸음 씩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그가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꽃 화분들처럼 말이다.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