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대문구가 마련한 블루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시작부터 『황당』일색이었다.
일단 그 첫 번째 과제로 주어진 개미마을 관련 간담회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개미마을의 현지 주민들은 간담회 개최여부조차 알지 못했다. 또 어찌어찌 간담회 개최 소식을 듣고 현장에 참석하기 위해 온 주민들은 물론, 취재진에게 공무원들이 퇴장을 요구하면서 간담회는 시작도 하기 전부터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아마도 담당부서는 주민들이 간담회 장소로 몰려올것이라는 예측을 못했을 것이고, 또 현장에 참석한 교수진과 학생들도 육두문자가 오가는 현장분위기가 놀랍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작된 간담회에 대해 조명우 부구청장은 『서대문구가 소통, 개방하는 정책구현을 위해 대학의 인적자원을 발굴, 아이디어를 공모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소통해야 할 주민과의 대화는 전무했음을 실토하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사전준비 미흡과 진행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블루 프로젝트가 대학을 대상으로 한 공모성격인지, 아니면 전문가의 아이디어를 구하는 자리인지 정확한 목적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루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이 끝난 후 개미마을의 현황보고가 마무리 되자 사회를 맡은 담당과장은 질의 응답시간도 없이 서둘러 간담회를 마무리 지으려 했고, 이에 부구청장이 『질문을 받자』고 제의하자 당연한 수순인 듯 불만이 봇물 터지듯 제기됐다.
수차례 전화를 통해 간담회에 참석해 달라고 해 2시간 넘는 거리를 달려온 학생들에게 30분도 못미치는 설명을 듣고 공모에 참가하라는 것도 그렇지만 서대문구의 기념비적 사업이 될 것이라는 원대한 포부와는 달리 사전준비가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지적 일색이었다. 먼저 도시개발이라는 과제는 일단 거주주민 현황파악이나 개발상황에 대한 개요, 또 관련 법령에 대한 설명과 자료 공개는 물론 주민들의 사전 의견을 수렴한 후 진행돼야 함에도 기본적인 원칙조차 무시됐다는 것이다.
블루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짓는데만 이틀이 걸렸다는 관계자의 열정이 왜 단 하루도 주민과의 소통에는 발휘되지 못했는지도 의문으로 남았다.
게다가 가벼운 분위기에서 진행하겠다고 농담을 섞어 설명을 한 팀장에게는 『학생들 상대로 농담이나 하자는 거냐? 진지하게 설명해 달라』는 모 교수의 따끔한 질책까지 돌아가는 상황이 됐다. 결국 질의 응답은 부구청장이 건건이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은 씁쓸함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간담회 이전부터 취재를 막았던 담당과 한 공무원은 『그러니까 취재하지 말라고 했잖아요』라는 말로 이날의 간담회를 정리했다. 그의 말은 마치 『이렇게 엉망될줄 알았으니까 취재하지 말라니까요』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어쨌든 블루프로젝트 1차 간담회는 구의 기념비적인 망신프로젝트로 마무리 됐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압박하는 구청장에게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설득 대신 겉만 그럴싸한 계획으로 환심을 사려는 공무원들의 한탕주의가 불러온 참극이었다.
<옥현영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