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순천시는 「도서관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시설, 규모, 운영이 모범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대표도시다. 서대문구 문석진 구청장도 도서관 사업에 대한 의욕을 가지고 지난 구 조직개편에서 도서관정책팀을 신설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구는 이진아기념도서관과의 연계로 내년부터 본격 진행될 권역별 전문사서 운영 및 각 거점 도서관 특화사업 등 도서관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번호는 두 번째 도서관 사업의 벤치마킹 사례를 살펴보고 앞으로 진행될 도서관사업을 살펴보도록 한다. <편집자주>
01 벤치마킹:「도서관도시」 순천
인구 6000명당 도서관 한 곳
인구 27만명인 전라남도 순천시는 공공도서관 5곳, 시청에 등록된 작은도서관 43곳 등 총 48곳의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인구 6000명당 한 곳의 도서관을 보유한 명실상부한 「도서관의 도시」다.
또, 48개의 공공도서관 및 작은도서관들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순천시민이라면 10분 거리에 있는 작은도서관에서 자신들이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작은 도서관 사업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 내며 정책으로서 각광 받을 무렵부터 지금까지 서대문구를 비롯한 전국 각 자치구에서는 전남 순천시를 찾아 작은 도서관 사업을 벤치마킹 하고 있는 이유다.
「책 읽어 주는 시장님」이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독서와 독서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노관규 순천시장은 『도서관은 빈부 차이, 세대 차이를 뛰어넘어 모든 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곳이다. 어릴 때부터 읽기를 습관화하고 어른이 돼서는 평생학습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다. 품격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곳이다. 중소도시의 경쟁력은 바로 도서관에서 나온다(중앙 SUNDAY 인터뷰 중에서)』고 말할 정도로 도서관 사업에 대한 높은 열의를 가지고 있다.
순천시민들도 도서관을 통해 스스로를 가꾸고 변화시키는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2003년 MBC 방송프로그램 「느낌표」를 통해 건립된 해룡면의 「기적의 도서관」에서는 연간 평균 80~90명의 주민들이 독서지도사, 사회복지사, 방과후선생님, 도서관 운영자 및 사서 등으로 변모해 지역 자원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적의 도서관을 통해 배출된 자원활동가만 500명이 넘는다.
이렇듯 순천시민들에게 있어 작은도서관은 문화공간이며, 사랑방이고, 쉼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주민들의 공간이다.
02 과제: 봉사자 연속성 및 전문성 배양
문고 사서만을 위한 봉사자 발굴 절실
작은도서관 사업이 「옥석」이 될지 「애물단지」가 될지는 얼마큼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운영하고 참여하는가에 달렸다.
다행히 문석진 구청장은 지방선거 공약뿐만 아니라 당선 이후 구 조직개편에서 문화과에 「도서관정책팀」을 신설해 본격적인 정책사업으로 운영할 것을 밝혔으며, 지난 1일 신촌동 지역순방에서는 저출산 문제로 각 학교 교실이 남아도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역 열린도서관을 개설할 것을 밝힌바 있어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고 있는 구민들의 기대감이 높아 가고 있다.
현재 관내 마을 도서관에는 한국도서관협회에서 공모한 기획아이디어 사업에 이진아기념도서관의 전문순회사서 사업이 채택되면서 시범사업으로 순회사서 1명이 주요 마을도서관을 순회하며 기본적인 사서 역할을 교육하고, 문고 장서를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구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부터 순회사서 4명을 채용하고 4대 권역으로 나눠 해당 지역 내 도서관을 전문사서가 관리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도서관정책팀 이동익 팀장은 『내년도 예산에 전문순회사서 4명을 채용하기 위한 예산 2000만원을 편성했다. 전문순회사서 4명은 충현권역(북아현,천연,충현), 연희·가좌권역, 홍은·홍제1권역(홍제1,홍은2), 홍은·홍제2권역(홍제2,3,홍은1) 등 각각의 권역에서 해당 마을 도서관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마을도서관 자원봉사자들을 교육하는 역할도 병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도서관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원봉사자들의 전문성 및 연속성이다. 건물 관리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문고 사서 봉사를 하는 형태가 아닌 문고 사서만을 위한 봉사자들을 발굴,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진아기념도서관에서는 매년 도서관 학교를 통해 독서지도사 자격수업뿐만 아니라 도서관 운영자 및 사서 교육을 진행하면서 전문성을 높이고 있지만 재정적 지원여건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03 대안찾기: 특화된 마을문고
거점 도서관 주제별로 운영
구 도서관정책 팀에서는 내년부터 특화된 마을도서관 사업을 새롭게 시도할 계획이다. 이진아기념도서관 이정수 관장의 제안으로 시도될 예정인 도서관 특화사업은 권역별 거점 도서관을 주제별로 섹션화해 상호대차서비스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도서관정책팀 이동익 팀장은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인 도서관 특화사업은 각 권역별 충현동, 연희동, 홍제1동, 홍제3동 거점 도서관을 ▲사회과학 ▲다문화 ▲자연과학 ▲어린이도서 분야 등으로 특화해 도서구입비의 30%를 주제에 맞는 도서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며 『비록 많지 않은 도서구입비의 30%를 특화된 주제에 맞는 도서로 구입하도록 돼 있어 당장 특화된 도서관이라고 할 수 없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점점 마을도서관이 특화돼 갈 것이다』고 전했다.
이진아기념도서관 이영란 전문사서는 『도서관 특화사업은 각 분야별 깊이 있는 책들을 읽을 수 있는 장점뿐만 아니라 각 도서관 별로 구매 목록 리스트를 작성하는데서 발생하는 목록 겹침 현상을 줄일 수 있어 예산절감 또는 다른 다양한 도서를 구매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에게 듣는다 /김 지 연 순회사서
“사서봉사자의 연속성과 전문성 절대 부족”
열악한 근무여건 봉사자 자주 바뀌어 인수인계 필요
고령의 봉사자 교육조차 힘들어, 일정기준 이상의 봉사자 배치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시범사업으로 지원받고 있는 김지연(28) 순회사서. 각 권역의 거점이 되고 있는 마을 도서관을 순회하고 있는 그녀를 만나 현장에서 느끼는 마을도서관 사업의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해서 들어 보았다. <편집자주>
<-김지연 순회사서
□ 지역에서 순회사서를 하고 있다. 어떤 일을 담당하는가?
■ 마을도서관 업무를 총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거점이 되고 있는 마을도서관을 순회하며, 장서를 관리하고 자원봉사자들에게 도서대출과 관련한 시스템 프로그램교육을 하고 있다.
□ 혼자서 다 관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어떤가?
■솔직히 혼자서 다 해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서봉사를 하고 있는 봉사자들에게 장서 관리하는 방법부터 정리, 사서의 역할, 도서관 운영 등을 교육하고 있지만 쉽게 봉사자들이 바뀌고, 사서봉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어서 자리에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사서 봉사하는 분이 사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이 있는 자치회관 건물을 같이 관리하고 있다든지, 다른 업무를 함께하고 있어 사서봉사에 집중하지 못하는 여건 속에 있다. 도서관을 순회를 하면 일주일만에 다시 그곳으로 오는 시스템인데 항상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 사서 봉사자들의 전문성과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그렇다. 무엇보다도 사서는 도서관 이용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고려하는 역할을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한다. 그만큼 연속성을 갖는다면 많은 장점이 생긴다. 하지만 현재 사서 봉사자의 경우 희망근로를 신청해 오는 고령의 어르신들이거나 흔히 「투잡」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나마 공익근무요원의 경우는 군복무 기간 동안은 교체될 일이 거의 없어 좀 나은 실정이지 그렇지 않은 경우는 봉사자들이 자주 바뀌어 매번 새로 교육해야 해 전문성은 물론 인수인계도 어려워 비효율적이다.
또, 고령의 희망근로 봉사자의 경우는 연세가 많아 컴퓨터를 아예 다루지 못하는 봉사자도 있어 컴퓨터를 이용하는 도서대출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못해 애 먹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봉사자들끼리 최소한의 것들만이라도 인수인계가 잘 된다면 도서관 운영이 조금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 봉사자들이 연속성과 전문성 위해 어떤 대안이 필요한가?
■ 꾸준히 봉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면 연속성과 전문성을 다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주에 봤던 봉사자가 다음 주에는 그만두고 다른 봉사자가 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대부분 급여 문제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한다.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며, 봉사자의 마인드 및 일정 수준 이상의 봉사자를 배치한다면 연속성과 전문성을 가질 수 있다. 예컨대 사서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컴퓨터 활용능력 등이 그것이다.
□ 끝으로 한 말씀.
■사서는 도서관 이용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해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다. 그러기 위해서 전문사서의 배치가 절실하지만 작은도서관에까지 전문사서를 배치하기에는 재정상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사서봉사자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봉사자들이 꾸준히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의 연구가 필요하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