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남가좌1동 수묵산수화반
고은희 기자
2006-05-06 20:35
그리는 것 그 자체로 마음의 평화 얻어
자치센터전시회 출품, 호평 얻어
남가좌1동 수묵산수화반의 수강생들이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수묵화 반을 이끌고 있는 홍기윤 강사

하얀 종이 위에 검은 먹물을 머금은 붓이 움직인다. 먹은 검은색으로만 이뤄져 있지만 그 짙고 옅은 농담에 따라 무궁무진한 다양함으로 변화한다. 그래서인지 한 폭의 산수화를 보고 있으면 어느덧 그 안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남가좌1동 수묵산수화반 홍기윤 강사. 그에게 수묵화를 배우고 있는 남가좌1동 수묵산수화반을 찾았다.

이곳에서 수묵산수화를 배우는 수강생은 모두 14명. 강사인 홍기윤 씨의 가르침에 따라 월요일에 한번 5시부터 2시간동안 수묵화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처음 배우게 되는 것은 먹 구분하기. 검은색으로만 보이는 먹물이지만 농담에 따라 그 색이 10단계로 구분된다. 이 색을 구분하고 다룰 줄 알게되면 사군자 그리기에 돌입한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등 수묵산수화의 기초가 되는 4군자를 다 배워야 십군자를 배울 수 있다. 또 십군자를 배우고 나야 산수화에 입문하게 된다니 백색 종이위에 제대로 자연을 옮길수 있기까지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수화가 어렵다 보니 사군자를 그리고 싶어하는 수강생에게는 선택의 기회를 줍니다』 수묵화를 그리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충분하니 굳이 산수화에 욕심을 낼 필요도 없는 터다. 수업진행방식이 이렇다보니 수강생이 많아도 각기 진도가 다르고 이에 따른 지도도 달라진다.

홍 강사는 『개인지도가 필요한 과목이라 수강생이 많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밝히며 『미숙한 지도에도 회원들이 잘 따라줘서 즐겁게 수업에 임하고 있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남가좌1동 수묵산수화반은 전문작가를 배출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다고. 또 그림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작품을 관람하고 평가하는 시간도 종종 있어 알차게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 얼마 전 개최됐던 서대문자치센터작품전시회에 남가좌1동의 수묵산수화 6점이 출품돼 호평을 받았다. 『남가좌1동에 주민자치센터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시설면에서 열악한 것이 가장 아쉽다』며 『회원이 많아지면 반을 나눠 가르치고 싶지만 장소가 협소하고 여건이 충분하지 못하다. 자치센터가 더 활성화되고 여건이 좋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먹」이 주는 매력을 잘 알고 이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남가좌1동 수묵산수화반. 어려운 환경을 딛고 멋진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Interview/ 홍기윤 강사
중후한 멋 매력인 수묵산수화
자연을 보는 눈 달라지기도


산수화 중 눈이 내린 풍경을 자주 그린다는 홍기윤(55) 씨.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을 주기 떄문이기도 하지만 검은 먹물로 흰 눈을 표현하는 어려운 작업을 거쳐 작품을 완성하고 나면 힘든만큼 더 정이 간다고. 새하얀 눈을 검은 먹으로 표현하는 것, 그 매력에 흠뻑 젖은 홍강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수묵산수화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 선긋기, 면나누기, 진한과 흐림 표현 등 기본적인 과정을 거쳐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후 사군자 그리기, 십군자 그리기, 산수화그리기 등의 단계를 거친다. 산수화는 어렵기 때문에 하고 싶은 사람에게만 지도를 하고 있고, 산수화를 배우지 않는 수강생들은 다시 사군자로 돌아가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배우게 된다. 이런 수업이 어려울 수 있지만 잘 따라와 준다면 수묵화의 참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수묵산수화를 하게 된 계기는?
■ 어려서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었지만 공부를 하기 위해 잠시 중단했었다. 이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미술에 입문해 만화, 상업화, 초상화 등 다양한 미술을 접했다. 그러다 순수미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30대부터는 수묵산수화의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오게 됐다.

□ 수묵산수화의 매력은?
■ 검은 먹이 흰 종이에 스며드는 과정을 보면 그리면서도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한가지 색의 먹 안에 다양한 색이 존재해 사물을 무궁무진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서양화는 화려한 색을 다양하게 써 느낌을 주지만, 동양화는 중후한 맛이 붙어나 볼수록 정감이 가는 것이 매력이다.

□ 보람을 느낄 때는?
■ 회원들이 자연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나무 하나를 그리더라도 빛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지 않더라도 사물을 자세히 보는 버릇이 생겼다. 또 얼마 전 서대문자치센터 전시회에 우리 반에서 6점의 수묵산수화를 출품했다. 특별지도 해 전시회에 걸고 나니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