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재건축사업 현장을 돌아보는 지역순방의 마지막은 홍제3동으로 지난 8일 문석진 구청장은 개미마을조합(추진위원장 김종채)과 비대위(위원장 백학진) 홍제1구역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조합장 송영준)을 방문해 사업에 대한 집행부의 보고를 받았다.
특히, 개미마을조합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육두문자가 난무하는 등 지역순방 사상 유래 없는 파행을 겪었으면서도 문 청장은 『법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기존과 다른 소신을 밝혔으며, 홍은1구역조합에서는 공공관리제도의 한계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자는 의견으로 재개발, 재건축 지역순방 모든 일정을 마쳤다.
<편집자주>
◆ 황금마을 공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 - “10년간 개발 진행한 대표단체에 불법이라니”
문청장 - “모든 가능성 열고 합법적 개발방법 모색”
황금마을 공동 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장 김종채, 이하 개미마을조합) 업무보고에서 구청장 지역순방 14회 사상 처음으로 육두문자가 난무하고, 일부 몸싸움이 발생하는 등 유래 없는 파행을 겪었다.
특히, 문 구청장은 그동안 주민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조합집행부의 집단민원에도 불구하고 인허가 법정기한을 넘기면서까지 분쟁을 조정했던 모습과는 달리 이날 개미마을 조합관계자들에게 『법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기존과는 다소 다른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결국 문 청장은 개미마을 업무보고를 마무리 하지 못한 채 일정을 성급히 마무리하고 다음 일정을 소화했다.
◆‘불법사설단체’ VS '사업 이끈 대표단체‘
파행의 발단은 현 개미마을 사업보고를 들은 문 청장이 『현재 개미마을은 개발방식, 사업계획 등 법적으로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는 사업지다. 지금까지 김종채 위원장과 관계자들이 추진한 내용은 개념적인 내용일 뿐 현실과 다르다. 또한, 아직까지 사업 방식과 계획 등이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구성된 불법사설단체일 뿐 공공관리제든, 휴먼타운이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허가를 받은 집행부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문 청장이 사용한 「불법사설단체」라는 단어는 개미마을 조합 업무보고 이전 방문한 사업반대주민들과의 면담에서 개미마을 조합 집행부를 반대하는 한 주민이 『개미마을에는 두 곳의 추진위가 있다. 모두 합법적인 형태의 추진위가 아니다. 사설단체일 뿐』이라고 이야기 한 내용에 대해 『두 곳 다 엄밀히 이야기 하면 가칭 추진위원회인 것이다. 다시 말해 사업에 대한 책임성이 없다는 것이다』고 말하며 단어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조합추진위 김 위원장은 『10여년 동안 개미마을 사업을 이끌면서 개발제한구역을 해제,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받기까지, 또한 지금의 제1주거지역으로 종 상향하기까지는 사업을 지지하는 조합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들이며, 그런 조합원들이 인감을 통해 나를 대표자로 승인해줘 오늘에 이르렀다』며 『만약 우리가 불법사설단체였다면 국통해양부와 서울시가 특별관리구역과 제1종 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을 승인하지 않았을 것』며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문 청장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정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구청에서 법적 동의를 얻지 않은 불법사설단체를 지원할 수 있겠는가? 위법을 지원하라는 이야긴가? 현재 개미마을 사업 중 변하지 않는 진실은 제1종 주거지역으로서 용적률 120%이하에 4층 이하의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 뿐』이라며 『지금은 사업의 수익성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 공식적인 추진위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야 한다. 개미마을의 경우는 현행법에 의해 공공관리제도가 도입될 것이며, 추진위 구성은 구청이 직접 주관할 것이다. 인허가는 법적 근거에 기준해야 하며, 현재의 추진위는 불법이고, 합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 휴먼타운이 복안?
문 청장은 개미마을 조합, 반대 주민들과의 면담에서 『휴먼타운 도입, 공공관리제 적용, 서울시 전체 매입을 통한 공공시설 건설 등 3가지 방안에 대한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개발 방법을 모색 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이들 대안 중 휴먼타운 도입을 개미마을 사업의 복안으로 제시했다.
문 청장은 조합과 비대위 사무실에서 만난 주민들에게 인사말을 통해 『현재 개미마을은 제1종 주거지역으로 용적률 120% 이하로 4층 이하의 건물을 올려야 한다. 구릉지 지역이라 용적률을 상향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힘든 상황이다.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역이다. 또한, 서울시에서 개미마을 지역 전체를 매입해 공공시설로 개발하는 방법은 시 예산상 더 어려운 일이다』며 『현재 북가좌동에서 시범지역으로 시행되고 있는 서울시 휴먼타운은 개별 철거가 아닌 마을전체를 리모델링하는 개념으로 과거의 주거형태를 보존하고 있는 개미마을의 경우는 문화마을 형태의 휴먼타운을 건설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무조건 철거하기 보다는 마을 전체를 개발하는 방식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휴먼타운을 개미마을 사업의 복안으로 제기했다.
하지만 비대위 주민들은 『현재 마을을 리모델링해서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드는 것보다 당장 눈이나 비로 인한 피해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급한 문제다. 당장 살고 있는 집이 무너져 가는데 마을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또한, 휴먼타운을 지정하고 서울시에서 예산을 지원한다고 해도 당장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 개미마을은 지금 시간이 없다』며 휴먼타운 도입은 의미 없음을 주장했다.
조합 주민들도 휴먼타운 도입에 대해서는 반대 주민들과 같은 의견을 보였다.
문 청장의 휴먼타운 도입에 대해 대다수의 주민들은 『지금까지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었다. 김종채 위원장 말처럼 당장 내년부터 착공에 들어갈 수 있는 준비를 위해 10여년을 기다렸다. 그런데 다시 휴먼타운을 도입한다고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휴먼타운 지정까지 얼마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가?』며 반문하며 반발했다.
◆ 결국은 ‘파행’
개미마을 업무보고 파행의 근본적인 원인은 『용도지역변경과 정비계획 변경 등 지금까지 사업을 이끌어 온 것을 인정』해주길 바라는 조합과 『그간의 과정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었을 뿐 법의 절차를 무시하고, 행정청의 인가 없이 사업을 이끌어 온 현 집행부는 인정할 수 없다』는 구청장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에서 시작됐다.
또한, 그동안 사업이 진행된 과정과 지역의 미래를 바라보는 김 위원장과 문 청장의 다른 시각이 결국 업무보고 파행으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진행한 개미마을 사업은 구청에서 말하고 있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될 수 없다. 현재 개미마을은 공동소유의 마을형태로 소유하고 있는 평수와 행정적으로 분할된 평수가 달라 지적 분할이 되지 않아 공동개발을 해야만 한다. 또한 나대지 부분도 개선되지 않아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될 수 없다. 그런 이유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개발방식을 자력개발방식으로 정하고, 원주민 재정착율을 높이고 대부분의 세입자들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하기 위해 수차례 설계변경을 감행하며 지금의 한옥형 문화마을을 설계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청장이 『구상은 좋다. 하지만 구상만으로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보다 냉철한 계획이 포함되지 않았다. 현실과 다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수익성을 고려 안 할 수 없다. 구릉지이기에 수익성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우선 공공관리제를 도입해 합법적인 추진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전하자 김 위원장은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되고 난 후 구청에서는 무엇을 했는가? 방관만 하고 있다가 착공준비까지 다된 시점에서 공공관리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무슨 의도냐? 이제는 적과 적의 관계가 될 것이다. 구청장 주민소환제도 불사 하겠다』고 주장해 결국 업무보고가 파행에 이르렀다.
◆ 홍제균형발전촉진지구 홍제1구역조합
조합 - 예산 대책 없이 정책만 시행, 설계사 담합 문제 발생
문청장 - 시행착오 중, 투명성 보장된다면 조합 입장서 고려
홍제균형발전촉진진구 홍제1구역조합(조합장 송영준, 이하 홍제1구역)을 방문한 문 구청장은 공공관리제가 일부 적용되면서 시공사 선정이 미뤄져 자금 차입의 방법이 없는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함께 방법을 고민해 나갈 것을 전했다.
송영준 조합장은 『민관의 협조로 조합설립인가까지 무사히 진행됐다. 하지만 공공관리제도가 적용되는 시점에 조합설립인가가 나와 시공사 선정까지는 공공관리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정부는 정책만 만들어 놨을 뿐 시공사 선정이 미뤄짐에 따라 자금차입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시행함으로써 조합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합 관계자는 『공공관리제의 또 다른 문제점은 설계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경쟁 입찰을 위해 각 업체별로 제안서를 받아 보면 설계회사들이 담합을 통해 입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공관리제법 상 최고, 최저 입찰자를 제외한 평균치에 제일 가까운 단가를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도록 돼 있는데 각 회사들은 담합을 통해 평균단가를 올려 과거에 비해 4~5배에 가까운 금액으로 설계를 운용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비단 설계회사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공공관리제도로 투명한 조합 운영은 되겠지만 실질적인 내막을 살펴보면 비용절감의 효과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청장은 『설계회사의 담합행위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얘기다. 그동안 공공관리제를 주장했던 이유는 조합 운영이 투명하지 않아 주민들의 분쟁이 가속화 되는 것을 막고자 함이었다. 시행 초기단계에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구에서는 이런 공공관리제로 인해 입는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우선 자금 차입의 방법에 대해서는 투명성이 보장된다면 조합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 실무자와의 꾸준한 토의자리를 마련해 나갈 것이며, 전문가의 의견도 함께 교류할 수 있도록 상시 전문가를 배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려하겠다』고 말하며 지역순방을 마무리 했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