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청 홈페이지의 통계자료를 보면 서대문구의 면적은 17.61㎢로 서울시 전체의 2.9%에 지나지 않고, 인구 역시 33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지리적 여건은 안산, 백련산 등 자연녹지 공간이 풍부하고 시내로 진입이 편리한, 주거 위주로 형성된 자연친화적 도시공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물론 이 견해에 동조하지 않을 분들도 많다. 지엽적인 관점에서는 녹지공간이 부족하고, 자연 친화적이지 않으며, 아현동의 홍등가나 신촌의 하숙촌을 떠올리면서 낙후되고 불결하다는 이미지만을 가질 수도 있다.)
서대문구 역시 타 자치구와 다름없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권역별로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공업지역과 녹지지역이 산재해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서대문구의 살림을 융성하게 하고 주민들의 지갑을 두텁게 해주는 제조업체가 밀집된 두드러진 공업지역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특화된 지역을 살펴보면 이제는 명성이 희미해진 신촌역 주변의 교육과 문화예술을 표방한 명물거리, 가볍고 트렌디한 패션과 먹거리 등 소비 위주의 클러스터가 있는 정도다.
지난 9월에 서대문상공회 사무국장으로 부임한 뒤 서대문구의 이곳 저곳을 다녀보면서 외지인의 입장에서 서대문이 내포하는 소위 「첫인상」내지 고유한 「이미지 코드」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서대문구는 개인적으로는 첫사랑의 아득한 향수가 배어있는 곳이다. 치기어린 청년시절에 홍은동 주변을 쏘다니면서 연애했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홍제천을 사이에 두고 비탈길에서 도시를 조망해 보면 「서울시에서 이만큼 아늑한 도시공간을 찾기도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까닭에 서대문구가 주는 전체적인 느낌은 소규모 제조업을 위시한 이름없는 중소 상공인들이 삶의 터전을 일구어 나가는 곳, 오밀조밀한 재래시장에서 사람과 흙 냄새가 물씬 풍겨오는 그런 것이다.
또 다른 서대문의 인상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의 혼란스러운 시대를 관통하며 꿋꿋하게 버티어 온 독립문, 서대문형무소 등을 비롯한 생생한 역사 문화의 현장으로도 새겨질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들여다보면 불행하게도 서대문구는 IT 벤처단지를 떠올리게 하는 구로구의 이미지를 가질 수도, 금융과 부동산 관련 사무실이 밀집한 테헤란로로 대변되는 강남구의 위상을 따라갈 수도 없다.
일반적인 서대문의 이미지가 첨단과는 거리가 먼,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장년의 모습이라면 젊음과 활력이 넘치는 신촌 지역은 과거 민주화 운동의 발원지에서 변화된 또 다른 청년 서대문의 문화코드가 아닐까.
신촌은 신촌로터리를 중심으로 한 서울 부도심의 하나로 젊음과 낭만, 문화예술과 유흥의 대명사였다. 또한 신촌은 도심과 영등포를 잇는 길목이며, 마포와 서강(西江)으로 연결되는 곳이기도 하여 교통의 중심지를 이룬다.
인근 대학가로 연결되는 도로를 따라 대학가뿐만 아니라 백화점과 전문상점이 밀집하고 역사(驛舍)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넘쳐난다.
서대문구가 타 자치구에 대해 그나마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은 이처럼 자연친화적인 도시환경과 교육과 문화, 예술분야 인프라일 것이다. 이미 외국에도 잘 알려진 바처럼 관광명소가 된 이화여대 앞에는 사진을 찍거나 거닐면 돈을 많이 벌고, 결혼을 잘하고 2세를 잘 낳을 수 있다는 「스토리텔링」에 힘입어 중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 단적인 사례가 아닐까?
그렇다면 타 지역과 비교해서 차별화시킬 수 있는 위와 같은 「이미지」와 「문화코드」 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들고 상품화, 사업과 연계내지 승화시켜 나가는 것이 절실하며, 이것이야 말로 서대문구 상공인을 비롯한 구성원 모두가 상업적 가치로 창출해 내야할 「어젠다」일 것이다.
아울러 교육과 문화 인프라가 뒷받침되는 사업하기 좋은 여건은 불가피하게 이 지역을 떠나야만 했던 상공인들이 연어처럼 회귀하도록 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하나 더. 개발만이 능사가 아니고 또한 그 역효과도 무시할 수 없지만 낙후된 지역의 개발과 효율적인 활용은 더 이상 미룰 과제가 아니다. 아파트형 공장(지식산업센터)의 적극적 유치와 테마가 있는 고도화된 상업지역의 구축, 교육과 문화가 어우러진 지역거점 등의 개발과 홍보는 결국은 구민들의 튼튼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랑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서대문구상공회에서도 3000여 회원의 뜻과 힘을 모아서 건강하고 행복한 서대문구, 더 나은 미래의 건설에 앞장설 것임을 다짐해 본다.
기고
서대문구를 생각한다
정 종 호서대문구상공회 사무국장
2010-12-09 15:57
이미지와 문화코드 가치있는 상품화 절실
서대문 상공인이 창출해 내야할 ‘어젠다’
서대문 상공인이 창출해 내야할 ‘어젠다’
정 종 호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