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취임 후 4개월이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났다고 말하는 문석진 구청장. 여전히 지역순방, 행사참석 등으로 하루를 분단위로 쪼개어 생활하고 있다는 문 구청장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주민들에게 「우리 구청장」이라는 소리가 제일 듣고 싶다고 말한다. 본지는 창간 17주년을 맞아 서대문구의 가장 핵심사업인 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문 구청장이 제시한 정책들의 구체적인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 구청장 취임 4개월이 지났다. 그간의 소회는?
■ 주민자치시대가 시작 된지 한참이지만 여전히 선거를 제외하곤 주민자치시대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주민들의 입장에서 모든 정책과 사고가 시작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민선5기 서대문구 지방정부의 출발은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구청장에 취임하면서 무엇보다도 구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구청장 자신도 구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다짐했었고, 지금까지 무난히 약속을 잘 지켜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문 청장이 그리는 구청장 상은 무엇인가?
■ 취임식에서 했었던 세족식의 의미처럼 항상 구민들을 낮은 자세에서 섬기고, 변함없이 그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 다시 말해 주민들의 손을 잡아 주는 구청장이 되는 것이 목표다. 구청장은 권력의식을 가지고 지역사회 일부 기득권세력들과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 서대문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을 대표해 의견을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구청장이 돼야 한다. 「특별한 사람」이라는 의식보다는 이웃과 함께 울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구청장이 되고 싶으며, 구민들에게 「우리 구청장」이라 불릴 만큼 친근한 구청장이 되는 것이 목표다.
‘휴먼타운’으로 개발사업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할 것
지역순방 통해 사회적 강자에 양보 부탁·설득 주력
□ 취임 후 인사이동, 조직개편 등 일할 준비를 마쳤다. 앞으로는 문 청장의 정책들이 본격화되는데 어떤 사업들에 무게를 두고 진행하게 되는가?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 한 말씀.
■ 눈앞에 보이는 물질적인 변화에만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당장은 그것들이 구청장의 치적이 될 순 있지만 거시적인 안목에서 서대문구 발전을 위해서는 주민생활 속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 우선 「신촌의 차 없는 거리」가 시행될 것이다. 서대문구는 우수한 대학이 8개에서 많게는 10개가 들어서 있는 교육의 도시다. 하지만 신촌은 유흥가 일뿐 대학가로서의 면모는 찾아볼 수 없다. 문화와 젊음이 있는 대학가로 변화하기 위해 차 없는 거리를 시범적으로 시행, 변화를 모색하게 된다.
북가좌지역에서 시행될 「휴먼타운」도 중요한 사업으로 꼽을 수 있다. 서대문구의 가장 큰 현안이 개발사업인만큼 휴먼타운의 등장 및 성공여부가 앞으로 진행될 개발 사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다. 기존의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아파트를 올려 서대문을 변화시키기 보다는 기존의 원주민들과 마을 정취를 살리면서도 주거환경을 개선해 서대문 문화를 보전해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밖에도 지역사회와 각 학교가 연계하는 사업들이 전면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마을도서관 사업 또한 전면실시 될 예정이다.
□ 개발지의 주민 갈등봉합을 주요 현안으로 꼽고 있다. 지역순방을 통해 이를 해결해 가고 있는데 취임 전과 취임 후 현장에서 체감한 문제들이 조금은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떤 차이가 있다면?
■ 차이가 없다. 오히려 개발 사업이 가지는 문제점 즉, 조합 집행부와 조합원들과의 소통부재에서 발생하는 불신, 시공사에 좌지우지돼 결국 시공사만 배불리는 공사, 시공단가와 보상가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떠나야 하는 원주민 등 여러 가지 병폐들을 현장에서 더 절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지역순방은 주민과 집행부와의 소통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누군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정책이며, 대안을 마련하기 전 현장에서 듣고 확인한 것들을 대안에 담아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민원과 만나고 있는 것이다.
□ 지역순방을 통해 「주민동의·화합우선」이라는 소신을 밝혀왔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와 강자를 구분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구분 기준은 무엇이며, 앞으로의 계획은?
■ 상대적이지만 개발사업의 소수가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한다. 강자와 약자가 모두 원하는 개발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강자가 약자를 위해 배려하고 양보해야 한다. 현 체제는 강자가 약자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데, 약자는 양보할 것이 없어 결국 반발하고 시위할 수밖에 없다. 용산참사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런 생리를 고려해 지역순방을 통해 강자들에게 양보와 배려를 부탁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구는 조합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 약자들의 바람 중 실현 가능한 것들을 짚어주고,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 반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시장경제를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신자유주의원칙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100% 완벽한 것은 없기에 미비한 것들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강자와 약자를 조율해 나갈 것이다.
□ 북아현뉴타운 사업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아현뉴타운 사업의 방향에 대해 한 말씀.
■ 북아현뉴타운 사업은 현실적인 실용주의 관점에서 어느 것이 주민들의 이익이 되는지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 물론 이미 사업이 진척됐기에 되돌릴 순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북아현1-3구역의 경우 주민의 50%가 이주를 마쳤는데 사업을 전면 되돌릴 수 있겠는가? 또, 1-3구역만 사업을 진행하고 주변의 1-1이나 1-2구역은 사업을 진행 안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사업은 진행하되 어떤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옳은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동의를 우선으로 한다는 소신에 변함없이 주민들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며, 선택에 따라 대안을 준비해 나갈 것이다.
□ 지역순방을 통해 영천시장 인가를 연내 마무리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독립문으로 인한 용적률 하향조정과 노점으로 인한 문제들로사업 장기화가 우려되는데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 기존에 시장이 형성돼 있고, 상인들의 개발 열망이 높기 때문에 구에서 인가를 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당연히 인가를 해야 하는 곳이지만 결론을 내기까지 집행부와 상인 실무진들의 애로사항 등으로 사업이 늦어지고 있었던 곳이다. 노점상의 문제가 있지만 시장이라는 것이 원래 노점들로 시작해서 구성되는 곳이 시장이다. 차라리 빠른 인가를 통해 카드결제 등 정상적으로 세금을 납부하면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계획대로 올해 안에 인가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 지역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신촌경제 활성화, 신촌세브란스병원과 연계한 산학클러스트 사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지역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구청장의 생각은?
■ 개발사업과 함께 또 다른 구정의 아이콘은 지역경제 활성화다. 서대문구의 경우는 유수 교육기관들이 대거 모여 있고, 이에 따른 주거지들이 집결했지만 산업기반은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또 산업기반의 취약으로 부도심으로서의 기능도 쇠퇴해 급속히 상권이 침체되는 효과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신촌지역의 산업기반시설 확충은 구 차원에서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며, 신촌지역을 시작으로 구내 4대권역의 상권 활성화 방안을 연구,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끝으로 주민들에게 한 말씀.
■ 지방자치가 시작 된지도 19년이 흘렀음에도 우리의 지방자치수준은 여전히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진정한 지방자치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치역량을 키우고 구의 모든 행정을 주민의 요구와 상식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민들의 커뮤니티를 복원해 냄은 물론, 시민단체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굿 거버넌스의 기반을 마련하고 이와 더불어 주민이 참여하는 행정성과 평가 제도를 시행하는 등 주민의 행정참여를 대폭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제는 서대문구 주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가 시작됐다.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지역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항상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바로잡아 주길 바라며,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우선으로 서대문구 발전을 이끌어 나가도록 하겠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