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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깍이 학생 114명 꿈 담은 문집 출판
sdmnews 강현미 기자
2010-11-25 17:28
일성여중고,양원초등·주부학교 출판기념회
개교 58주년 이선재 교장 “여전히 할 일 많다”
23번째 문집 출간을 기념해 내빈들이 케익을 커팅하고 있다. 사진 중앙 이선재 교장.

지난 12일 일성여중고, 양원초등학교, 양원주부학교의 개교 58주년 기념행사로써 「열정의 날개를 달고-빛을 향하여 23」 출판기념회가 프레지던트호텔 슈벨트홀에서 열렸다.
늦깎이 주부 재학생 114명의 입학소감문, 편지, 수필, 독후감, 견학 소감문 등이 실려있는 문집의 내용은 학업을 통해 뒤늦게 맛보는 기쁨, 가족에 대한 사항과 같은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선재 교장을 비롯해 노웅래 전 국회의원, 박영길 마포구의회 의장, 김필례 시의회 의장, 장영숙 구의원, 박정수 마포문인회장, 황금찬, 홍금자 시인, 권오순 둥지문학회 회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이선재 교장은 『교육받을 기회를 놓치고 있었던 우리 학생들의 꿈이 이뤄진 아름다운 글이 모여 세상의 빛을 본 것처럼 우리 학생들도 꿈을 실현해 빛나는 사회 일꾼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황금찬 시인은 서평을 통해 『늦게 학업을 시작한 데서 그치지 않고 행복을 위해 글을 쓴 학생들이 대단하다』며 『문집에 수필이 많은데 앞으로 보다 많이 시인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어 홍금자 시인은 『재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꽃이 피기를 바란다』며 축시 「 빛의 땅 여기에서」를 낭송했다.

노홍례 씨는 『끝까지 공부를 하기 위한 시작으로서 책의 출간을 기념하며 오늘 이 자리가  끝이 아니고 늘 함께 하겠다』고 축하했다.
학생을 대표해 출판소감을 전한 김재일 씨는 『양원과 일성이라는 희망을 만나 비러소 가슴을 펴고 힘찬 발걸음을 한자』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하고 『더욱 열심히 익혀 작가의꿈을 키우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진 2부 순서로 진행된 사회로 여흥순서에서  이선재 교장은 재학생들과 「반달」을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양원주부 최한나 과학 교사, 원주용 한문 교사, 일성여중고 박미영 한문 교사가 근속10년상을 받았으며, 양원초등학교 공금재 교사에게는 공로패가 전달됐다.

Interview/김순덕 씨와 안정순 씨  일성여중고 수험생

시험전날 김장담궈, 가족 응원과 선생님 지도 큰 힘
수능 응시, “새로운 꿈 꾸게 해 준 값진 경험”

학력인정학교인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고3학생들이 18일에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손자뻘 되는 젊은이들과 나란히 시험을 치렀다.

<-수능을 치르고 대학생으로 꿈을 펼칠 날을 기다리는 김순덕 씨(54, 사진 왼쪽)와 이정순(57, 사진 오른쪽)씨.


8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김순덕 씨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집안 사정으로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1남 1녀 자녀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다시 공부를 해보겠다고 생각했지만, 혼자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탓에 기회는 쉽게 허락돼지 않았다. 이제 김 씨는 중고등교육 과정을 마치고 캠퍼스 생활을 꿈꾸게 됐다. 만만치 않은 대학 등록금을 걱정하고 있을 때 딸의 한 마디는 큰 힘이 됐다고.
『일단 합격하고 지금처럼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말했다. 애들을 공부시키면서 항상 했던 말을 거꾸로 내가 들었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못 배운 한을 평생 안고 살아온 모친의 마음을 알아준 자녀가 고맙고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부끄럽지만 다단계에 빠져 87년부터 직장생활을 해서 받은 퇴직금도 다 잃고 카드빛도 생겼었다. 2년 간 쉬면서 대형면허 자격증을 취득했고 마을버스를 운전하게 됐다』
바로 거기에서 그녀는 새로운 꿈을 찾게 됐다. 매일 아침마다 한 보따리의 책을 갖고 버스에 오르는 여자 승객이 어느 날 말을 걸어 온 것이다. 그 승객은 열심히 일하는 김씨를 눈여겨 봤고 그녀를 일성여중고에 소개 했다. 학교 측은 마을버스회사에서 일하는 학생을 배려해 오전오후반을 병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회사 일 때문에 소풍, 졸업여행 등 행사는 참석할 수 없었지만 오전·오후반을 오가며 수업을 받은 덕분에 알게 된 학우들에게 받은 격려와 도움이 소중한 추억이 됐다. 가사일 또는 회사생활을 학업과 병행한다는 게 쉽지 않지만 일성여고의 학생들은 그마저 감사하다.
또 다른 수능 도전자 안정순 씨는 시험 전날에 김장김치 55포기를 담가놓고 수험장으로 향했다. 기진맥진 해서 당일 날 시험을 포기할까도 망설였던 안 씨에게 큰 힘이 되준 것은 남편의 응원이었다고. 요즘 안씨에겐 종종 축하전화가 걸려온다. 바로 그녀의 남편이 은근슬쩍 자랑을 하고 다녔던 것이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서 언니,오빠 까지는 친척의 도움으로 학교를 진학했으나 나까지 도움을 받는 것은 무리였다. 뒤늦게 학교를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형제들이 많이 기뻐했다』
양육과 가사를 하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 여성을 뜻하는 알파맘의 원조는 바로 일성여중고 그녀들이 쉽지 않은 일을 동시에 해낼 수 있도록 하는 데는 교사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 김씨와 안씨는 배움을 전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할 때면 눈시울이 붉어지곤 했다. 김 씨는 『배우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잘하고자 해도 마음같이 안 되는 우리를 끈기있게 지도해 준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이 가장 크다』고 했다. 안 씨 역시 『아무리 금새 잊어버린다고 해도 자꾸 봤더니 결국 알게 되더라』고 전했다.
이는 일성여중고 이선재 교장이 학생들에게 항상 반복하는 말이기도 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뭔지 몰라 아는 것을 안다고 말할 수 없던 지난 시절을 뒤로 하고 그녀들은 새로운 꿈을 향해 날개를 펼치고 있다. 문화센터나 자치회관에서 한자를 지도하고 싶다는 안정순씨,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싶다는 김순덕씨. 가족과 선생님에게서 받았던 사랑을 이웃에게 나누고자 하는 그녀들이 꿈이 대학캠퍼스에서 비상하는 날을 기대한다.

<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