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학생이 5학년 수학 배워서 뭐합니까? 자녀에게 혹시 「너는 공부만 하면 된다」라고 지도하고 있으십니까?』
호랑이 선생님의 서슬퍼런 질문에 200여 명의 학생이 움찔했다. 연륜에서 나오는 가르침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 두 시간 동안 학생들은 오르락내리락 하면서도 배멀미 없이 안전하게 목적지에 당도했다.
『언젠가는 귀하게 쓰일 우리 아이,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기 위해 가르쳐야 합니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한해 사교육비 지출규모는 44조원. 수학능력은 OECD국가 중 1위.
그러나 「교육에 모든 것을 걸고도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는 딱한 민족」(파이넨셜)이라는 오명에 수긍하게 되는 대한민국.
이에 대한 이유를 알고 학부모가 할 수 있는 자녀 교육 방법을 알 수 있는 기회로써 서울홍제초등학교(교장 진동주, 이하 홍제초)가 지난 26일 「학습 능률을 백배로 만드는 학부모의 역할」을 주제로 학부모 연수를 진행했다.
진동주 교장은 연사로 초대된 이병희 선생에 대해 『교수법을 접하고 큰 감명을 받았으며 오늘날 본인이 학생을 지도하는 데도 많은 지침이 되었을 만큼 존경하는 은사』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병희 선생은 『1,2학년 자녀를 둔 부모는 반드시 학부모 연수에 참석해야 한다』고 하며 『아이의 학습능력을 눈으로 점검할 수 있고,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교육내용은 △자녀 학습력에 있어서 어머니의 역할 △좌뇌 교육의 문제점과 처방 △학습집중력을 높이는 방법 △학습 능률을 높이는 방법 등이었다.
이 선생은 『초등학교 6학년 아이는 이미 엄마의 모습이다』며 『저학년일수록 아이 인성과 사고력을 위해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연령의 아이들은 학습 중 손동작을 확인하는 것으로도 집중도를 파악할 수 있으나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아이가 책을 펴고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아이가 저학년인 시기에 부모는 △일정한 가치를 유지하고 지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아이들 앞에서 악담을 삼갈 것 △부모로써 마음 뿐만 아니라 외형적인 몸가짐 또한 단정히 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또 『높은 성적과 많은 학습량으로 좌뇌교육만 치중해 「공부만 잘 하는 아이」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부모는 아이의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 조언자가 되야 한다』고 전했다. 자기주도 학습을 위해 고액 과외와 선진교육국의 교재, 교수법을 찾을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도록 기다려줘야 한다』고 했다. 『지하철 한 면에 의자는 몇 개? 손잡이 개수가 의자와 일치할까?』는 식의 질문을 부모가 지속적으로 해주면서 아이의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질문을 받은 아이는 지하철을 탔을 때 의자와 손잡이 개수를 세어보게 되며, 이 과정에서 관찰을 통한 집중력, 사고력 확장이 진행되는 것이다.
아울러 자녀 학습 능률을 높이려면 △독서 △문장이해력 △토론·토의 △사고력(논술능력)키우기 등 네 가지 활동에 중점을 둬야 한다.
이병희 선생은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을 설명하라는 문제에 「요즘은 과학이 발달해서 새와 쥐도 사람 말을 알아듣는 시대가 됐다」라며 결론으로 「새와 쥐 앞에서 말을 하면 안 된다」고 서술하는 학생이 실제 있으며 문제는 이 같은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하며 『부모가 독서와 문장이해력이 기본적인 학습능력으로 필요하다고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속담사전을 통해 아이가 표면적 의미와 숨은 의미를 구분할 수 있게 지도할 것』을 권했다.
아이와 부모의 성향에 따른 다양한 예를 제시로 전개된 이날 학부모 연수에 참석한 부모들은 이병희 선생에게 1,2학년 국어지도 자료를 개인적으로 요청할 수 있었다.
두 번째 학부모연수에 참가한 김수정(38, 홍은2)씨는 『평소 알던 지식이라도 재대로 실천하지 못한 부분이 많은데 생생한 지혜가 담긴 강의를 들으며 많이 반성했다』라며 『학부모 연수를 통해 자녀 지도에서 부모 역할을 상기할 수 있어 가능하면 다 참석하려고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홍제초는 오는 11월 9일 『디지털카메라 활용하기』를 주제로 2010년 마지막 학부모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에 초대된 이병희 선생은 서울신월초등학교 교장, 서울초등국어교육연구회장, 서울특별시교육청 장학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BGA교육심리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