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이사장 정호섭)에서 운영하는 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관장 이정수)은 2010년 「한 도서관 한 책 읽기」사업의 일환으로써 다문화와 함께하는 행복을 주제로 소설 「너는 모른다」(정이현, 문학동네)를 선정했다.
지난 29일은 2010년 한 책 읽기 사업 마무리로 작가를 초청해 도서관 이용자와 대화하는 시간을 진행했다.
정이현 작가는 『이진아도서관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들어왔는데 실제 와보니 아늑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며 『밝은 낮에 꼭 한 번 조용히 도서관을 찾아 이용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저녁 7시부터 도서관 지하 다목적실에서 시작된 작가와의 만남은 독자를 대표해 도서관 이용자인 이상호 씨와 박수희 씨가 책 본문을 낭독하는 순서가 있었다.
도서관에서 동화구연 자원봉사중인 이상호 씨는 『작가 앞에서 말할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한다』며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주방에서 일하다가도 뒷부분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할 정도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어머니독서회의 박수희 씨는 『다문화 가정과 이주 노동자에 대해 인식하면서도 간과했던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작가의 작품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이현 작가로부터 『너는 모른다』에 담긴 사상과 텍스트에 담긴 의미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한 책 읽기 주제 「다문화 함께하는 행복」과 관련해 도서관 이용자들과 토론이 진행됐다.
정 작가는 『「다문화가정」이라고 명명함으로써 격을 높인 듯 하지만 오히려 구분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하며 『이 소설은 이주 여성의 가정을 다뤘지만 화교의 역사는 오래됐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이 아닌 화교로 살아야하는 삶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저마다 개인이 필연적으로 짊어진 고독이라는 짐이었다』고 했다.
이 소설은 첫 번째 장편 『달콤한 나의 도시』를 끝냈던 정이현 작가가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대전에 있는 오래된 중국집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정 작가는 집필을 위한 취재과정에서 화교를 만나고 대만에 다녀오기도 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는 차마 소설화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는 정 작가는 자신이 만났던 이들을 「화교」로써가 아닌 「특수한 상황」에 놓여진 사람들』로 받아들이고 소설을 써 나갔다.
그랬기에 올해 한책읽기사업 참여 도서관 85곳 중 10여 곳에서 공통 선정된 그의 작품에 대한 그의 심경은 남달랐다. 『그 분들이 이 소설을 읽었을 때 화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썼던 책이 다문화 가정에 대한 한 책 읽기 도서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복잡한 심경이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날 모인 30여 명의 독자는 작가가 출판한 책을 전부 가지고 온 고등학생부터 소설을 습작 중인 중년 남성까지 다양했다.
독자들과 정이현 작가는 개인 신상, 소설작법에 대한 궁금증을 비롯해 책 주천 등 다양한 질문과 토의를 한 시간 반 동안 나누고 작가사인회를 끝으로 이날 행사를 마쳤다.
도서관 측은 『작품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듣고 참가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한 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독서의욕을 고취하고 지역 내 한 책 읽기 운동이 지속적으로 확산·전개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저자의 소설 『너는 모른다』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여 살지만 각자의 고립 속에서 숨 쉬는 인물들의 초상. 화교 출신으로 한국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야 하는 어머니부터 가출해야만 했던 11세 아이까지, 현대인의 고독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편 소설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호응을 얻고 있는 도서이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