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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이 떠나는 ‘손으로 보는 여행’
sdmnews 신진수 기자
2010-10-26 15:15
회원 40명, 자원봉사자 40명 통도사로 ‘아름다운 동행’
박광재 회장 “구청, 프로보노 코리아 등에 깊은 감사”
시각장애인 40여명이 지난 1일 ‘손으로 보는 여행’을 통도사로 떠나 기념촬영을 했다. 아랫줄 제일 오른쪽이 박광재 회장.
『앞을 볼 수 있는 사람들만 여행을 갈 수 있다고요? 아닙니다. 꼭 눈으로만 보아야만 경치가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손으로 만져보고, 코로 향기를 맡으면서 머릿속에 그 모습을 그려 보는 것도 보이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 여행이 다른 어떤 여행보다도 멋있고, 아름다운 동행이었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이라고 해서 여행을 못가라는 법이 어디 있냐?』며 보란 듯이 다른 어떤 여행보다도 멋있는 여행을 다녀오리라 마음먹고 아름다운 동행을 준비한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서대문지회(이하 시각장애인 지회) 박광재 회장의 말이다. 지난 1일 시각장애인 지회 회원 40여명과 이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줄 자원봉사자 40여명이 경상남도 양산에 위치한 통도사로 「템플 스테이(Temple stay)」를 떠났다. 그동안 앞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없다는 잘못된 편견으로 여행을 단 한 번도 떠나지 못했던 시각장애인들이 자원봉사단체 프로보노 코리아의 도움으로 통도사 템플스테이를 다녀온 것. 박광재 회장은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앞을 보지 못한다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눈으로 경치를 보아야만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작년 12월부터 「손으로 보는 여행」을 준비해 거의 1년 만에 통도사로 시각장애인들만 여행을 다녀온 기념적인 행사』라고 소개했다. 시각장애인들만 떠나는 첫 여행인 만큼 박 회장은 많은 고민과 부담을 가지고 여행을 준비했다. 『아름다운 동행을 준비하기 위해 거의 1년간 차량을 비롯해 장소 섭외, 운영물품 구입 등 혼자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그보다도 회원들과 봉사자들 간의 세대차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가 더 큰 고민이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며 『일대일 자원봉사들과 첫 대면했을 때 서로 서먹하고 어색했지만 이내 금방 봉사자들과 친숙해져 길잡이 역할을 잘 해줬고, 자신들이 보고 있는 풍경을 머릿속에 잘 그려지도록 설명해줘 여행이 더 빛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1박2일 동안의 통도사 템플스테이를 통해 시각장애인 지회회원들은 명상, 다도, 타종 등 스님들의 생활체험을 통해 정신수양을 쌓았으며, 여행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돌아왔다. 박 회장은 『비록 눈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왜 통도사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사찰인지 알 수 있었다. 산 속 공기가 너무 맑다는 느낌, 주변이 너무도 조용해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느낌, 타종을 듣고 마음 속 무거운 짐들이 내려놓아지는 느낌, 통도사에서 맡을 수 있는 특유의 향기까지 여행을 다녀온 회원들 가슴 속에서 오랫동안 기억 될 것 같다』며 『우리만의 첫 나들이를 통해서 회원들 모두 자신감을 가졌고, 앞을 보지 못해도 여행이 주는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좋은 계기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번 시각장애인들의 여행은 구청과 프로보노 코리아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고, 통도사 정우주지 스님께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특히, 통도사에서 시각장애인 여행의 사정을 듣고 템플스테이에 필요한 입소비(개인 당 5만원) 전액을 지원해줘 여행이 더 편하고 순조로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손과 코와 귀로 보는 여행』이라고 말하는 박 회장의 말처럼 비록 앞을 볼 순 없지만 시각장애인들의 머릿속에 그려진 그들만의 첫 여행의 추억은 앞으로도 영원히 빛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