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신문의 창간을 준비하던 1993년 6월 초여름이 떠오릅니다. 가진 것이라곤 가슴속에 가진 열망과 남가좌동 조그만 사무실 한 칸이 전부였습니다. 「어떤 신문을 만들어야 할까?」,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만 수두룩하니 던져놓은 채 11월 창간호를 냈습니다.
그 때 창간사로 적었던 이야기들은 다시 읽어봐도 지금의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 마음 그대로 한호 한호 만들어 내다 보니 창간 12주년 345호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됐습니다. 1호를 낼 때 저 스스로도 300호를 넘으리란 확신은 할 수 없었습니다. 지역신문에 대한 주민여러분의 인지도도 너무 낮았고 다들 『그 힘든 일을 어떻게 하려고 하냐?』며 말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직접 김치를 사무실로 날라다 주시며 『밥 많이 먹고 힘내서 신문 만들라』고 어깨 두드려 주시던 주민, 밤늦게 불 밝히던 사무실로 응원 와주시던 독자여러분들의 힘으로 12주년 기념호를 낼 수 있었습니다. 2005년을 돌아보면 우리 서대문사람들신문이 「신문」으로서만이 아닌 지역주민을 위한 「공익의 실천자」로 나섰던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해마다 실시해 올해로 3회째가 되는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호국보훈의 달 맞이 위문편지 쓰기 대회」는 회를 거듭할 수록 후원의 손길도 늘고, 참가하는 학생들도 많아져 그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군대가 뭐하는 곳이냐」던 아이들의 글이 이제는 「고마운 국군아저씨」로 바뀌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또 올해 실시된 「제2회 커뮤니티 대축제」는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더불어 성장하고 있는 커뮤니티들의 활동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냄으로써 신촌을 새로운 볼거리이자 체험의 공간으로 자리잡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확신합니다.
10월 15, 16일 양일간 실시됐던 「제1회 홍제천 생명의 축제」역시 내부순환로 건설로 피해를 보고 있으면서도 정작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했던 인근지역 주민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알찬 행사를 만들어 준 토양이 됐습니다. 앞으로 홍제천 생명의 축제는 회를 거듭하면서 더욱 알차게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아울러 2005년은, 지난해 창간사를 하면서 약속드렸던 12면 증면을 지키기 위해 임직원과 현장취재 기자들이 모두 2배의 노력을 기울인 한해였음을 되돌아 봅니다.
불경기 속에서도 증면을 통해 보다 알찬 지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한부 한부 지로를 통해 구독료를 납부해 주신 독자여러분의 소리 없는 응원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됐기 때문입니다. 창간 12년, 앞으로도 서대문사람들신문은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다가올 새해에는 보다 폭넓은 정보가 신문 지면을 통해 각 가정에 배달되고 소중히 읽힐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신문도 또 한살을 먹고 저도 또 한 해를 보내겠지만 신문을 만드는 마음만은 청년의 패기를 잃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