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 낭만을 느끼는 독서의 계절. 글을 읽을 수 없는 농아인들은 책을 대신할 자료가 없어 더욱 쓸쓸하다. 모두가 당연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는 서대문농아인복지관(관장 이대섭)의 최형원 사회복지사. 그를 만나 4년 째 수화영상물을 제작해 온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화통역- 김민경, 김새봄 사회복지사 <편집자 주>
□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구청장 표창을 받았다. 소감 한 말씀.
■ 서대문구에 감사드린다. 전국에 총 다섯 곳 있는 농아인복지관 중 그 중 세 곳이 서울에 있다. 앞으로도 서대문구에 있는 분들을 위해 감사한 마음 가지고 열심히 일하겠다.
□ 복지관에서 맡은 업무는?
■ 문자를 읽지 못하는 농아인을 위한 영상물을 제작하고 있다.
수화영상도서 영상물 뿐만 아니라 일반도서 중에서 읽기 어려운 책이나 베스트셀러도 도서관의 추천목록을 받아 작업해 나간다. 매해 국립중앙도서관 예산을 받아 제작하고 이렇게 제작된 영상자료를 전국에 배포한다. 농아인협회, 농아인학교와 교회 장애인복지관 등, 농아인관련 기관에 전달된다. 서울만 해도 농아인협회가 있는 16개 구마다 각각 연계된 단체가 10군데 이상 있으며, 전국적으로 200곳 가까이 배포된다.
본 복지관의 이용자들은 수화영상도서 홈페이지를 통해 영상도서를 열람할 수 있고, 앞으로 수화영상도서 DVD 대여 시스템을 활성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영상물제작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어려운 책 내용을 수화로 번역해서 잘 전달할 수 있게 하는 점이다. 때문에 농아인에 대한 문화를 이해하고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농아인들이 직접 제작을 하고 있다.
□ 복지사가 된 계기는?
■ 원래는 컴퓨터를 전공하고자 했으나 주변 사람 대부분이 사회복지를 전공할 것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3년 동안 컴퓨터 전공을 고집하다가 결국 생각을 바꿨다.
3, 4년 동안 컴퓨터 관련 일과 더불어 농아인협회에서 수화관련 활동을 많이 했다. 수화모델, 수화통역사자격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농아인에 대한, 그리고 수화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고 농아인들의 입장을 잘 알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변했던 것 같다.
□ 보람을 느낄 때는?
■ 농아인들이 수화영상도서를 보고 기뻐하기도 하고 나아가 여러 가지 영상도서 제작을 요청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농아인들이 여러 가지 지식을 얻는 도구로 영상도서를 활용하게 됐다. 그 모습을 보면 소득으로 환산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
□ 애로사항은 없나?
■ 일하면서 두 가지가 힘들다. 첫 번째는 좋은 도서를 영상으로 제작하고 싶은데 제작환경이 열악다는 점이다. 우선 인력이 부족하다. 보통 시작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는 1년에 5000편 이상 만든다. 여기에 비하면 수화영상자료는 50편 정도 제작한다. 매주 한편씩 만든다고 보면 된다. 기획, 섭외, 촬영, 편집을 두 명이 해내고 있다. 둘째로 수화영상도서를 만드는 일은 일반적인 번역과는 또 다른 고충이 있다. 문장을 그대로 자연수화로 번역하면 농아인들이 읽고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실제 농아인끼리 소통할 때 사용하는 자연스러운 수화로 번역을 해야 하는데 그게 제일 힘든다.
□ 끝으로 한 말씀.
■ 시작장애인, 지체·지적장애인에 비하면 농아인은 몸이 건강해 보이기 때문에 장애인이라고 생각 안 하는 경향이 있다. 겉모습은 건청인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수화를 하기 전에는 모를 수 밖에 없다. 국가적인 지원과 관심이 부족하다. 복지관을 추가로 적지만 앞으로 많이 설립을 해서 농아인들에 대한 인식개선도 확대하고, 많은 격려를 해줬으면 한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