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시간당 1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가옥이 침수되고 축대가 무너지는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안산, 백련산, 궁동산 등 산자락 절개지 인근에 위치한 가옥들은 폭우로 인한 토사유출은 물론 수목절개에 따른 지반붕괴, 암반 유출로 인한 산사태의 위험을 떠안고 있어 이에 대한 안전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구 치수방재과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인해 접수된 절개지 토사유실 피해 접수 건수는 총 12건이며, 이는 인근 안산, 백련산, 궁동산 등 절개지에서 토사가 후사면을 흘러내려와 가옥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추석 연휴기간 동안 구청을 비롯한 소방서, 경찰서 등 관공서는 자연재해 비상근무체제를 선포하고, 순찰 강화 및 유실지역 피해복구 작업에 열을 올렸지만 수해를 입은 지역주민들은 근본적인 예방대책이 필요하다는 격앙된 목소리를 전했다.
주택 및 도로 침수를 제외한 토사유실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지역은 백련산 자락의 홍은2동과 안산 끝자락의 영천동, 냉천동 일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홍은2동 338번지 일대는 95년도부터 자연재해로 인한 토사유실 및 암반유출로 인한 산사태 예방대책 민원이 제기됐으나 사유지라는 이유로 책임이 모두 인근 주민들에게 전가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실제로 홍은2동 338번지 일대는 94년 낙석, 95, 98년 산사태, 2001년 낙석 및 토사유실, 지반붕괴로 인한 암반 유출로 피해가 발생한 지역이며, 현재까지 근본적인 대안마련 없이 일부지역 펜스설치 및 토사유실 방지를 위한 천막만이 둘러쳐진 상태다.
폭우로 인해 수해가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난 27일 홍은2동 338번지 일대를 찾았을 때에도 백련산 절개지에 위치한 일부 가옥들의 담벼락에는 침수 및 토사유실로 인한 옷가지 빨래들이 널려있었으며, 폐기된 가전제품들이 집 앞에 쌓여있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백련연립에 거주하는 A씨는 『현재 백련연립 두 개동 중 일부 주민들은 장마철만 되면 집을 떠나 친척집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렇지 못한 경우는 백련산 방향으로 나 있는 1층 창문에 임시방편으로 쇠판을 덧대놔 토사유실 및 산사태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돈 없어 이사도 못하는 사람들은 장마철만 되면 물 퍼내기에 바쁘고, 자면서도 산에서 돌이 굴러와 덮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338번지 일대에 거주하고 있는 B씨는 지붕 기와 옆 옥상과 백련산이 맞닿아 있는 경계면 지반의 일부가 내려 앉아 못 쓰는 서랍장과 주방용품들로 지반을 받쳐놓고 있었으며, B씨의 집 주변 가옥들은 토사유실 방지를 위해 세워놓은 옹벽마저도 붕괴위험에 처해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B씨는 『비가 오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어딜 나가지도 못한다. 행여 비가 많이 와서 토사가 흘러 덮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수시로 산자락을 감시해야 하고, 받치고 있는 옹벽이 무너지진 않을지 점검해야 한다』고 전했다.
폭우로 수해를 입은 338번지 일대 주민들은 입을 모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특히, 백련연립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구의 미온적인 대책에 격앙된 목소리를 전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백련연립에 거주하는 C씨는 『홍은2동 338번지 일대가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속도가 빠른 것 같지도 않고, 철거가 되기 이전까지라도 편하게 살 수 있도록 구에서 안전대책을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말 산사태나 자연재해로 인명피해가 발생해야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격으로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구는 이에 대해 『사유지이기 때문에 안전대책은 인근 주민들 스스로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푸른도시과 관계자는 『홍은2동 338번지 일대는 현재건설(주)의 소유 사유지로 안전대책은 소유자가 강구해야 한다. 구에서는 분기별로 안전점검을 나가 결과를 소유자에 통보해 안전대책을 강구하도록 지시하고 있지만 소유자 측에서는 안전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이라고 답했다.
구는 94년도부터 주민들이 발송한 진정서를 비롯한 자연재해 관련 민원건수가 상당수에 달하고 있음에도 338번지 일대 일부 지역을 특별관리 구역으로 지정, 토사유실과 암반유출을 방지하는 펜스와 천막으로 임시방편책을 세워 놓은 것이 전부다.
구 관계자는 『특별관리구역의 경우는 예산을 확보해 옹벽 등 안전대책을 강구할 수 있지만 현재 338번지 일대는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특별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현재건설(주) 측은 구청의 공문발송에도 구체적인 안전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이로인해 애꿎은 주민들만 위험을 무릅쓰고 거주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신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