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급출동 현장에서 취객 등에 의한 구급대원 폭행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구급대원들은 폭행으로 인한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법안은 미흡한 실정이다.
구급대원은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해당하므로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 있다.
최근 4년간 119구급대원 폭행은 해마다 늘고 있으며 모두 241건의 폭행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소방방재청은 밝혔다.
서대문소방서에서는 구급대원 폭행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구급차 내에 CCTV를 설치해 증거확보 및 피해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구급대원 폭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달 24일 저녁 11시 30분경 창천동으로 긴급 출동해 만취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응급실내에서 이송한 구급대원을 폭행사건이 다시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가해자는 관할 경찰서에 공무집행방해죄로 입건된 상태이다.
당시 폭행피해를 당한 구급대원 박 모씨(34)는 『그때 상황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폭행을 당한 상황에서도 또 다른 구급출동업무를 수행해야만 하는 점이 어려웠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대원들이 출동했을 당시 가해자 A씨는 만취로 인한 인사불성 상태였으며 신고를 한 사람은 A씨의 지인이었다. 잠시 후, 병원에 도착한 A씨는 응급상황이었던 조금 전과는 달리 깨어나자마자 『자신이 여기에 와있게 된 경위를 납득할 수 없다』며 구급대원들에게 폭언을 했다. A씨와 동행했던 지인이 경위를 설명했으나 가해자는 급기야 대원을 폭행했다.
51세의 가해자 A씨는 현재 신촌에 위치한 유명대학의 시간강사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A씨는 사건 발생 다음 날부터 이틀에 걸쳐 부인과 함께 서대문소방서를 찾아 피해자에게 사죄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서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너무나 과중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나머지 음주상태에서 우발적으로 폭행을 하게 됐다』며 합의를 요구했다고 밝혀졌다.
현재 피해를 당한 구급대원은 가해자에 대해 『사과했고 현재 입건된 상태에서 매스컴에 알려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의 동료들은 『평소 선한 인상과 희생정신으로 모범이 되던 대원이었는데 이번 일을 통해 위축 돼있는 상태』라며 안타까워했다.
3명이 한 조로 구성돼 출동해야 하는 근무조건에서 당시 폭행을 당한 대원은 진정할 시간도 갖지 못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구조대원이 폭행을 당하더라도 업무공백을 우려해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폭행한 당사자조차 입건되더라도 대부분 벌금형 등 가벼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전했다.
소방방재청의 「119구급대원 폭행피해 현황」에 따르면 최근 4년간 241건의 폭행사건이 발행해 237명의 119구급대원이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행당한 237명 중 여성 구급대원은 26명이며 2006년 38건, 2007년 66건, 2008년 71건, 2009년 66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확인됐다.
서대문소방서 임선호 서장도 이 사건을 계기로 『구급대원 폭행을 근절하기 위해서 단호히 대처하되, 구급대원이 폭행사건에 휘말리는 일이 없도록 구급대원들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구급대원 폭행예방 추진대책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구급대원 폭행 사건이 올 들어 세 번째로 발생하자 서대문소방서는 6개 조항의 구급대원 폭행예방 추진대책을 세웠다.
△ 폭행피해 발생 시 사법처리 전담반 구성·운영으로 신속 강력대응 △ 폭행피해시 합의관행 탈피 강력한 법적 대응방안 강구 △ 구급차에 CCTV 설치완료 가동 - 폭행 사전예방 및 채증용으로 활용 △ 구급대원 폭행예방 집중홍보 △ 구급대원 폭행시 범법행위에 해당함과 사법처리 가능성 통보 △ 형법 제136조 (공무집행방해)로 처리 등이다.
이웃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주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며 아울러 구급대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해 보인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