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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쓴 답장 “언젠가 전해지길”
sdmnews 강현미 기자
2010-08-31 14:11
북아현동 이용례 어르신 감동의 졸업식
양원주부학교 졸업식 216명 졸업, 희망과 꿈의 도전
양원주부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생 대표인 김명자 졸업생이고별사를 낭독하고 있다.
이용례 씨는 1.4후퇴 때 전선에서 오빠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50여년이 지난 이제야 글을 배워 읽을 수 있게 됐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전쟁으로 인해 중단한 공부를 65년이란 긴 세월이 흐른 뒤에야 초등학교 공부를 시작해 중검 합격을 하고 고검에 이어 대검에 도전한 조월화 학생(76세),  1·4후퇴 때 전선에서 보내온 오빠의 마지막 편지를 50여년이 지난 이제야 글을 배워 읽게 된 예비 중학생 이용례 학생(72세), 간질을 앓고 있는 아들이 수술 후유증으로 20개월이 넘도록 식물인간으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들을 간병하면서 공부에 매달리는 김정임(59세) 학생, 살림하며, 공부하며, 사업하며, 시를 쓰는 1인 4역의 주인공 이영숙(72세) 학생, 등 실로 쉽게 상상되지 않는 삶을 살아 온 주인공들이 졸업의 문 앞에 섰다.

25일 양원주부학교(교장 이선재) 강당에서는 못 배운 서러움을 딛고 그동안의 힘겨운 배움의 과정을 마친, 늦깎이 학생들의 소중한 졸업식이 있었다.
지금까지 양원주부학교가 배출한 학생은 총 4만 5658명.
 이날 졸업생 전체 216명 중 70세를 넘긴 졸업자는 15명으로 서대문구는 거주자만 11명이나 됐다.
그 중에서도 이용례(72, 북아현2) 어르신의 감회는 남달랐다.

 황해도 옹진군에서 태어나 1·4후퇴 당시 15살이었던 이 씨는 4살 위인 오빠와 함께 남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전라도의 섬에 도착해 어렵게 생활하던 중 오빠는 19세의 나이에 군에 입대했고 그렇게 하나 남은 혈육과도 생이별을 해야 했다.

 『잘 지내라고 한 그 한마디가 마지막 말이 될 줄 몰랐다. 오빠가 군대에 가고 60년이 다 돼가도록 오빠의 소식을 모르는 채 살고 있는 내 가슴은 멍이 들대로 들었다. 이제라도 소식을 들을 수 있다면, 죽기 전에 소식이라도 알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용례 어르신은 군대에 간 오빠가 얼마 후 보내준 편지 한 장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그때 내가 글을 쓰고 읽을 줄 알았다면 답장을 보내고, 어디에 있는 지라도 알 수 있었을 텐데. 그 당시 나는 너무 어리고, 글도 몰라서 이웃집에 가서 읽어 달라고 하고는 그곳에서 기다리면 오빠가 오실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이용례 어르신은 결혼을 하고서 바쁜 생활 와중에 이산가족 찾기에도 나가봤지만 오빠의 소식을 알 길이 없었다.
1남 4녀 중 양원주부학교에서 대검을 합격하고, 신학교를 나와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큰 딸의 권유로 입학하게 됐다.

지난 5월에는 오빠와 동생, 그리고 부모님을 그리는 마음을 편지에 써서 양원주부학교에서 상을 받았다. 그러나 어르신은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없었다. 오빠의 편지에 60년 만에 손수 답장을 할 수 있게 됐건만 받아줄 사람이 없는 현실이 서글펐던 것이다.

졸업식에서 이 씨는 『오늘도 나는 열심히 공부를 해서 평생의 한을 풀고 싶다. 중검에 이어 고검, 대검을 합격해서 신학교 다니고, 전도사가 되는 것이 내 꿈이고 희망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25일 졸업식에는 노웅래 전 국회의원, 최명복 서울시교육위원, 장영숙 마포구의원, 최병길 마포문화원장, 이필례 마포구의원 운영위원장, 강희천 마포구청 교육지원과과장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강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