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에서 한자를 읊는 정겨운 아이들의 소리도, 훈장님의 회초리도 이제 찾기 힘든 풍경이 돼버린 요즘, 북가좌1동의 한자교실에서는 한자의 뜻과 더불어 인간으로서의 예와 도리를 함께 지도하고 있다.
기초반, 숙련반으로 나뉘어 30여명의 학생들이 한자를 배우기 위해 북가좌1동을 찾고 있으며, 매주 월요일마다 수업이 이뤄진다. 훈장 역할을 하고 있는 신현태 강사는 초등학교 교장출신으로 정년퇴임 후 줄곧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린이들이 한자의 뜻조차 제대로 모르고 사용하고 있다』며 기초부터 가르치기 위해 「훈장」역할을 하게 됐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최근 한자교육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려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한자능력 자격증 따기에만 급급한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시험에 초점을 맞춰 공부하는 한자는 결코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신 강사의 설명. 한자급수시험을 치르고 자격증을 딴 학생이 시험 후 다 잊어버리고 기본적인 한자도 잘 모르는 모습을 보면서 암기식 한자교육의 폐해를 느꼈다. 신 강사는 『한자 하나하나에는 엄청난 뜻이 담겨있다. 이 뜻을 깨우치고 글자를 배워야만 그 글자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며 『북가좌1동 한자교실에서는 시험위주의 암기교육보다 한자의 뜻을 배운다』이라고 전했다.
한자는 획 하나, 점 하나가 아주 중요하다. 같은 글자라도 점의 위치나 획의 길이 등으로 그 뜻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 「土」라는 글자도 위 획이 길어지면 「士」자가 되듯 한자를 배우기 위해서는 집중력과 침착함이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한자를 배운 학생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침착하고 차분해지는 효과를 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사용할 줄 알게 되면서 국어능력이 향상된다.
신 강사는 『한자의 뜻을 잘 모르고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자를 배우면서 정확한 개념을 파악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국어능력이 향상하게 되는 것』이라며 『덜렁대는 아이들도 세밀해지고 차분해지는 등 성격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자를 쓰는 법부터 시작해서 한자가 가지고 있는 뜻을 배우는 한자교실. 단지 글자만 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진 뜻을 통해 우리네 인생의 덕목까지 배우고 있다는 점에서 이 곳의 풍경은 복장만 달라졌을 뿐 옛날 서당의 모습을 많이 닮아있다.
Interview/ 신현태 강사
한자교육과 인성교육을 동시에
10년 노하우 담은 한자교본 만들 것
한자를 배우는 일이 어렵다고들 한다. 글자가 다양하고 많아 외우는 작업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글자마다 모양과 의미만큼이나 무한한 이야기가 숨어있는 한자를 공부하다보면 어느새 재밌고, 흥미를 느끼게 된다. 북가좌1동의 한자교실을 찾아 신현태 강사의 한자 예찬론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 한자를 가르치게 된 배경은?
■ 북가좌동은 35년째 살아오고 있어 나의 고향이나 다름 없는 곳이다. 현재 논현동 학동초등학교에서 10년, 교대부속초등학교에서 5년째 한자교육을 하고 있고 5년전부터 북가좌1동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 북가좌1동 한자교실의 특징은?
■ 아이들이 순수해 가르치는 것을 잘 받아들인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나를 강사로만 대하는데 이곳 아이들은 스승으로 생각하고 따라주고 있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곤 한다.
□ 한자를 배우게 되면 어떤 점이 좋은가?
■ 우리말 대부분이 한자이기 때문에 정확히 알면 어휘력이 좋아진다. 뿐만아니라 과학, 수학에서도 한자로 된 용어가 많아 한자를 배운 아이들은 개념을 직감적으로 빨리 알아차린다. 북가좌1동 한자교실은 암기가 아닌 뜻과 쓰임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숙련반에서는 사자소학을 통해 효·우애·충·신의 등 다양한 교육이 이뤄져 자연스레 인성교육이 가능해진다.
□ 중점을 두는 사항이 있다면?
■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가르치는 것 아닐까」하는 오해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나 아이들의 걱정과는 달리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그 결과 한자교본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10년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쉽게 배울 수 있고 영상시대에 맞고 거부감이 없는 교본을 만드는 것이 내게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한다.